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사이드 업 Wow 그래픽노블
제니퍼 L. 홀름 지음, 매튜 홀름 그림,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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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 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작가 제니퍼 L. 홀름과 그녀의 오빠 매튜 홀름이 함께 만든 그래픽 노블 써니 사이드 업은 잔잔한 감동이 있는 작품입니다.

 

친구와 함께 떠나기로 계획 되어 있던 바닷가 여름휴가를 기다리던 써니(선샤인 르위)의 여름휴가는 바닷가가 아닌 은퇴자 마을인 파인 팜즈에서 보내게 됩니다. 오빠의 폭주와 이로 인해 깨져 버린 가정의 평화. 물론, 이 평화는 어쩌면 오래전에 깨져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쉬쉬하며 모른 척, 아닌 척 덮어 두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네요. 아무튼 이렇게 깨져버린 가정의 회복을 위해 부모님은 잠시 써니를 할아버지에게 맡긴 겁니다.

 

온통 노인들밖에 없는 은퇴자 마을에 오게 된 10살 소녀 써니. 써니는 그곳에서 어떤 여름을 보내게 될까요?

 

참 다행스러운 건 그곳에서 써니는 또래 사내아이인 파인 팜즈의 관리인 아들을 만나게 된 겁니다(써니에겐 다행스러운 우정의 기회를 얻은 것이지만, 생각해보면, 이 소년은 언제나 그곳에서 외톨이였겠어요. 그런 외로움을 달래준 것이 바로 만화였겠어요. 정말 만화 속 히어로들은 이 소년에겐 외로움을 달래줄 히어로인 게 분명하네요.). 이제 둘은 만화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쌓아가게 됩니다. 여기에 골프공 줍기 알바, 고양이 찾아주기 알바를 하고요.

 

써니 사이드 업은 전반적으로 잔잔합니다. 하지만, 그 잔잔함 속에 감동이 찾아오기도 하고, 때론 격정과 같은 슬픈 현실이 감춰져 있기도 합니다. 써니를 힘겹게 만드는 건 오빠 데일의 탈선이랍니다. 술과 마약으로 인해 이성을 잃어버린 오빠 데일, 그로 인해 깨져버린 가정의 평화. 어쩌면, 써니를 정말 힘들게 하는 건, 바닷가로 휴가를 떠나지 못함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오빠의 변해버린 모습이 아닐까요? 이런 모습을 보며, 진정 귀한 보물은 화목한 가정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또 하나, 감정을 감추고 체면을 차리는 모습이 진짜 치유를 가져오진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때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전하는 방법이 치유와 회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음도 보게 됩니다.

 

때론 무료하다 싶을만큼 잔잔한 일상이라고 해서 행복하지 않은 것도 아님을 알게 되고요. 써니의 유쾌하지 않은 파인 팜즈에서의 여름은 놀랍게도 많은 추억을 선사하고, 좋은 기억들을 선물합니다. 그저 어마어마한 계획이라곤 기껏해야 우체국에 가고, 마트에 가는 일이 전부인 은퇴자 마을에서의 여름은 써니에겐 도리어 선물과 같은 시간이었음을 발견하게 되죠.

 

어쩌면, 오늘 우리의 일상의 삶 역시 이처럼 잔잔할 지라도 선물과 같은 귀한 보물들이 곳곳에 감춰져 있는 것은 아닐지 돌아보게 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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