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의 보배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20
곽영미 지음, 반성희 그림 / 책고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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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의 보배란 제목의 역사동화 속 주인공은 석이란 아이랍니다. 석이는 몸이 약한 여동생 달이와 단 둘이 살고 있답니다. 그런 석이에게 소원이 있답니다. 그건 미륵사에 세우고 있는 커다란 석탑, 그 안에 소원을 담아 보시를 하고 싶은 소원이랍니다. 그럼 미륵이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 믿거든요. 바로 달이가 건강해지는 그런 소원을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난한 석이에게는 보배가 없다는 겁니다. 보배가 있어야 보시를 할 텐데, 그래야 미륵불이 소원을 이뤄줄 텐데 말입니다. 아니 설령 보배가 마련된다 하지라도 석이와 같은 평민이 미륵석탑에 보시할 기회를 얻기나 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석이는 보시할 꿈을 포기하지 않고 품습니다.

 

그런 석이 곁에 결코 가까이 갈 수 없는 귀족 도련님 비치부가 다가옵니다. 물론, 처음엔 비치부로 인해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석이는 도련님 비치부를 통해, 소망을 향해 다가갈 끈을 잡게 된답니다.

 

사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만한 도련님 비치부 역시 소원이 있답니다. 그건 자유로운 삶이지요. 몸이 약해 바깥출입도 하지 못하며, 감금 아닌 감금을 당해야만 하는 비치부는 석이를 통해, 자신의 소망을 이루려 하죠. 이렇게 서로 신분이 다른 둘은 우정을 쌓게 되는데, 과연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요?

 

동화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먼저, 보배가 무엇인지를 질문합니다. 진짜 보배는 상대적인 것임을 말합니다. 나에게 소중한 것이라면 그것이 바로 보배라는 생각을 전해줍니다.

 

보배가 무엇이냐?”

보배가 무엇이긴요, 귀중한 보물이지요.”

그래, 귀중한 보물이지. 그럼 그 귀중한 보물은 누구에게 귀중한 것이냐? 너냐 미륵이냐?”

“....”

보배는 네 말처럼 나에게 귀중한 보물을 말하는 것이다. 미륵이 아닌 나에게 귀중한 보물이다. 그러니 어떤 물건이든 보시할 수 있지 않겠느냐? 나에게 소중한 물건이라면 말이다. 미륵이 금붙이를 가져 무엇에 쓰겠느냐?”(95-96)

 

또한 미륵과 같은 절대적 존재에게 소망을 품고, 삶의 희망을 갖는 것도 소중하지만, 그럼에도 마냥 미륵에게만 떠맡기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종교적 신념이 잘못이라는 말이 아니라, 종교적 신념과 믿음을 가지고 소망을 품는 것은 대단히 소중한데, 그럼에도 내 삶의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역시 종교적 신념만큼 소중한 것임을 이야기 해줍니다.

 

석아, 보시를 하려는 네 마음은 잘 알지만,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단다. 만약 미륵이 오지 않는다면 말이다. 미륵이 이 세상에 오지 않는다면 미륵이 아닌 우리가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지. 화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미륵이 오는 것이라면, 오지 않는 미륵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화평한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석이는 비치부의 말을 알아들 수가 없었다. 미륵이 오지 않는 세상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흔들렸다. 화평한 세상, 누구나 보시할 수 있고, 굶어 죽는 이가 없고, 아파서 죽는 이도 없는 화평한 세상을 미륵이 아닌 우리가 만들 수 있다니. 보잘 것 없는 자신이 만들 수 있을까(120).

 

종교적 신념과 삶 속에서의 실천적 행함이 합하여질 때, 꿈꾸는 세상이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를 동화는 전해줍니다. 어린이 독자들 가슴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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