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어다 이마주 창작동화
리사 룬드마르크 지음, 샬롯 라멜 그림, 이유진 옮김 / 이마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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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떠나 모든 사람이 그렇듯, 어린 아이들은 모두 다 같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성향의 아이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게 당연하죠. 그럼에도 아이들을 접하는 어른의 자세는 상당히 획일화 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아이의 모습에 아이들을 끼워 맞추려 하죠. 여기 그런 어른들로 인해 힘겨워 하는,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자신의 모습을 지켜내려 하는 아이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는 상어다라는 제목의 동화 속 주인공 옌니는 자신이 상어라 생각하는 9살 소녀랍니다. 왜 자신을 상어라고 생각하느냐 하면, 상어는 언제나 조용하기 때문이랍니다. 조용히 바다 속에서 홀로 다니며, 그러면서도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하는 용감한 녀석, 상어. 옌니는 바로 자신이 그런 존재라고 믿죠.

 

그렇습니다. 옌니는 언제나 조용한 아이랍니다. 책을 사랑하고 상어를 사랑하는 아이. 머릿속에 알고 있는 것은 많지만, 교실에서 큰 소리로 묻고 싶지도 않고, 큰 소리도 대답하고 싶지도 않은 아이죠. 이런 옌니의 모습에 선생님은 계속하여 큰 소리로 말하는 법을 가르치려 하죠. 정작 옌니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말입니다. 사실 옌니에겐 별 문제가 없는데, 단지 조용하다는 이유만으로 괜스레 문제가 있는 아이처럼 생각하는 주변의 시선.

 

사실 옌니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문제 있는 아이가 아니라, 조용한 아이일 뿐이랍니다. 오히려 아이들을 향한 통찰력이 뛰어난 아이랍니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 할지라도 무리에서 떨어질 것을 염려하며 그 놀이에 함께 하는 아이들을 보며 옌니는 오히려 안타까워한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아주 이상하게 행동한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일부러 한다. 혼자 남겨지지 않으려고 하기 싫은 일들을 하기보다는, 혼자 있으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편이 훨씬 더 낫다. 어쨌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62)

 

무엇보다 옌니의 장점은 큰 소리로 자신의 말을 하는 것보다는 모든 것에 귀를 기울이고 들을 수 있다는 점이랍니다. 이런 장점은 나중에 수족관에서 사라진 희귀종 게를 찾는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답니다.

 

언제나 혼자 있길 좋아하는 아이, 너무 조용하여 발표도 하지 못하는 아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이런 설명이 어쩌면 아이에게 문제가 있고, 아이의 자존감이 한없이 떨어져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주인공 옌니는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자신의 그런 성향을 사랑하며 결코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여 부족함이 없는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리어 자신은 언제나 상어와 같이 용기 있는 아이라는 자존감이 있답니다.

 

동화를 통해 생각하게 됩니다. 나와 다른 사람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라고요. 그리고 혼자 있길 좋아한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요. 큰 소리로 말하지 못한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님을 말입니다. 쉽게 아이의 내면을 판단해선 안 된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어른의 자세가 아이들을 더욱 행복하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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