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셋의 힘 2 : 어둠의 강 전사들 3부 셋의 힘 2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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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 있을 것이다. 너의 혈육의 혈육이며, 그 셋의 발에 별의 힘이 깃들 것이다.”(1527)

 

이런 특별한 예언과 함께 등장하는 천둥족 세 남매 라이언포, 홀리포, 제이포(이들은 1부의 주인공인 파이어스타의 외손주들이고, 2부의 주인공인 블램블클로의 새끼들이다.), 이들 세 남매는 1권에서 각자 꿈과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있었지만, 이제는 자기 자리를 찾게 된 느낌이다.

 

최고의 전사가 되길 바라는 라이언포, 그런 그에게 큰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바람족 고양이 헤더포와 사랑에 빠진 것. 둘은 밤마다 자신들 영역을 빠져 나와 둘 만의 시간을 갖곤 한다. 그런 그들은 둘 만의 공간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밀회를 즐기기에 이른다. 바로 천둥족 영역과 바람족 영역을 땅 속에서 연결하는 굴을 발견한 것(사실 이 굴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는 둘도 잘 모른다.). 이곳에서 둘은 어둠족을 지칭하며 둘만의 우정 내지 사랑을 쌓아가게 된다. 그런 어둠족에 위기가 찾아온다.

 

라이언포는 자신을 찾아오는 유령전사 타이거스타와 호크프로스트에게서 놀라운 전투기술들을 배우게 되는데, 이 기술을 헤더포에게도 전해 준다. 그런데, 만약 헤더포가 그 기술로 라이언포의 종족인 천둥족을 공격하게 된다면, 그럼 라이언포는 자신의 종족을 배신한 격이 된다. 이런 생각에 라이언포는 갈등하기 시작한다. 헤더포를 계속 만나고 싶지만, 그런 만남이 결국엔 종족 간에 싸움이 일어날 때, 서로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는 생각에. 과연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여기에 하나 더 과연 라이언포를 찾아오는 유령전사 타이거스타와 호크프로스트, 이들과의 만남이 라이언포를 또 다른 위기로 몰아넣는 건 아닐까?

 

이번 이야기에서도 종족 간의 갈등은 계속된다. 어쩌면 오랜 평화 뒤이기에 이런 갈등을 그리워하는 이들조차 있다. 오늘 우리 사회 속에도 이런 망령에 사로잡힌 이들이 적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종족들 간에 유지된 오랜 평화 때문에 오히려 젊은 고양이들은 전투를 하고 싶어 안달하고, 나이 든 전사들은 전투에서 승리하던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고 있었다.(361)

 

이런 상황 속에서 종족 간의 평화를 깨뜨리는 요소가 발생한다. 강족에게 뭔가 문제가 생긴 듯하다. 이로 인해 강족이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할 것이라 염려하는 바람족은 또한 그로 인해 천둥족의 영역을 탐낸다. 이렇게 세 종족은 분위기가 험악하다(이번 2권에서는 그림자족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 천둥족은 금세 바람족과 전쟁이 벌어질 분위기다. 새끼 고양이들마저 바람족과의 전투를 이야기하며 놀 정도로 말이다. 이에 세 훈련병 고양이(물론 천둥족엔 더 많은 훈련병 고양이들이 있지만, 주인공 세 남매 훈련병을 말한다.) 가운데 하나인 홀리포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전투부터 준비하는 천둥족의 모습에 실망하며, 자신이 강족의 상황을 알아내려 한다. 그렇게 강족의 영역으로 홀로 향하게 되는데, 홀리포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또 다른 훈련병인 제이포, 앞을 볼 수는 없지만, 남들의 꿈속에 들어갈 수 있는, 누구도 갖지 못한 능력을 가진 제이포는 착실히(?) 치료사 훈련을 하게 되는데, 그런 그를 괴롭히는 또 하나의 환상이 있다. 어딘지 알 수 없는 땅 속 굴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은 고양이의 모습, 그 뒤를 따라 갔던 환상, 그리고 어쩐지 자신의 관심을 끌게 되는 호수에서 발견한 기다란 막대기, 과연 이 환상과 막대기는 어떤 연관을 갖고 있을까? 그리고 이 환상은 현실 속에서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 걸까?

 

서로 다른 꿈을 꾸고 나아가는 훈련병들, 각자가 놓인 환경과 상황 속에서 점차 사이가 멀어져가는 세 훈련병 남매, 그리고 여전히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 힘겨워하는 이들 세 남매의 서로 다른 상황은 결국 하나의 사건과 만나며 하나로 연결된다. 바로 바람족 어린 고양이들의 실종 사건이 일어난 것. 이 일로 인해 바람족은 강족과 천둥족을 각기 의심하면서 종족 간 전쟁이 벌어질 위기 앞에 놓이게 되는데, 세 훈련병이 전쟁을 막기 위해 바람족 어린 고양이들을 찾아 나서게 된다. 과연 그 결과는 어떻게 될지.

 

이번 이야기 역시 재미나게 진행된다. 순혈주의에 대한 문제제기 역시 간간히 나오게 되는데, 이번 이야기에서는 그것보다는 종족간의 갈등과 전투의 위기 상황이 계속 펼쳐진다. 그렇기에 평화와 전쟁 그 딜레마에 거듭 직면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훈련병들은 종족을 향한 충성이 무엇인지, 전사의 길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게 된다. 조금씩 성장하는 것.

 

<전사들 시리즈>는 묘한 재미가 있다. 어린 고양이들이 전사로 성장해 가며 맞닥뜨리는 모험의 순간들이 흥미진진하다. 여기에 종족 간의 갈등과 대립, 그 안에서 싹트는 협력의 모습들이 묘한 흥분을 자아낸다. 아직 타이거스타와 같은 절대악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타이거스타가 유령전사가 되어 라이언포에게 자꾸 접근하는 것이 언젠가 터질 뇌관을 보여줌으로 이에 대한 아슬아슬한 재미도 있다.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세 자매 훈련병, 이들 앞에 또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3권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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