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의 조선인, 박연 다문화 인물시리즈 4
김승연 지음, 이은혜 그림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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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이미 다문화사회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사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런데도 우린 여전히 단일민족이라는 플레임에 갇혀 있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오히려 단일민족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정말 자랑스러운 일일까요? 순혈주의는 자랑스러운 생각이 아닌 오히려 수많은 문제를 낳는 생각임을 우린 기억해야만 합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도 순혈주의를 주장하는 이는 바로 해리포터 세계관 속의 최대의 악당인 볼드모트였듯 말입니다.

 

이러한 다문화사회속에서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 독자들이 다문화사회를 보다 더 잘 이해하고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시리즈가 있습니다. 출판사 작가와비평에서 출간되고 있는 <다문화 인물시리즈>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 네 번째 책은 조선시대에 한반도에 표류되었다가 조선인으로 살아간 네덜란드인 박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 제목은 파란 눈의 조선인, 박연입니다.

 

네덜란드 이름으로는 벨테브레이 였지만, 우리에겐 박연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습니다. 박연은 동인도회사의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가다가 표류하여 경주 땅에 첫 발을 디뎠다가 결국 억류되고, 조선을 떠나지 못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당시의 외국인법은 허락 없이 조선 땅에 발을 디딘 외국인들은 마음대로 다시 조선 땅을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조선을 떠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한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조선에 억류되었던 박연은 오히려 그런 상황을 통해 적극적으로 조선인으로 귀화하여 조선 조정에서 훈련도감 장교로 있을 정도였던 사람입니다.

 

이를 이야기하기 위해 책은 동인도회사에 대한 내용을 쭉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박연이 조선 땅에 표류하게 되고 억류되며, 조선인이 되는 과정. 후에 조선에 표류하게 되는 하멜과의 만남까지 자세히 이야기해 줍니다. 물론, 이런 내용들을 딱딱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레 접하게 해주고 있어 어린이 독자들이 마치 동화를 읽듯 책 내용을 접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박연은 후에 당당히 과거시험을 통해 조선의 장교가 되었다는 부분이 눈에 띱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요? 박연은 자신이 억류될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도리어 적극적으로 조선인으로 살아간 인물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의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살았겠지만 말입니다.

 

책 속의 마지막 부분을 옮겨 적어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혈통과 민족을 매우 중요시 여겨 왔지만, 순수한 혈통이나 민족은 이 세상에 거의 없어, 환상에 가깝지. 게다가 요새는 한국이 좋아서 한국인으로 귀화하거나 정착하는 외국인들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야. 이런 사람들을 인정해주고, 우리 공동체 안에 껴안아 주고 함께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지. 박연과 하멜의 사례에서 그런 교훈들을 느꼈으면 좋겠구나.(108-9)”

 

책을 통해 이러한 자세를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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