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개가 지킨다 상상 고래 9
최서현 지음, 모예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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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자신들의 별을 위해 이주할 행성을 구하기 위해 특공대를 만든 카리스 행성, 그곳 카리스 특공대원 중 하나인 β-250’은 지구라는 별로 파견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는 지구를 지키는 지구방위대의 눈을 속이기 위해 지구에서 흔한 것으로 변신을 하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 비닐봉투입니다. 가벼워서 작은 바람에도 하늘을 날 수 있는 검정 비닐봉투, 쉽게 썩지 않아 오랫동안 위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검정 비닐봉투의 모습으로 지구에 파견된 β-250’. 그런데,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웬 똥강아지에게 짓밟혀 교신 안테나가 부러져 버립니다. 이렇게 β-250’과 진돌이의 만남이 시작되죠.

 

진돌이는 진도에서 태어났지만, 순혈순종 진돗개의 모습에서 함량 미달이란 판정을 받고 진도를 떠나게 됩니다. 그런 진돌이는 어느 날 300년 된 이무기이자 자신을 지구방위대라 부르는 딱밤할배를 만나 딱밤할배가 하던 지구방위대 역할을 맡아 하게 됩니다.

 

지구방위대 역할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진돌이. 하지만, 그는 의욕은 앞서지만 사실 엉터리랍니다. 지구방위대 역할로서도 사실은 함량 미달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묘하게도 진돌이의 활약이 지구를 잘 지켜내는 모습을 보인답니다.

 

이게 바로 동화 전반에 흐르는 가장 보잘것없는 것이 가장 위대해진다.’는 생각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작은 것, 보잘것없는 것들이 위대하다는 사상이 동화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지구에 침투하거나 파견되는 외계 생명체들의 모습에서도 드러납니다. 그저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처럼 생긴 가락카락 행성인’. 누군가 마음 내키는 대로 담벼락에 낙서한 것처럼 보이는 낙서 외계인’. 느림보 달팽이와 비슷하게 생긴 달팽이 외계인’. 아메바 또는 초등학생이 놀다 버린 액괴 덩어리처럼 생긴 따딱지다 행성인’. 돌맹이나 고무공처럼 생긴 딱부리공 외계인’. 그리고 비닐봉투 카리스 행성’. 여기에 모기처럼 생긴 파파리다 행성인’. 그나마 가장 멀쩡하게 생긴 이질리카스 행성인은 노숙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습이랍니다.

 

이처럼 모든 외계 생명체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보잘것없는 모습이랍니다. 물론 그 모습이 정말 위대함을 만들어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아무튼 보잘것없는 모습에 작가는 관심을 기울입니다. 진돗개이면서도 진돗개에서 도태된 진돌이가 지구를 지켜내고 말입니다.

 

이야기가 다소 산만하고,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개가 지구를 지키고, 그 외침이 온 우주를 흔들게 될 개소리(진돌이의 외침, 진돌이가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소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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