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담 고미답 : 풍자 소설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고전 새로 읽기 5
박윤경 지음, 김태란 그림 / 아주좋은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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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미래를 담은 그릇이란 의미의 고미담”, 그리고 고전이 미래의 답이다란 의미의 고미답”,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고전 새로 읽기 시리즈<고미담 고미답 시리즈>는 이처럼 고전이 미래의 답을 담고 있는 그릇임을 이야기합니다.

 

책은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할 이유로, 고전은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깨닫게 해준다.”고 말합니다. 고전에는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는데 마땅히 보여야 할 삶의 모습들이 담겨 있습니다. 때론 반면교사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저렇게 해선 안 됨을 알려주기도 하고, 때론 멋진 모델이 되어줌으로 우리로 하여금 배우게 합니다.

 

이번 다섯 번째 책은 풍자 소설편인데, 옹고집전, 양반전, 허생전이렇게 세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세 편의 이야기는 재미있습니다. 고전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한 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재미납니다. 그래서인데, 사실 이 세 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세 편 모두 읽다보니 당시 시대적 상황이 참 많이 녹아 있구나 싶습니다. 세 편 모두 당시대에 갑자기 등장한 부자들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특히, 옹고집전은 돈 자체가 삶의 목적이 되어 버린 부자들의 모습은 다름 아닌 돈벌레와 같은 모습임을 보여줍니다. 오직 자신의 배만을 채우는 부자들, 심지어 가족마저 돌보지 않는 그런 몰 인간성은 물질에 마음이 빼앗길 때,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물질만능주의에 빠져든 오늘 우리 시대에 더욱 요구되는 고전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양반전을 읽으며, 세상에 이바지는커녕 자신의 앞 가름도 하지 못하는 공부가 무슨 소용일지를 먼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부자에게 선뜻 자신의 양반권리를 내어주는 양반의 모습은 양반의 허울에 집착하지 않는 멋스러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물론, 이 역시 그깟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양반의 허울이 무슨 소용이냐는 풍자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특히, 양반을 돈으로 산 부자가 양반이 행해야 할 덕목들에 경기를 하며 결국 양반을 포기하는 모습은 양반들이 얼마나 헛된 것들을 붙잡고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부분은 허생전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허생전의 후반부는 허울뿐인 명분에만 매여 있던 당시 사대부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가득했습니다. 사람을 등용하기 위해 허생을 찾아온 이완이란 관리는 실존인물이라고 합니다. 특히, 효종이 북벌 정책을 펴면서 가장 신뢰한 신하라고 하는데, 이런 사실을 알게 되자, 이완이 그토록 체면을 차리고, 명분에 억매이며,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없다며 주저하는 작품 속 모습은 어쩌면 효종의 북벌 정책이 알맹이 없는 공허한 외침이었음을 비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오늘 우리 역시 쓸데없는 체면이나 허례의식에 감싸이고 짓눌린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도 됩니다. 길이 있음을 알면서도 체면 때문에 가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이들, 아니 명분이 일을 행함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그런 모습은 어쩌면 여전히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괴물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고전은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는 것도 좋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럼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이런 고전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빛나는 보물들이 달라질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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