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른은 권력이다 - 2018 올해의 추리소설 ㅣ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김재희 외 지음,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청어람 / 2018년 7월
평점 :
한국추리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이 해마다 <올해의 추리소설> 단행본을 출간하는 줄 이제야 알았다. 궁금한 마음에 “2018 올해의 추리소설”을 찾아 손에 들었다. “2018 올해의 추리소설”은 『어른은 권력이다』란 제목이다. 책 속엔 한국추리작가협회 소속 12명의 추리소설작가들의 중단편이 실려 있다.
이번 작업에 참여한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작품을 통해 만난 적이 있는 작가들이 여럿 눈에 띄어 반가운 마음이 든다. 또한 개인적으론 새롭게 만나는 작가들도 있어, 마치 소개팅에 나가며 어떤 이성이 나올까 궁금해 하고 설레는 마음을 품는 것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작품을 읽어보기도 했다.
이렇게 여러 작가들이 함께 작품을 모아 출간하는 단행본을 읽을 때의 장점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각기 다른 색깔의 작품들을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마치 뷔페에 다양한 맛난 음식이 잔뜩 차려져 있어 이것저것 맛을 보며 즐기는 것과 같은 즐거움을 이 책 한 권으로 누릴 수 있다.
이 책엔 정말 다양한 시도들이 담겨 있다. 본격추리소설도 있고, 시대극 추리소설도 있으며, 서스펜스 미스터리도 있고, 학원물도 있으며, 가정폭력 등과 같은 메시지를 더한 사회소설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맛의 추리소설을 한 자리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책이 갖고 있는 커다란 장점이다.
반면 단점도 없지 않다. 어쩌면 단점이 아니라 장점일 수도 있다. 나에겐 말이다. 이는 나의 고약한 취미일 수도 있겠는데, 난 이렇게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실린 책을 읽을 때면, 각 작품을 비교해보며 순위를 매겨보게 된다는 점이다. 어쩌면 많은 독자들이 이런 재미를 즐기지 않을까? 아무튼 이것 역시 독자 입장인 나에겐 책이 주는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작품을 잉태해낸 작가들을 생각한다면, 가히 불순한 태도가 아닐까? 그렇기에 단점 아닌 단점이라 말할 수 있겠다.
12명의 작가들의 12편의 작품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내 마음을 홀리는 작품들도 만나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뭐지? 싶은 작품 역시 없진 않다. 그 내용이나 작품성을 떠나 ‘어? 이 소설을 추리소설이라 말할 수 있나?’ 싶은 소설도 없진 않았다. 물론, 이 역시 추리소설에 대한 나의 선입견이나 편견 내지 부족한 지식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책장을 덮으며 드는 생각은 추리소설을 배부를 만큼 한껏 읽었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는 건, 책에 실린 소설들이 대체로 내 마음을 홀렸다는 의미일 게다. 이제야 뒤늦게 <올해의 추리소설>을 알게 되어 읽었지만, 역순으로 한 권 한 권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다. 찾아보니, “2017 올해의 추리소설”은 『리벤지 바이 블러드』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얼른 찾아 읽어보련다. 아무래도 앞으로도 해마다 출간될 <올해의 추리소설>은 내 장바구니에 쏙쏙 들어가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