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튼 동물기 1 시튼 동물기 1
어니스트 톰프슨 시튼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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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튼 동물기>는 너무나도 유명한 고전이죠. 그렇기에 그 안의 내용들 가운데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도 제법 있을 겁니다.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알게 된 내용들 말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시튼 동물기>를 제대로 읽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부끄럽지만 말입니다. 그러던 차, 도서출판 논장에서 <시튼 동물기>가 새로운 옷을 입고 개정 출간되었기에 그 첫 번째 책을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이야기는 커럼포의 늑대 왕 로보입니다. 아마도 제일 유명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늑대의 생태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시튼 동물기 속 이야기들은 동물을 관찰한 저자의 노력으로 인해 상당히 동물행동학에 대한 내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또 한편으로 인정해야 할 것은 연구보고서는 아니기에, 실제 동물행동과 다소 거리가 먼 점도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여기, 늑대들의 잔혹함을 강조하려다보니, 늑대들이 마치 재미로 하룻밤 사이 수많은 가축들을 학살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는 상당히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네요.

 

그럼에도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들이기에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연생태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고, 독자로 하여금 자연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는 힘 또한 <시튼 동물기>에는 있으리라 싶습니다.

 

산토끼의 영웅 리틀워호스는 다소 판타지적 느낌이 있는 재미난(?, 리틀워호스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하나도 재미나지 않습니다. 도리어 인간들의 노리개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처절히 투쟁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입니다. 재미와 유익을 위해서라면 동물의 생명쯤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 인간의 모습이 나오기에, 이러한 생명 경시 모습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할뿐더러, 동물의 생명 역시 귀하다는 생각을 갖게 해줍니다.

 

지혜로운 까마귀 실버스팟을 읽을 때엔 내용 외적으로 까마귀의 울음소리를 악보로 만들어 놓고 해석해 놓은 내용들이 등장하여, 재미나기도 하고, 정말 그럴까 하는 호기심도 생깁니다. 야성의 개 빙고역시 재미났고요.

 

재미난 이야기들을 읽는 가운데 동물들의 행동을 배우게 될뿐더러, 동물들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된다는 점이야말로 <시튼 동물기>가 갖는 큰 힘인 것 같아요.

 

도합 네 편의 이야기가 실린 시튼 동물기1을 읽는 시간은 역시 12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아 온 동물 문학의 고전이 갖고 있는 힘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이야기들 역시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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