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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치지 마세요 ㅣ 내책꽂이
박현숙 지음, 윤유리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8년 11월
평점 :
동화 속 주인공 수동이는 엄마 말을 잘 듣고 엄마를 기분 좋게 해주고 싶답니다. 그런데, 그런 의도로 행하는 일들마다 오히려 엄마의 화를 돋우게 된답니다.
엄마가 위인들을 닮으라고 했다며, 위인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노력은 엄마 이성의 끈을 툭 끊어 버립니다. 왜냐하면, 하필이면 에디슨을 닮으려 했는데, 에디슨의 어린 시절 달걀을 품었던 사건을 따라했거든요. 엄마가 큰 맘 먹고 사 놓은 유정란을 밤새 베란다에서 엉덩이로 품고 잠이 들어 깨뜨려 잠옷 바지와 이불을 버려놨답니다. 비싼 유정란도 못 먹게 되었고요.

방과 후엔 이것들을 자신이 빤다고 온통 물난리를 만들어 놓고요. 아빠 생신 선물을 구입한 고급 화장품을 택배상자 채 망가뜨려버리기도 합니다. 불개미를 본 것 같아 파출소에 신고하느라 학원도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불개미를 신고한 것도 불개미가 엄마 아빠를 해칠까 염려했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식으로 언제나 엄마를 생각하고 아빠를 생각하지만, 그리고 잘해보려 하지만, 오히려 또 다른 말썽이 되어버리는 수동이. 그로 인해 엄마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간답니다. 엄마는 과연 수동이의 예쁜 마음을 알아 줄 수 있을까요? 또한 수동이는 엄마 마음에 들 수 있을까요?

박현숙 작가의 동화 『엄마 미치지 마세요』를 읽으며 참 많이 공감이 됐습니다. 저희 이웃 가운데도 한 가정의 엄마 목소리가 담을 넘는 경우가 종종 있답니다. 이 가정엔 자녀가 넷이랍니다. 게다가 막내들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딸 쌍둥이거든요. 그러니, 엄마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거죠. 목소리가 담을 넘을 때, 그 목소리에서 네 아이의 엄마라는 내공이 느껴진답니다.^^
또 한 편으로는 동화 속 수동이가 벌이는 말썽 아닌 말썽들이 이해가 되고 예뻐 보였답니다. 비록 그 노력들이 많은 경우 엄마를 더욱 힘들게 하고, 화를 돋우는 역할을 하긴 했지만, 엄마를 생각하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너무 예뻤답니다. 우리 아이들 역시 이런 예쁜 마음으로 때론 말썽도 피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뭉클한 마음도 들고, 아이들의 의도를 볼 수 있는 마음이 있길 바라게 되었고 말입니다. 서로의 속마음을 알아가는 것,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 안을 수 있는 것 그것이 가정이란 생각을 해보게 되는 예쁜 동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