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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 ㅣ 까칠한 재석이
고정욱 지음, 마노 그림 / 애플북스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가 벌써 7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 제목은 『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인데, 무엇을 깨달았다는 것일까? 그건 바로 “관계”의 중요성이다. 특히, 친구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소설 속에서 이런 관계를 위협하는 요소는 폭력과 경쟁이다.
전설의 싸움꾼이었던 재석은 이젠 좋은 친구들인 민성, 보담, 향금의 도움으로 인해 일진에서 탈퇴하여 글쓰기의 재미에 푹 빠져 살아간다. 그런 재석 앞에 이번엔 과거 폭력으로 인한 문제들이 펼쳐진다. 재석이의 폭력이 아닌 민성의 폭력이다.
어느 날 sns 에 초등학교 시절 폭력에 시달렸다는 글이 올라오게 되는데, 그 폭력의 가해자가 아무래도 민성이 같다. 정작 민성이는 자신이 그런 짓을 행한 것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피해자인 자연이의 말에 의하면 확실히 민성이가 맞다. 이로 인해 민성은 자신의 과오를 자책하게 되고, 이 일을 사과하려하는데, 정작 자연은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민성의 사과조차 두려워한다. 과연 민성은 자연에게 사죄하고 자신의 옛 잘못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한편 재석이가 쓴 글이 교지에 채택이 되었다. 문제는 재석에겐 글쓰기의 스승과 같은 친구 병조의 글은 채택되지 않았다는 점. 이로 인해 둘 사이가 서먹서먹해지고 마는데, 과연 재석은 병조와의 관계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여기에 또 한 가지 사건이 있다. 그건 바로 자연이를 집단폭행한 일진들의 짱만을 모아 만든 일진 어벤져스의 우두머리 일구가 재석에게 결투를 요청한 것. 일구는 어린 시절 재석과의 싸움에서 졌던 일을 마음이 품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재석은 예전처럼 다시 주먹을 휘둘러야만 하는 걸까? 아님, 다른 좋은 방법이 있는 걸까?
이처럼 주로 폭력과 연관된 관계들의 갈등, 그리고 그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을 소설은 아주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다. 점점 더 재석이는 까칠한 모습이 아니라, 세상의 선한 오지라퍼로서 사건이 있는 곳에 출동하여 사건을 해결해내는 해결사의 면모를 보인다. 마치 정의의 사도처럼 말이다. 어쩐지 이젠 ‘까칠한 재석이’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게 되어버린 것만 같다.
무엇보다 이번 이야기가 감동적인 것은 소외된 한 아이가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그런 좋은 관계의 에너지를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해내며 삶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서로 대립되고 다투던 사이에서 친구로 화해하게 되는 모습 역시 뭉클한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