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오빠를 찾아 주세요 동화향기 3
이금안 지음, 이영아 그림 / 좋은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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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안 동화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났던 건 제2회 생태동화 공모전 대상 수장작품인 인공지능 머디봇을 이긴 짱뚱어들란 단편동화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났던 작가의 작품집을 금번 만나게 되었습니다. 시인 오빠를 찾아 주세요란 제목의 단편동화집인데, 책 속엔 6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첫 번째 동화인 마음먹기 달렸어는 얼굴에 있는 흉터가 콤플렉스였던 라온. 그래서 언제나 마음이 웅크리게 되는 아이, 그랬던 라온이가 자신의 감추고 싶던 흉터를 도리어 꽃잎이라 말하며 가슴을 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라온 뿐이겠습니까? 자신의 감추고 싶은 상처들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말입니다. 그런 모든 아이들이 이 동화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는 힘을 얻었으면 싶습니다.

 

동화집 제목과 같은 제목의 단편인 시인 오빠를 찾아 주세요역시 아픈 상처를 안고 사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게임을 하도 많이 해서 척추옆굽음증이 심해진 오빠 시인(시를 잘 지어 시인이 아니라, 이름이 시인이랍니다.)이 어느 날 집을 나갔습니다. 게임 회사를 만들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말이죠. 과연 오빠는 어디로 갔을까요? 오빠를 찾는 동생 동화(동생의 이름은 동화랍니다.)의 상상이 단편을 가득 채웁니다. 이런 상상을 통해 가족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고, 가족의 회복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동화입니다.

 

페르시아 공주가 좋아하는 할머니는 동화가 갖고 있는 상상이란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마치 어린이 독자들에게 동화를 더 많이 읽어야 한다고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꿈꾸는 로봇은 이미 망가져버린 것들, 가치 없게 여겨지는 것들이 예술로 다시 탄생함으로 새 생명을 입게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우리 주변의 하찮은 것들 속에 담긴 가치를 다시 한 번 떠올려보게 합니다. 아울러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고요. 쇳덩이에 불과한 로봇을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으로 새롭게 덧입혀주기도 합니다.

 

승승이와 미래에서 온 꿀벌은 자연을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미래에서 온 꿀벌들은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존재여서 엄마가 뭔지를 모른대요. 엄마란 단어의 특별한 힘을 느끼게 해주는 동화이기도 합니다.

 

101빌딩보다 더 높은 꿈은 뮤코다당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오빠, 그래서 키도 작고 말도 어눌한 오빠, 게다가 열다섯 살 정도밖에 살 수 없다는 오빠, 그런 오빠와 함께 떠난 대만 여행을 통해, 먹먹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는 동화랍니다. 장애가 있지만, 그래서 뭐든 잘 못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뭔가를 하려는 오빠의 멋진 모습을 통해, 우리 어린이 독자들 역시 무엇이든 스스로 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마인드도 심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6편의 동화들 모두 어쩌면 먹먹한 아픔이 삶의 못자리로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마치 새싹처럼 인생을 솟아나게 하는 것들을 만나게 됩니다. 자기애, 가족사랑, 그리움, 따스함, 상상, 희망, 사랑 등의 여러 주제들을 통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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