작지만 사랑해 나태주 작은 동화 2
나태주 외 지음, 설찌 그림 / 파랑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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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작은 동화 시리즈> 그 두 번째 책을 만났습니다. 이번 책 제목은 작지만 사랑해입니다.

 

이 땅엔 작기 때문에 관심 받지 못하고, 작기 때문에 무시당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작기 때문에 큰 존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존재 역시 없지 않을 겁니다. 시인과 여러 동화 작가들은 이런 작은존재들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마치 풀꽃시인 나태주 시인의 시처럼 자세히 오랫동안 관심을 기울여야 비로소 보이는 그런 작은 존재들에게 말입니다.

 

그러한 관심은 작은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는데, 이번엔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작다고 해서 그 사랑이 결코 작지 않음을 보여주죠. 때론 별 것 아닌 것을 통해서도 큰 사랑을 전하고 받을 수 있음을 책 속 동화들은 보여줍니다.

 

책의 크기도 작은 동화책, 작지만 참 예쁜 표지를 펼쳐보면, 그 안엔 분량이 작은 11편의 동화들이 담겨 있습니다. 11편의 동화들은 단편이라고 말하기에도 조금 분량이 작아 보이는 엽편 동화들입니다. 참 작은 분량의 동화들, 그 안의 작은 주인공들, 하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잔잔함 가운데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나태주 시인의 동화 가운데 소라게란 동화는 한참을 그 사랑에 먹먹했답니다. 아주 작은 아기 소라게, 그리고 엄마 소라게. 둘은 파도 앞에 서 있습니다. 손을 꼭 잡고 말입니다. 하지만, 엄마 소라게를 바다로 끌고 갈 만큼 커다란 파도 앞에서 엄마 소라게는 아기 소라게의 손을 놓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비록 파도에 휩쓸려가게 되지만, 아기 소라게는 조그만 돌 뒤에 몸을 숨기고 있어 파도에 끌려가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죠. 엄마 소라게가 어찌 아기의 손을 놓고 싶겠습니까? 하지만, 아기를 살리기 위해 손을 놓아야만 했던 엄마 소라게의 사랑에 마음이 축축하게 젖게 됩니다. 아마도 아기 소라게에겐 엄마 소라게의 그 놓음이 일평생 잡음으로 느껴지지 않을까요?

 

우미옥 작가의 모래 아빠역시 눈동자를 습하게 만들었답니다. 모래 알갱이의 까칠함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신 아빠의 까칠한 수염의 그 느낌 오버랩 되며 묘한 감동을 느꼈답니다. 그 위에 어린 시절 느꼈던 아버지의 까칠한 수염, 그 느낌을 수십 년 동안 느껴보지 못했음에. 그리고 이젠 할아버지가 되어 버린 아버지를 생각하며 더욱 먹먹했답니다.

  

  

물론, 다른 작가들의 동화 역시 좋았습니다. 안선모 작가의 벼락 아저씨의 신기한 놀이터는 어쩐지 거인의 정원을 엿보는 것 같으면서도 버려진 그래서 쓸모가 없다 여겨지는 쓰레기들이 만들어내는 예술품의 멋진 재탄생에 괜스레 기분 좋은 통쾌함을 느끼기도 했답니다.

 

앞으로도 계속되는 <작은 동화 시리즈> 기대하며, 이 책이 준 감동을 토닥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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