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달구! 아이앤북 문학나눔 25
이경옥 지음, 권송이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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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의 천연기념물이자 우리 토종개 중 하나인 삽살개는 그 이름 자체가 삽살’, 귀신 잡는 개라 부를 만큼 영험하게 여기던 개였습니다. 털이 길고 많아 멋진 모습이 마치 사자와 비슷하다하여 사자개라고도 불렸던 삽살개. 그런 삽살개는 지금처럼 귀한 개가 아니었다고 하죠. 우리 땅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의 개였던 삽살개. 하지만, 그런 개가 멸종 위기까지 가게 된 것은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의 만행 때문이라고 합니다.

 

털이 긴 삽살개는 방한에 탁월한 가죽으로 인해 집중적인 도살 대상이 되었다고 하네요. 물론, 그 이면에는 일본개와 생김새가 비슷한 종을 제외한 조선의 토종개를 말살하려는 못된 생각 때문이겠죠. 이렇게 최소 100만 마리 이상의 토종개들이 도살당했다고 합니다.

  

  

이경옥 작가의 신작 동화 달려라, 달구는 바로 이런 삽살개 달구가 등장하는 역사동화입니다.

 

어느 날 여명의 집에 삽살개 한 마리가 들어오게 됩니다. 그 이름을 달구라 지어준 삽살개. 달구는 여명 네 집에서 성장해 갑니다. 그런 여명의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는 준섭 아저씨에게 경제적 후원을 하곤 합니다. 물론, 이런 일을 일본순사들이 감시하곤 하지만, 그런 감시를 뚫고 준섭 아저씨 부인에게 돈과 서류를 보내주곤 하는 일을 언제부터인가 여명과 삽살개 달구가 맡아 하게 됩니다. 비록 작은 아이이고 삽살개라 할지라도 둘은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과연 이 둘은 순사들의 서슬 시퍼런 눈을 피해가며 무사히 그 일을 완수해낼 수 있을까요?

 

여명과 그 친구들 간에는 또 하나의 갈등이 있습니다. 바로 동배란 아이죠. 동배의 아버지는 여명네 아버지 고향 후배인데, 그렇게 잘 지내던 사이에서 어느 날 동배 아버지가 일본인들이 있는 주재소 형사가 되면서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마찬가지로 동배와 아이들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랍니다. 자신도 조선아이면서도 친구들을 조센징이라 부르는 동배. 이들의 갈등과 화해가 동화의 또 한 축을 이루고 있답니다.

  

  

물론, 동화의 큰 축 가운데 하나는 삽살개 달구랍니다. 여명 네 가정에서 잘 자라던 달구에게 어느 날 큰 시련이 찾아옵니다. 일제가 마을의 모든 삽살개를 다 잡아가버린 겁니다. 이렇게 붙잡힌 달구. 이제 곧 가죽이 벗겨지게 될 위기에 처한 달구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삽살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되는 역사 동화 달려라, 달구!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했던 우리 현실과 그 속에서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려는 민족의 정신, 독립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동화랍니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강제적으로 사라져 간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아울러 힘겨운 시기 서로가 함께 힘을 모음으로 만들어지는 화해와 회복을 꿈꾸기도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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