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동 명탐정 바다로 간 달팽이 21
정명섭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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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정명섭 작가의 명탐정의 탄생이란 연작추리소설을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언제쯤 후속작이 나올까 기다렸는데, 드디어 나왔다. 이번 제목은 개봉동 명탐정이다. 물론, 소설의 주인공은 민준혁, 안상태 콤비다.

 

20대 청년이자 추리소설가 겸 탐정, 하지만, 본업은 백수인 민준혁. 그는 어쩐지 어리숙하게 느껴지고 게으를 것만 같은 느낌이다. 어쩐지 소설가라는 꿈을 좇아 달려가지만, 달려가기보다는 느긋느긋 자신만의 걸음을 걷는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물론, 청년 백수가 갖는 조바심이 없지 않겠지만, 풍기는 느낌은 고민과 걱정을 애써 모른 척하며 자신의 속도로 걸어가는 무림 고수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 대한민국에서 제일 무섭다는 중2, 그 질풍노도의 시기를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걸어가는 녀석이 바로 안상태다. 탐정 민준혁의 조수이자, 개봉동 소년특공대 대장이란 직함을 가진 자(물론, 부하 대원은 하나도 없다.). 상태는 오로지 돈이 최고인 인생이다(상태가 처한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다.). 돈 때문에 준혁 아저씨를 돕고 사건을 해결하는 녀석. 하지만, 어쩐지 돈 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뭔가가 있음을 언뜻 언뜻 느끼게 되는데, 혹시 나만의 착각일까? 아무튼 이 녀석은 두리뭉실한 느낌의 민준혁과는 달리 약삭빠른 느낌의 중딩이다.

 

이렇게 둘이 이번 책에서도 콤비를 이루어 세 가지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전교 10등 안에 드는 모범생인 아들이 갑자기 망가졌다며 아들이 무엇에 그리 빠져 있는지 의뢰를 해온 엄마 친구. 이에 준혁은 조수인 상태와 함께 모범생을 망가뜨린 게 무엇인지를 조사하게 된다. 그렇게 드러난 사령 카페’, 죽은 자의 영혼이 자신을 지켜준다고 믿는 사람들의 모임인 사령 카페에 모범생이 빠져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두 번째 사건은 어느 날 갑자기 상태가 학교에 불을 지른 방화범으로 몰리게 된다. 방화범이 되어 잠적한 상태. 민혁은 상태가 범인일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교실에 불을 지르는 것은 돈이 되는 일이 아니니까. 그런 일에 상태가 나설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이렇게 추적하게 된 방화사건의 진실. 그 진실 속에서 드러나는 아이들, 그들만의 잔혹한 리그.

 

세 번째 사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자로 참여하게 된 콤비,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게 된 미제 사건(미제 사건이라기보다는 자살로 판명 난 사건인데, 사실은 살인사건이다.), 그 사건을 먼저 해결하는 사람에게 5천만 원이란 거액의 상금이 주어진다. 과연 이 상금은 누가 차지하게 될 까? 우리의 명탐정 콤비가 차지할까? 아니 사건을 해결하긴 하는 걸까?

 

세 가지 사건 모두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소설이 재미나다. 책을 잡는 순간 몰입하여 금세 마지막장까지 가게 된다. 묘한 콤비의 다음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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