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기담집 - 아름답고 기이하고 슬픈 옛이야기 스무 편
고이즈미 야쿠모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상당히 독특한 책을 만났다. 고이즈미 야쿠모의 골동 기담집이란 제목으로 이 책은 1902년에 출간된 책을 번역 출간하였다.

 

먼저, 저자인 고이즈미 야쿠모는 1850년 그리스의 레프카다섬에서 아일랜드인 군의관 아버지와 그리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두 살 때 아일랜드로 이주하였고, 열아홉 살 때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호텔 보이, 야간 경비, 행상 등의 직업을 전전하다가 저널리스트로 문필력을 인정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1890년에 일본 땅을 밟고 영어교사로, 대학 강사로 그리고 와세다대학에서 교수로 교편을 잡았다고 한다. 1896년 결혼과 함께 일본인으로 귀화하여 1904년 심장마비로 54세의 생애를 마감했다고 한다.

 

저자의 이력을 보며, 상당히 독특한 삶을 살았구나 싶다. 그래도 저자가 행복한 인생을 살았구나 싶은 건, 심장마비로 생애를 다소 빨리 마감했지만, 도리어 그럼으로 일제의 광기를 그리 많이 보진 않았겠구나 싶다(물론, 지금의 광기 역시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살 수야 없겠지만.).

 

문화의 다양성에 매료되었던 탓일까? 그는 일본의 기이한 이야기를 재창조하여 소개하고 있다. 책엔 도합 스무 편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타문화에 관심이 많은 저자의 작품이기에 밖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의미도 있겠다 싶다.

 

때론 친구들이 함께 모여 으슥한 밤 시간 무서운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만 같은 느낌의 이야기들도 있고, 때론 담력 테스트를 하는 것만 같은 이야기들도 있다. 물론 때론 이게 뭐지 싶게 허망하고 시시한 이야기 역시 없진 않다. 때론 철학적 질문을 심도 있게 던져주고 있는 이야기들도 있으며, 때론 당시대상의 여성의 애달픈 생활상을 보여주는 이야기들도 있다. 동물들의 모성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있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기대했던 것처럼 으스스한 즐거움, 오싹한 행복은 그리 많이 느낄법한 이야기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과하진 않지만, 소소한 오싹함은 곳곳에 숨겨져 있기에 소소한 오싹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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