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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자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한자어 속뜻 사전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재운 외 엮음 / 노마드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재운 작가하면 역사소설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작가의 역사소설을 여러 편 만났거든요. 작가의 역사소설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죠. 그랬던 작가에게 또 하나의 이미지가 덧입혀졌습니다. 바로 사전작업을 하는 작가라는 이미지입니다. 여러 사전을 내놓는 것, 이것 역시 작가의 또 하나의 귀한 작업니다. 이미 작가의 여러 사전 작업물을 만난 기억이 있던 저에게 또 하나의 귀한 작업물이 새로운 옷을 입고 찾아왔습니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한자어사전』인데, 2005년에 출간된 것이 이번에 다시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의 옷으로 새롭게 갈아입고 찾아왔습니다. 처음 출간될 때엔 1000개의 어휘가 되지 않던 작업물에서 두 번째 개정판에서는 1000개의 어휘를 담고 있는 작업물로, 그리고 이번 세 번째 개정판에서는 무려 2000여개의 어휘를 담고 있는 작업물로 찾아왔습니다. 작가의 또 다른 작업물인 『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고양: 노마드, 2018),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고양: 노마드, 2018)을 이미 재미나게 만났던 나로선 이번 책 역시 관심을 갖게 되었답니다.
우리말에서 한자어를 빼낸다면, 아무래도 의사소통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겠죠. 그만큼 우리의 언어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 한자어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귀한 서적입니다. 말 그대로 사전의 형식으로 되어 있기에 궁금한 한자어를 찾아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작가가 한자어 사전 작업에 애정을 갖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이유는 첫째, 한자를 전혀 공부하지 않은 세대들 역시 우리 한자어를 쉽게 이해하고 바르게 쓸 수 있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합니다. 둘째, 우리말에 깊은 맛을 내려면 한자어를 알아야 한다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세 번째 이유를 들으며 가슴이 뜨거워졌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한자어들이 사실은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우리의 언어가 된 한자어가 아닌 일본 한자어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일제강점기 친일파와 일본 유학생들이 쓰던 ‘그들만의 한자어’가 마치 우리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우리 한자어인 것처럼 둔갑하여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그들만의 한자어’에서 ‘우리의 한자어’를 독립시키기 위한 것이 이 작업의 목적이라는 겁니다. 이 작가의 말에 또 한 번 우리 삶 속에 얼마나 깊숙이 일제의 잔재가 자리 잡고 있는지를 깨닫고 소름이 돋았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책임에 분명합니다. ‘그들의 한자어’가 아닌 ‘우리의 한자어’를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그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에 알릴 수도 있는 좋은 기회가 될 테니 말입니다.
1장에서는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 한자어 1021가지를 알려주고 있으며, 2장에서는 알쏭달쏭 주제별 한자어 1233가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가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부록 역시 귀합니다. 부록1에서는 한자가 만들어진 재미있는 원리를 만나게 되어 학창시절 한자수업시간을 떠올려보기도 했답니다. 부록2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한자 200가지를 만나게 되어 역시 귀한 부분이었답니다.
궁금한 한자어가 생길 때마다 찾아볼 수 있도록 언제나 곁에 둬야 할 귀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