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씨를 먹이면 이야기 속 지혜 쏙
김해원 지음, 김창희 그림 / 하루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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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줌으로 오늘 우리가 붙잡아야 할 삶의 참 지혜를 이야기해주는 <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 이번에 만날 이야기는 호박씨를 먹이면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상당히 생소하네요. 어쩌면 들어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아마도 처음 만나는 이야기인가 봅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주막입니다. 길을 나선 나그네들이 잠시 머물며 쉬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하는 곳, 먹거리를 해결하기도 하는 주막, 그곳 영감님 이야기랍니다. 주막 영감은 처음엔 그런 마음이 없었는데, 머물다 간 사람들이 짐을 잊고 놓고 가는 경우가 생기면서 점점 이런 짐들을 자신이 갖는 재미가 쏠쏠한 겁니다. 그러다보니 나중엔 손님이 짐을 맡기면, 손님이 이 짐을 잊고 가길 바라는 마음도 생긴답니다. 점점 욕심보가 커져가는 거죠.

    

그러던 차, 한 손님이 커다란 돈궤를 짊어지고 주막에 들렸답니다. 그리곤 돈궤를 맡기는데. 주막영감은 이 손님이 돈궤를 맡긴 걸 잊길 바라죠. 그러다 문득 떠 오른 생각이 호박씨를 먹으면 뭐든 까맣게 잊어버린다는 말을 생각해내고는 손님에게 자꾸 호박씨를 먹인답니다.

 

그런데, 정말 호박씨를 먹으면 모든 걸 까맣게 잊게 될까요? 돈궤를 맡긴 손님은 정말 돈궤를 잊고 길을 떠나게 될까요?

 

이번 이야기는 욕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주막 영감의 모습을 보면, 처음엔 그렇지 않았는데, 점점 욕심의 노예가 되어 버립니다. 욕심이란 게 점점 커지면서 그 사람을 집어삼키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딱! 욕심이 틈타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아요.

  

  

또 한 편으로는 욕심이 역시 힘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답니다. 호박씨를 까는 건 너무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랍니다. 그런데도, 주막 영감은 이 일을 끝끝내 해낸답니다. 자신이 먹는 것도 아니고, 남에게 먹이는 일인데 말입니다. 호박씨를 손님에게 먹여 손님의 기억을 까맣게 만들려는 탐욕, 돈궤를 차지하려는 못된 욕심 때문에 말입니다. 물론, 못된 욕심 때문에 한 일이긴 하지만, 욕심이란 게 이처럼 힘이 있어, 뭔가를 해내게 하는 동력이 된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우리에게 못된 욕심보다는 좋은 일에 대한 욕심이 가득하면 좋겠어요. 그런 욕심으로 더 많은 좋은 일들을 해내는 멋스러움도 우리 안에 가득하면 좋겠고요.

 

주막 영감은 손님의 돈궤를 차지하려는 욕심으로 자꾸 호박씨를 까서 손님에게 먹인답니다. 그런데, 이런 주막 영감의 노력은 헛수고였답니다. 못된 욕심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도 생각하게 되네요.

 

그런데, 한걸음 물러나 생각해보면, 이 손님도 어쩐지 얄밉답니다. 손님은 자신의 돈궤는 잊지 않고 잘 챙겨 가는데, 주막에서 머물던 방값을 내는 건 잊고 가버리거든요. 어쩌면 호박씨를 잔뜩 먹은 게 방값 내는 걸 잊는 효과를 낸 걸까요? 아무튼 모를 일이랍니다. 괜한 욕심은 방값을 떼이는 손해를 가져온다는 교훈! 너무 욕심 부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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