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아이 - 제25회 눈높이아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눈높이 고학년 문고
남찬숙 지음, 백두리 그림 / 대교북스주니어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남찬숙 작가의 장편동화 까칠한 아이는 제25회 눈높이아동문학상 장편동화 부분 대상 수상작입니다. 과연 제목처럼, 어떤 까칠한 아이를 만나게 될지 궁금함과 기대를 품고 책장을 펼쳐 봅니다.

 

동화의 화자는 고양이 별이입니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사춘기 소녀를 들여다보고, 고양이의 시선으로 까칠한 소녀를 대하는 부모님을 들여다봄으로 오늘 우리의 가정을 들여다보게 하는 동화입니다.

 

고양이 별이(물론 이 이름은 동화 마지막 장면에서 주어지지만 별이란 이름을 써봅니다.)는 다소 까칠한 고양이입니다. 어쩌면 이 까칠함은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별이의 성격에서 나온 건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까칠한 고양이 별이는 엄마 곁을 떠나 까칠한 아이가 있는 지현이네 집으로 오게 됩니다.

  

  

그리곤 그 가정을 관찰하며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까칠한 아이지현이는 어떻게 까칠한 아이가 되었는지. 지현이를 까칠한 아이로 내 모는 이들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통해 까칠한 아이가 있는 가정이 회복되어지며, 까칠함이 깨뜨려지게 되는 지를 말입니다.

 

아무래도 부모의 입장에서 동화를 읽으며, 반성을 해보게 됩니다. 나 역시 동화 속 부모처럼, 아이들을 비교하고 있진 않은지. 아이들의 있는 그대로가 아닌 내 기대를 투영하여 강요된 아이로 몰아세우고 있진 않은지 말입니다.

 

왜 꼭 언니처럼 잘해야 하는데?’

그렇지만 나는 나인 걸. 우리 엄마도 그랬단 말이야. 고양이들은 저마다 다 다른 거라고. 다르다고 해서 이상하거나 옳지 않은 건 아니라고 말이야.’(122)

 

부모의 기대와 요구를 강요함으로 아이를 까칠한 아이로 만들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해봅니다. 아이가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 아이가 잘하고, 그것을 하며 행복해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마음껏 응원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아이의 까칠함 이면에 무엇이 자리 잡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혜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이제 곧 사춘기에 접어들 딸아이 역시 까칠한 아이가 되고, 그 아이를 대하는 우리 역시 까칠한 부모가 되어 서로 소모적인 감정 대립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 이 동화 까칠한 아이를 함께 떠올리며 서로에게 한 걸음 선뜻 다가갈 수 있는 가정이 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봅니다.

 

고양이의 목소리, 고양이의 시선으로 살얼음 같은 가정의 모습을 들려주기에 더욱 힘이 있는 동화입니다.

 

아주머니는 마치 곧 싸움을 앞둔 병사처럼 결의에 가득 찼어요. 그런 아주머니의 태도가 정말 이상해 보였어요. 아주머니는 지현이를 싸워서 이겨야 할 상대로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왜요? 왜 그렇게 생각할까요? 아주머니랑 지현이는 엄마와 딸 사이잖아요. 굳이 그런 관계를 따지지 않아도 어른과 아이잖아요.(91-2)

 

아이들이 까칠해지고 튕겨나갈 때, 싸우지 않고 품을 수 있는 진짜 어른이 되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