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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와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평점 :
톤 텔레헨의 동화는 처음이다. 『잘 다녀와』란 제목의 동화다. 동화는 ‘여행’에 대해 말하고 있다. 숲속마을 친구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숲속 밖의 세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다. 그래서 떠나려 한다. 미지의 세상에 대한 동경을 품고 여행의 설렘을 안고 떠나려는 것.
하지만 떠난 후엔 다시 돌아감을 꿈꾼다. 우리가 여행을 떠날 때, 떠나기 전의 설렘의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여행의 여정을 지나 집에 돌아왔을 때, ‘집이 최고다.’ 말하게 되는 것과 일맥상통한 부분이다. 숲속 친구들은 끊임없이 떠남, 여행의 순간을 꿈꾸고 실제 떠나기도 하지만 집에 돌아왔을 때, 평안함을 누리고 안도감에 행복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여전히 떠남을 꿈꾼다.
물론, 누구나 떠남을 실현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떠나려 하다가도 막상 일상의 삶에 대한 염려로 주저앉아 버리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떠나지만 미지의 장소, 그곳엔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른다. 세상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도 모른다. 세상은 오히려 날 실망시킬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내 일상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지를 깨닫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여행을 떠났기에 ‘지금’ 내 삶의 행복, 일상의 행복을 깨닫게 된 것이리라.
특별한 일을 꿈꾸며 여행을 떠나보지만, 특별한 일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순간은 이미 ‘특별한 여행’이다. 일상의 순간을 벗어난 시간이기에 그렇다. 아울러, 이처럼 일상의 순간을 벗어난 시간이 있었기에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붙잡기도 한다.
이처럼 동화는 ‘여행’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숲속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이 동화는 처음 읽은 것보다 두 번째 읽을 때 더욱 좋았다. 여행을 꿈꾸는 자들이 읽는다면 정말 선물처럼 설레고 행복한 동화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