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구둣방 동화향기 4
류근원 지음, 박선미 그림 / 좋은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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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 작가의 신작 동화 신데렐라 구둣방은 잔잔한 가운데 큰 감동을 전해주는 동화입니다. 여타 동화로 조금 차이나는 느낌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동화가 독자와 연령층이 비슷한 어린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품고 있을 법한 쓸쓸함이 동화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쓸쓸함 내지 스산한 느낌을 몰아내고도 남을 따스함이 동화 곳곳에 담겨 있답니다. 젊은 시절 제화점 사장님이었던 할아버지, 사업이 망하고 구두병원으로 시장 상가 한 켠 작은 공간에서 낡은 구두와 씨름하는 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 곁에서 언제나 기쁨으로 점심을 챙겨오며, 할아버지와 일상의 잔잔하면서도 끈끈하고 깊은 사랑을 나누는 할머니. 하지만, 병으로 약해져 가는 노년의 삶. 그래서 쓸쓸함을 느끼게 되죠. 그럼에도 두 분이 만들어가는 따스함은 동화를 읽는 내내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주었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할아버지를 찾아온 낯선 소녀, 어쩐지 소녀를 접할 때면 으스스한 느낌을 받게 되는 할아버지. 다름 아닌 소녀는 이미 죽은 아이였습니다. 이 땅에 미련이 남아 떠나지 못하고 맴도는 영혼인 겁니다. 바로 이 소녀가 바라는 게 쌍둥이 동생을 위해 구두를 만들어주는 것이랍니다. 이에 할아버지는 그 구두를 만들게 되죠. 아이가 학예회에서 신게 될 신데렐라 구두를 말입니다.

 

귀신이란 존재로 인해 어쩌면 으스스한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으스스함은 금세 뭉클하고 먹먹한 감동으로 변하게 된답니다.

 

잔잔함 가운데에 격정적인 감동이 있고, 스산한 느낌이 가득한 가운데서 따스함이 퍼져나가며, 으스스한 느낌 속에서 뭉클하고 먹먹한 감정이 솟아나는 동화, 신데렐라 구둣방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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