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 희순 - 노래로, 총으로 싸운 조선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정용연.권숯돌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끄럽지만 윤희순이란 영웅이 우리네 역사 속에 호흡하고 있었음을, 그런 여성 의병장이 있었음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남성 의병들을 도와 밥을 해주거나 뒤치다꺼리를 했던 의병에서 머물지 않고, “안사람 의병단이라는 무력부대를 창설하여 실제 총을 들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의병장이었음도. 조국의 미래를 위해 젊은이를 가르치는 일에 헌신했던 교육자이기도 했음을. 무엇보다 온 가족이 독립투쟁의 현장에서 투신하였기에 너무나도 힘겨운 삶을 살아내야만 했던 그런 가정이었음을 알게 되며 가슴이 뜨거워졌답니다.

 

<정가네 소사>라는 가족사를 통해 우리네 근현대사를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 바로 그 작가가 이 작품의 그림 작업을 했음을 알고는 더욱 반가웠답니다. <정가네 소사> 세 권을 참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이번 작품 의병장 희순역시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물론, 재미만 있었던 건 전혀 아닙니다. 순간순간 분노가 일어나기도 했고, 때론 부끄러움에 얼굴을 숙여야만 했습니다. 또한 눈시울이 적셔지기도 했고요.

 

오늘날 많은 엄마들(물론 엄마만은 아니겠지요.)이 자녀 교육에 마치 목숨을 거는 것만 같은 그런 모습과 비교할 때, 자녀들 교육보다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의병단 활동에 목숨을 걸었던 한 어머니의 모습을 볼 때, 경건한 마음마저 들었답니다. 그럼에도 그 후손들은 도리어 세상 속에서 대접받기보다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그런 후손들이 상당수 될 것이라는 생각에 부끄러움과 함께 울분이 솟아오르기도 합니다. 여전히 친일행각을 벌였던 후손들이 사회 곳곳에서 큰소리를 치고 있는 세상을 우리가 살고 있음을,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분들, 책의 주인공인 윤희순과 같은 분들이 알게 된다면 얼마나 자괴감에 빠져들까 하는 그런 생각에 뭔가 잘못되어도 한 참 잘못된 세상을 살아가고 있음이 부끄러웠답니다.

 

휴머니스트에서 또 하나의 좋은 그래픽노블이 나와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답니다. 이런 좋은 책들을 더 많은 분들이 읽고, 친일청산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에서조차 친일청산이란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거짓말 같은 세상을 우린 여전히 살고 있지만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