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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더듬는 꼬마 마녀 ㅣ 돌개바람 42
이경혜 지음, 신지영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10월
평점 :
어린 시절 제 동생은 말을 더듬었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도 말 더듬는 것은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이 일이 가족들에겐 언제나 속상하고, 걱정되곤 했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누구보다 속상한 건 동생일 겁니다. 그런데도 동생에게 말 더듬는 문제로 다그쳤던 기억이 있어, 지금 생각해보면 동생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동생과 대화를 하다보면 이상한 점이 있었답니다. 말을 더듬지 않는 겁니다. 어떤 계기로 그렇게 되었는지 잘 알진 못하지만, 지금은 전혀 말을 더듬지 않습니다. 물론, 조금 말이 느리긴 합니다. 아마도 동생은 말을 천천히 하는 연습을 하면서 말 더듬는 걸 고친 게 아닌 가 그런 추측을 해보게 됩니다.
말을 더듬는 건 생각보다도 더 큰 걱정입니다. 당사자에겐 창피한 일이고요. 무엇보다 말더듬는 걸 약 올리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기 그처럼 말더듬는 아이에 대한 동화가 있습니다. 이경혜 작가의 『말 더듬는 꼬마 마녀』란 제목의 저학년 대상 동화입니다.

주인공 하늬는 말을 더듬습니다. 그래서 친구의 놀림을 받습니다. 이 일이 너무나도 속상하고 괴롭지만 말 더듬는 것은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엄마가 선물한 강아지 앞에서만은 말을 더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엄마가 이 강아지에게 마법을 걸어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강아지 이름도 ‘술술이’라고 지었답니다. 그런데, 엄마는 정말 마법사인 걸까요?
어버이날 학교에선 ‘백설공주’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이 희망하는 역할을 신청하는데, 하늬는 ‘마녀’에 신청합니다. 마녀 앞에 ‘말 더듬는 못된’이란 수식어를 써넣고 말입니다. 이렇게 하늬는 연극에서 ‘말 더듬는 못된 마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역할을 하늬는 잘 끝낼 수 있을까요?

말을 더듬는 일견 부끄러운 모습을 당당하게 연극에서 드러내게 된다는 것이 참 멋졌습니다. 단점을 오히려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되고요. 말 더듬는 단점이 놀림거리가 아닌 박수 받는 소재가 되는 장면엔 마치 내가 칭찬 받는 것처럼 뿌듯하기도 합니다. 물론, 하늬의 도전은 ‘말 더듬는 못된 마녀’ 역할에서만 그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 도전을 응원하게 되고요.
동화 『말 더듬는 꼬마 마녀』를 읽으며, 자신의 단점조차 당당하게 드러내며 세상을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딛는 우리 자녀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