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엄마 동화향기 6
고수산나 지음, 백명식 그림 / 좋은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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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산나 작가의 신작 동화 별에서 온 엄마를 받아 본지 벌써 오래인데, 책장을 펼치기가 어려웠답니다. 왜냐하면, 동화 속에서 만나게 될 내용이 만나기 두려운 내용임을 어렴풋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치매에 걸린 엄마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을 풀어내는 동화이기에 그 상황, 젊은 엄마의 치매라는 상황을 되도록 만나고 싶지 않았답니다. 좋은 동화를 만나고 싶은 마음, 빨리 읽고 싶은 마음과 또 한 편으로는 아픈 이야기를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계속해서 내 안에서 싸웠답니다. 그렇게 책을 들었다 놓기 수차례.

 

결국 동화를 펼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동화를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둔 젊은 엄마가 기억을 잃어가며, 치매라는 두렵고 무서운 병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마치 내 사정이라도 된 양 힘겨웠답니다. 혹 그런 상황에 나 역시 처하게 되어 우리 자녀들과 이런 이야기들을 겪어나가게 된다면 어쩔까 란 상상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리며 동화를 읽었습니다.

 

한없이 먹먹하고 아프지만, 참 좋은 동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 앞에 선 두 아이들이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는 모습,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다시 회복해가는 모습이 흐뭇했지만 그래서 더 먹먹했습니다. 아무리 이겨냈다 할지라도 치매란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여전히 곁에 존재하니 말입니다.

 

문득, 동화 속 이야기가 먼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삶만은 단단할 것이라 자신하곤 하지만, 실상 어느 누구의 삶도 단단한 삶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 역시 어느 순간 순식간에 허물어지고, 아프고, 눈물과 한숨의 시간 속으로 던져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아픈 동화이지만, 그래서 많이 울었지만, 그럼에도 그 아픔 가운데서도 아름답고 예쁜 내용들이 반짝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아픈 엄마를 통해 가족을 향한 사랑과 배려가 커가는 모습은 아픈 동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 주는 귀한 가치였습니다.

 

엄마가 기억을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자꾸 기억을 만들어 주면 돼. 우리, 엄마한테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어 주자(95).

 

어쩌면 엄마는 가장 행복했던 기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 기억만은 치매도 건드리지 못하는 추억을 남았을 것입니다(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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