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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의 신이 떠먹여 주는 인류 명저 70권
히비노 아츠시 지음, 민윤주.김유 옮김, 아토다 다카시 감수 / 허클베리북스 / 2020년 6월
평점 :
누군가 말하길, 고전은 언제나 ‘다시 보는 중’이라고 했다. 읽어야 할 책인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읽지 못한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누군가 물어보면, 처음 읽는 중임에도 ‘다시 읽는 중’라고 에둘러 말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고전에 대한 우리의 자세가 담겨 있다.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실제 읽는 것은 쉽지 않다. 고전이 갖는 딜레마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여기 그런 고전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 있다. 『요약의 신이 떠먹여 주는 인류 명저 70권』이란 책인데,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고전 중에 고전이라 말할 수 있는 필독서 70권을 선택하여 간단하게 요약해주고 있다. 물론, 고전을 직접 읽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만 같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읽어야 하지만, 미처 읽지 못하는 독자들에게는 정말 ‘떠먹여 주는’ 것과 같이 쉽게 고전을 접근하게 해주기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 책에 실린 70권의 “인류 명저” 면면을 살펴보니, 내가 직접 읽은 책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고 그저 책 제목만 알고 있던 책들, 심지어 책 제목마저도 처음 접하는 책들 역시 상당수이다.
책은 어려운, 아니 어쩌면 재미없는 고전들을 상당히 재미나게 아니 편안하게 접근하고 있다. 작가의 요약은 결코 따분하지 않다. 게다가 각 책에 대한 요약이 결코 길지 않은 분량이어서 더욱 따분함 없이 접근하게 돕고 있다. 물론, 책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라는 설명은 어쩌면 정확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접근하지 못한 고전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분명하다.
더 나아가 책을 읽다보면, 어떤 책들에 대해서는 고전을 직접 읽고 싶은 열망이 솟아나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이야말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힘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고전 자체에 대해 알게 해주는 길라잡이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거기에서 머물지 않고 이제는 고전 자체를 직접 손에 들고 읽고자 하는 마음을 불어넣어주는 책인 것이다.
각 고전에 대한 다양한 사진들도 함께 실려 있어 따분하지 않게 고전을 접하게 해주는 참 고마운 책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어느 샌가 책 속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들을 직접 손에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