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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노래 ㅣ 큰 스푼
신현수 지음, 채원경 그림 / 스푼북 / 2019년 4월
평점 :
얼마 전 우리나라 근현대사 책을 읽다가 그 안에 실린 하나의 사진을 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로 4.19 혁명 당시 총에 맞아 숨진 친구의 죽음에 화가 난 수송초등학교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던 장면이었답니다. 시위하는 초등학생들 뒤엔 “부모 형제들에게 총부리를 대지 말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세워져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사진을 보며, 아, 당시에 초등학생들까지 시위에 참여했구나 싶었답니다. 초등학생까지 죽여 가며 정권을 유지하려던 권력의 악마성에 대해 치를 떨기도 했고요. 초등학생들의 시위 모습이 동화로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그런데, 참 놀랍게도 그런 동화를 실제로 만나게 되었답니다. 바로 신현수 작가의 신작 동화 『사월의 노래』라는 제목의 동화랍니다. 동화 내용에 앞서 작가의 말을 읽으며, 그래서 소름이 돋았답니다. 작가도 저랑 똑같은 사진을 보며 울컥 했던가 봅니다. 제가 책에서 봤던 바로 그 사진을 작가도 보았고(물론 같은 책은 아니겠지 만요.^^), 작가는 그 사진에서 시작하여 이 동화를 창작해냈답니다.
동화는 부정과 비리가 가득한 투표의 현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고무신을 받고 찍어주고, 함께 짝을 이루어 다른 후보를 찍지 못하게 감시가 이루어지기도 하는 가당치도 않은 투표의 모습이 말입니다. 물론, 이와 함께 초등학교 반장 선거 역시 어른들 선거처럼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런 비리 앞에 분연히 일어난 민중들의 봉기. 그로 인해 무너진 정권. 그 자랑스러운 민주항쟁의 역사인 4.19 혁명을 동화는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도 특히, 수송초등학교 학생들, 희생된 친구의 동무들이었을 미지의 친구들이 등장하여 4.19혁명의 모습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있답니다.
동화는 4.19혁명에 대해, 그리고 민주주의의 승리에 대해, 깨어 일어난 민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민중의 힘으로 살아 있는 권력을 끌어내린 사건인 4.19혁명은 비록 과거의 일이긴 하지만, 오늘의 초등학생들에게도 어쩌면 낯선 풍경만은 아니리라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린 또 다시 그런 경험을 몇 년 전 했으니 말입니다. 지금의 초등학생들 역시 그 역사의 한 가운데 부모님들과 함께 했고요. 우리 어린이 독자들이 촛불혁명의 원조격인 4.19혁명에 대해 동화를 통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동화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