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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랑 꽃상여랑 ㅣ 풀빛 그림 아이 70
김춘옥 지음, 이수진 그림 / 풀빛 / 2019년 1월
평점 :
어린 시절엔 꽃상여가 나가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습니다. 당시 부르던 표현대로라면 신작로가 집 앞을 지나고 있어 그랬는지, 마을에서 상이 나면 꽃상여가 집 앞을 지나곤 했답니다. 화려하게 꾸민 꽃상여, 앞소리꾼이 요령을 흔들며 뽑는 구슬픈 노랫가락에 뒤 따르던 이들이 후렴구(?)를 함께 따라하며 상여 뒤를 따라 지나가던 풍경이 기억납니다. 어린 마음에 슬픔을 공감하기보다는 화려한 꽃상여가 나가는 모습을 신기하게 구경하던 기억입니다.
그 화려하던 꽃상여에 ‘꼭두’란 나무인형들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우리의 장례문화에 대해 알 수 있는 그림책 『꼭두랑 꽃상여랑』을 읽으며, 꼭두란 존재를 알게 되었답니다. 아마도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향하는 영혼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것이겠죠.
길지 않은 짧은 동화 형식의 그림책이지만, 이 안에 우리의 전통적 장례문화 몇몇 부분들을 엿볼 수 있답니다.
“고복”을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답니다. tv 사극 드라마에서 왕이 죽으면 지붕 위에 올라가 용포를 흔들며 외치던 장면이 궁금했는데, 이 장면이 바로 ‘고복’을 하는 장면이라네요. 물론, 책 속에는 그렇게 자세히 나오진 않지만요. 책을 읽고 난 후, 아무래도 찾아보게 되는데, 찾아보니, 고복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됩니다.
이렇게 책을 통해, 우리의 전통 장례 문화에 대해 하나하나 알게 된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 아니겠는가 싶습니다. 물론, 책 속의 고복과 실제 고복의 의미는 조금은 차이가 있는 듯 싶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작가는 단순히 죽은 이의 혼이 다시 육체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행위를 넘어, 죽은 이의 혼이 내세에서는 헤어졌던 신랑과 다시 만나고, 화해와 회복을 꿈꾸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꽃상여는 이제는 실제 삶 속에서 접하기 어려운 전통 장례 문화입니다. 책을 읽고 아내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내도 어린 시절 꽃상여를 본 것 같긴 한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청년 시절, 우연치 않게 꽃상여를 맸던 이야기를 해주니, 딸아이는 신기해하네요. 꽃상여를 매면서 망자의 노잣돈이라는 명목으로 자꾸 제자리에 멈춰 서서 절을 하며 노잣돈을 강요했던 씁쓸한 기억도 떠올라 전통 문화의 부정적 부분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말입니다.
아무튼 그림책 『꼭두랑 꽃상여랑』은 이제는 거의 사라져버려 실제 생활 속에서 경험하기 쉽지 않은 전통 장례 문화에 대해 어린이 독자들이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