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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평과 삐쩍멸치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아이들 19
신양진 지음, 박연옥 그림 / 책고래 / 2019년 10월
평점 :
『오만평과 삐쩍멸치』란 재미난 제목의 동화집을 만났습니다. 이 동화집은 대교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작이라고 합니다. 동화집 속엔 5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동화집과 같은 제목의 「오만평과 삐쩍멸치」는 너무 달라 서로의 약점을 약 올리며 서로를 아프게 하던 두 아이의 이야기랍니다. 이 모습을 보며, 많은 아이들이 어쩌면 이처럼 서로의 약점을 통해 상대를 아프게 하는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 봤답니다. 하지만, 그런 두 아이가 함께 하게 된 직업체험 수업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알게 되면서 서로를 향해 우정이란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모습이 따스하게 다가온 동화였습니다. 뚱뚱한 아이, 삐쩍 마른 아이, 서로가 부러울 수 있는 두 아이의 시선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면서도 결국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라 더욱 좋았답니다.
「단짠 크림빵」은 뭔가 앙큼한 의도를 품고 장애를 가진 반 아이를 돕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의도를 품고 있는 선행이지만, 그 선행을 누군가 아름답게 바라보고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따스한 힘을 얻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이다운 솔직한 감정 표출도 필요함을 생각해봤고 말입니다.
「앵두와 참기름」 속 할머니와 손자는 어쩜 그리 비슷할까요? 누군가를 향해 품는 설레는 마음, 하지만, 그 마음이 짓이겨지는 아픔을 겪게 되죠. 그럼에도 조손간에는 서로가 있기에 단단해 질 수 있는 그런 동화랍니다.
「소희네 젓갈」을 읽으면서 부모 된 입장으로서 아이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 아이, 특히 부모의 직업을 선택할 수 없는 아이, 그 아이가 부모에게 사랑받고 보호받는 것도 물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부모의 직업이 아이에게 아픔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물론, 이 역시 넘어서야만 할 삶의 작은(?) 문제이겠지만 말입니다.
「딸기향 립글로즈」는 읽는 내내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답니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상처가 먹먹함으로 다가왔고요.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상처 없이 맑게 자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함이 아팠답니다. 하지만, 그런 상처는 아이들을 단단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특히, 다른 친구의 상처를 발견하고 다가가는 또 다른 아이의 ‘다가감’이 우리 곁에 있는 한 말입니다. 은수처럼 곁에 있는 상처를 발견하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먼저 한 발 다가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싶었답니다.
다섯 편의 단편 모두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무엇보다 ‘관계’속에서 얻게 되는 따스함을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좋은 ‘관계’를 많이 맺고, 그 ‘관계’속에서 상처받기 보다는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