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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데 오싹해 심해 생물
소니시 겐지 지음, 정인영 옮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감수 / 아울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충남 서천에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가면 관람을 시작하게 되는 처음 부근의 벽면에 이런 문구가 커다랗게 띄워져 있습니다.
지구 생물의 80%는 바다에 산다.
우리는 오직 1%만 알고 있다.
오늘 우린 우리가 만물의 영장이라 말하며 많은 착각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세상의 주인으로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양 말입니다. 하지만, 바다 속 수많은 생물들 가운데 우리가 알고 있는 건 1%밖에 불과하다는 고백이 우리를 겸허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미지의 바다에 대한 동경을 품게 만듭니다.
여기 그러한 미지의 바다를 살짝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 있습니다. 『귀여운데 오싹해, 심해 생물』이란 제목의 책입니다. 이 책은 심해에 살고 있는 생물들을 알려줍니다. 미지의 바다 중에서도 인류의 눈길을 거부하는 수수께끼의 영역 심해 속 생물들. 과연 그곳엔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을지 궁금함 가득 안고 책장을 펼쳐보게 됩니다.

책은 심해의 생물들 60여 종을 소개합니다. 모두 귀여운 그림과 함께 생물들이 소개되어지며, 어린이들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4컷 만화와 함께 각 생물의 특성에 대해 쉽게 알려줍니다.
참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신기한 생물들도 가득하고요. 무엇보다 환경에 적응하는 그 생명력에 경외감을 품게 됩니다. 심해 생물들은 대체로 몸에 물과 지방이 빽빽하게 차 있다고 합니다. 이는 수압을 견디기 위한 생존의 선택이자, 지혜입니다. 또한 심해 생물들은 많은 경우, 빨간색이나 투명한 몸, 검은 색 생물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들 색깔은 어두운 심해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색이라고 합니다. 일종의 보호색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생존을 위한 생명의 선택과 지혜에 경외감을 품게 됩니다.
초록아귀, 늑대덫아귀, 혹등아귀, 태평양블랙드래곤피시 등 몸에 미끼를 달고 있어, 이 미끼로 사냥을 하는 물고기들도 있어 신기합니다. ‘심해 새우’의 경우, 껍질을 벗는 탈피과정에서 암수가 거듭하여 바뀌기도 한다고 합니다. 암컷이 다음번 탈피에서는 수컷으로 바뀌고, 또 다음번 탈피에서는 암컷으로 바뀐다네요. 문득, 이러한 ‘심해 새우’는 성차별은 있을 수도 없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문어와 오징어의 종류가 너무나도 다양해서 놀랐답니다. 꼴뚜기보다도 더 작은 오징어 종류도 있었고, 관절이 있는 오징어도 있답니다. 다리가 7개인 “일곱다리 문어”도 만나게 되고요(사실은 8개랍니다. 하나의 다리는 생식기처럼 작용하는 다리인데, 이 다리는 평소에는 감추고 있어 일곱 다리로 보인다네요.). 해삼들도 참 다양하고요. 걷는 해삼, 헤엄치는 해삼, 춤추는 해삼 등 참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는 시간이 신기하면서도 재미납니다.
책을 읽으며, 심해 속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신비한 미지의 세계를 엿보는 흥분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며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품게 되고요. 그런 생명을 품고 있는 자연 앞에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되고요.
『귀여운데 오싹해, 심해 생물』, 심해의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고 알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