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자 이야기
아리시마 다케오.오가와 미메이 지음, 박은희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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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고전만의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여기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적 작가들이라는 두 작가의 단편동화들을 소개하는 책이 있습니다. 아리시마 다케오, 오가와 미메이, 이 두 작가들인데, 지금은 이들의 이름으로 문학상을 수상하고 있다니 가히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적 작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리시아 다케오 작가의 단편 4편이 전반부에, 오가와 미메이 작가의 단편 4편이 후반부에 수록되어 있는데, 오가와 미메이 작가의 단편들은 보다 분량이 작아 단편이라기보다는 엽편이라고 말해도 좋을 그런 느낌입니다.

 

일본 근대 아동문학 작품을 읽는다는 기대감으로 책장을 펼쳐 읽게 됩니다. 느낌은, 당시 우리의 근대 아동문학 작품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느낌입니다. 무엇이 이런 느낌을 갖게 할까? 생각해보니, 지금보다는 대화체 서술이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아리시아 다케오 작가의 단편들은 몇몇 작품의 경우, 서술하는 당사자가 어린이가 아니라, 추후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서술하는 느낌도 요즘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 기법이란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뭔지 모르게 예스러운 느낌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기에 어쩌면 더욱 순수한 어린이들의 동심을 엿보는 것 같은 느낌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한 송이 포도는 그림을 더 잘 그리고 싶은 욕심에 친구의 좋은 물감을 훔쳤던 아이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한 송이 포도도 그렇고, 내 모자 이야기도 그렇고, 요즘 아이들이 쉽게 느끼지 못할 물건에 대한 소중함도 엿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풍요로움이 모든 면에 있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해보게 합니다.

 

물에 빠진 남매는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순간, 여동생을 구하려는 생각보다는 자신이 먼저 살길 바랐던 그 순간의 선택에 대한 오랜 후회와 부끄러움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수영이 능숙하지 못한 입장에서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동생을 구하지 못한 오빠의 뿌리 깊은 회한이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물에 빠진 긴박한 순간을 묘사하고 있어 읽는 내내 함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게 된 동화이기도 합니다.

 

내 모자 이야기는 판타지적 느낌이 강한데, 알고 보니 꿈이었다는. 요즘은 이렇게 풀어나가면 안 된다고 말하곤 하는 그런 전개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오히려 판타지적 느낌이 강해 또 다른 재미가 있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자신의 물건에 대한 애착과 물건을 귀히 여기는 마음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고요.

 

바둑알을 삼킨 얏짱은 자신의 물건을 자꾸 탐내는 동생에 대한 얄미운 감정과 여기에 동생이 바둑알을 삼켜 숨을 쉬지 못하는 긴박하고 두근거리는 순간 동생을 위하는 마음이 합쳐지며, 형제간의 우애를 생각해보게 되는 동화이기도 합니다. 동화를 읽는 내내 어린 시절 실제 바둑알을 콧구멍에 집어넣어 병원에 갔던 동생을 떠올려보기도 했답니다.

 

오가와 미메이 작가의 네 편의 동화들은 <소중한 생명>이란 주제로 묶여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생명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귀한 동화들입니다. 어린 시절 아무렇지도 않게 곤충을 잡아 장난하며 그 생명을 빼앗았던 순간들을 반성하는 그런 동화들이랍니다. 특히, 비단벌레 아주머니가 그렇답니다.

 

동화 자체를 읽는 재미도 있지만, 아무래도 일본 근대 문학의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접해봤다는 뿌듯함도 있는 그런 책, 내 모자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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