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의 땅 1부 1 : 흩어진 무리 용기의 땅 1부 1
에린 헌터 지음, 신예용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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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인간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독특한 판타지 소설, 전사들, 살아남은 자들시리즈로 만났던 작가 에린 헌터(이들은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팀을 이루어 창작하는 작가 팀이다.)의 새로운 모험 시리즈를 만나게 되었다. 고양이, 개들의 모험을 지나 이번엔 밀림의 동물들이다. 밀림 속에서 여러 동물들의 모험을 만날 수 있게 된 시리즈는 바로 용기의 땅이다. 그 첫 번째 책 흩어진 무리를 만났다.

 

이야기를 열어가는 부분인 첫 번째 책에서 주인공으로 볼 수 있는 동물들이 셋 등장한다. 먼저, 사자 피어리스다. 피어리스는 무리의 우두머리인 아버지 사자에게서 자랑스럽게 피어리스라는 이름을 받은 그 날 아버지의 죽음을 맞게 된다. 포악한 수사자 타이탄과 그 무리들에 의해 아버지가 죽음을 맞게 된 것(아버지의 죽음 역시 정당한 대결이 아닌 다수와 싸운 죽음이다.). 이에 타이탄을 피해 도망친 피어리스는 커다란 독수리에 의해 독수리 둥지에 올려 지게 되고, 그 뒤엔 개코 원숭이 스팅어에 의해 구출되어 개코 원숭이 무리 빛나는 숲 무리에서 자라게 된다.

 

사자이면서도 개코 원숭이 무리에서 개코 원숭이처럼 살려 애쓰는 피어리스, 하지만, 결국 피어리스는 무리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피어리스 앞엔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피어리스의 친구인 개코 원숭이 쏜. 쏜은 어서 높은 잎으로 서열이 올라 사랑하는 높은 잎인 베라와 사귀고 싶어 한다(실제 둘은 사귀는 중이지만, 같은 서열 간의 결합만이 공동체에서 허락되고 있어 신분의 차이가 가장 큰 장벽이다.). 이에 쏜은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과연 시험에 모두 합격하여 베라와 같은 높은 잎이 될 수 있을까?

 

사실, 쏜을 위기로 몰아넣는 건 바로 무리의 우두머리인 꼭대기 잎의 죽음이다. 하이에나와 싸워 죽게 된 우두머리의 죽음 뒤엔 추악한 음모가 감춰져 있다. 그 뒤에 우두머리가 된 꼭대기 잎의 죽음까지. 쏜은 바로 그 음모의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과연 우두머리를 죽인 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그 진실을 안 대가는 무엇일까?

 

마지막 주인공은 이번엔 코끼리다. 미래를 보는 코끼리 스카이. 그녀가 본 미래에선 사자와 개코 원숭이로 인해 많은 동물들이 모여 있던 물웅덩이가 피바다가 된다. 과연 그 환상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번 이야기에서 코끼리 스카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많진 않지만, 아마도 이들 셋이 함께 모험을 펼쳐나가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밀림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모험이 기대된다. 과연 어떤 사건들이 벌어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기 사자 피어리스가 성장해 나갈 모습이 기대된다. 그런데, 소설을 읽는 가운데 문득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피어리스는 개코 원숭이 무리인 빛나는 숲 무리에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데,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피어리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사자임을 깨닫는 것이지. 자신의 본질을 속인 채, 개코 원숭이 무리에게 인정받고, 그곳에 속하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개코 원숭이 무리에서 함께 살며 인정받는다 할지라도 그것 역시 개코 원숭이로서가 아니라 사자로서 그들 무리에 인정받는 게 의미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한 가운데서 멋지게 어우러지는 것이야말로 진정 필요한 것이 아닐까?

 

아울러 피어리스와 쏜의 모습을 보며,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게 되는 용기를 보게 된다. 이런 용기가 결국 이들을 성장시킬 것이며, 그들이 살아가는 땅을 소설의 제목처럼 용기의 땅으로 만들어가지 않을까? 소설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 역시 자신 앞에 도사리고 있을 수많은 삶의 위기들 앞에 도망치기보다는 두려움을 오롯이 느끼며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면 좋겠다. 우리 자녀들이 헤쳐 나가야 할 순간순간, 그들이 딛고 서게 될 땅이 용기의 땅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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