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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라이트 특급열차 ㅣ 철도 네트워크 제국 2
필립 리브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9월
평점 :
SF 판타지 소설 『철도 네트워크 제국』 1권을 재미나게 읽고, 2권이 나오길 기다렸는데, 드디어, 1권 「레일헤드」에 이어 2권 「블랙 라이트 특급열차」가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책장을 펼쳐든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주인공 젠 스탈링과 로봇 소녀 노바는 새로운 세계로 가는 길을 열었고, 결국 ‘철도 네트워크 제국’과는 별개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갔다(이는 철도 네트워크 제국으로부터의 도피이기도 하다.). 일명 ‘웹 월드’란 곳으로. 그리곤 그곳에서 새로운 우주생명체들과 함께 살아간다. 자신은 ‘철도 네트워크 제국’에서 파견된 지구인 특사라는 거짓말과 함께.
한편 ‘철도 네트워크 제국’의 황제가 된 트레노디 눈은 챈드니 한사(1권에서 레이븐의 사주를 받고 탤리스 눈-젠이 탤리스 눈 행세를 한다-을 붙잡아 두려다가 탤리스 눈의 물건을 훔치는 바람에 냉동감옥에 갇히게 된다. 2권에서 트레노디가 챈드니를 감옥에서 풀어주고 곁에 둔다.)를 새로운 하녀로 맞아 곁에 둔다. 그러던 차, 비밀리에 전쟁을 준비했던 프렐 가문이 공격해 옴으로 하루아침에 트레노디는 황제의 신분에서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 챈드니와 함께 퇴역 기차 ‘유령 늑대’를 타고 도주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엔 젠을 만나게 됨으로 함께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된다. 그것도 새로운 세계 속에서 철도 왕국인 레일 창조자의 고향을 향한 모험을. 과연 그곳에서 이들은 어떤 진실과 맞닥뜨리게 될까?
이번 이야기 역시 흥미진진하다. 솔직히 중간 부분에서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거의 대부분 처음부터 끝까지 우주 공간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모험이 계속된다.
『철도 네트워크 제국』의 즐거운 묘미 가운데 하나는 소설이 갖고 있는 독특한 세계관이다. 판타지 소설들은 자신만의 세계관을 창조하곤 하는데, 『철도 네트워크 제국』의 세계관 역시 소설 속 자신만의 독특한 공간이다. 철도 네트워크 제국은 광활한 우주 공간에서 ‘K-게이트’라는 터널을 통해 행성 간에 연결된 철도제국이다. 이렇게 철도로 연결된 하나의 우주가 존재한다.
그런데, 2권에서는 또 하나의 우주가 드러난다. 단절되어 있던 또 하나의 우주가 연결된다. 그곳은 ‘철도 네트워크 제국’에서 살아가는 자들에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다. 아니 왕래할 수 없는 공간이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곳이야말로 철도 네트워크 제국을 만든 레일 창조자의 고향이다(물론, 이 레일 창조자의 고향 역시 이 새로운 우주 속의 한 공간, 한 행성이다.).
그 레일 창조자의 고향이 파괴되어졌으며, ‘철도 네트워크 제국’과 단절되었고, 감춰졌었다. 바로 ‘철도 네트워크 제국’의 신과 같은 존재들은 거대 인공지능 ‘가디언’들에 의해서. 심지어, 레일 창조자(역시 거대한 인공지능이다.)에게 바이러스를 심어 넣어 파괴하였던 것도 가디언이다. 자신들이 ‘철도 네트워크 제국’을 창조한 양 사람들을 현혹했으며, 자신들은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좋은 신인 것처럼 감춰왔던 이유가 있었다(물론, 대부분의 가디언은 좋은 존재다. 2편에서는 한(아니 둘인가? 쌍둥이 가디언이기에.) 가디언만이 파괴적이고 악한 가디언이며, 나머지는 자신들의 입장을 고려하며 묵인하고 침묵함으로 그 행위에 동참한다.).
레일 창조자를 죽인 건 두려움 때문이었지만, 레일 창조자의 업적을 비밀로 한 건 부끄러웠기 때문이야.(385쪽)
자신들에게 일어나지도 않을 상황을 미리 예단하고 두려워함으로 파괴와 폭력을 행하는 자들. 그리고 자신들의 과오가 드러날까 부끄러워 철저하게 거짓을 만들어내고 침묵한 자들. 이들이 소설 속 가디언들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모습일까? 어쩜, 소설 속 공간이 아닌 현실 속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함에 경계심을 품어본다.
아울러 SF 소설 속 주인공인 젠 스탈링과 노바의 사랑은 인간과 AI 로봇 간의 새로운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인간과 로봇이 사랑을 할 수 있음에 대해.
아무튼 이런 소설 속 세계가 재미나다. 아울러 그곳에서 모험을 펼치는 젠 스탈링과 노바, 그리고 트레노디 눈과 챈드니 한사의 관계 역시 재미를 선물하고. 이제 3권에서는 또 어떤 모험이 펼쳐지게 될까 기대된다. 3권이 나올 때까지 잠시 ‘K-게이트’의 문을 잠정폐쇄한다. 빨리 ‘K-게이트’의 문을 열고, ‘철도 네트워크 제국’으로의 모험을 떠나길 기다리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