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클래식 호러 3
세이비어 피로타 지음, 제이슨 주타 그림, 김선희 옮김, 워싱턴 어빙 / 조선북스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학창 시절 친구들이 모여 함께 잠을 잘 때면, 꼭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귀신 이야기, 괴담 등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객기가 넘치면 밤중에 공동묘지로 향하기도 하였고요. 공동묘지로 향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무서운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다들 객기를 부리며 용감한 척 하다가도, 바스락 거리는 작은 소리 하나에도 기겁을 하던 기억이 학창시절 한 페이지에 있습니다.

 

조선 Books 에서 출간되는 <클래식 호러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인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은 마치 그와 비슷한 내용입니다.

 

워싱턴 어빙의 원작 단편소설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을 세이비어 피로타란 분이 각색한 내용입니다. 단편소설이기에 각색되어 있긴 하지만, 원작의 분량과 그리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작을 읽어보진 못했기에 모르긴 하지만 말입니다.

   

 

작고 조용한 마을 슬리피 할로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마을의 유일한 학교 선생인 이카보트 크레인이 주인공입니다. 이카보트는 마을 유지인 부유한 농장주의 딸 카트리나를 사랑합니다. 카트리나와 결혼하여 부유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 희망을 꿈꾸는 다소 허황된 느낌의 청년이랍니다. 그런 이카보트에게 경쟁자가 있습니다. 남성미, 아니 야성미라고 말해야겠네요. 야성미가 넘쳐흐르는 청년 통뼈 브롬이 그 상대입니다. 브롬 역시 카트리나를 마음에 품고 있거든요. 머리에 든 것은 많지만 다소 비실비실한 청년 이키보트, 반대로 머리에 든 것은 없지만(정말 없을까요? 어째 브롬이 더 똑똑하단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튼튼한 몸을 가진 청년 브롬, 과연 둘 중 미녀를 차지하게 될 행운은 누구의 것일까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슬리피 할로우는 전설과 이야기가 가득한 곳입니다(어쩌면 당시 대부분의 삶의 터전은 이처럼 전설과 이야기로 가득했을지도 모르겠고요.). 그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이야기는 머리 없는 기수 이야기입니다. 머리 없이 말을 타고 다니는 유령의 이야기. 실제 봤다는 목격담이 넘쳐나는 유령 이야기. 과연 이야기는 사실일까요? 만약 어두운 산길에서 머리 없는 기수를 만나게 된다면 어떨까요?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은 바로 그런 으스스함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접하면서 주인공 이카보트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야기를 좋아하고, 노래를 사랑하는 예술가적 정서를 가진 청년입니다. 아울러 선생이라는 직업을 가진 당시대 대표적 지식인이죠. 그런 그는 비쩍 말랐지만, 먹을 것을 좋아하는 식탐이 있는 사내랍니다. 지식인이면서도 뭔가 생산적이고 건설적 미래를 꿈꾸기보다는 돈 많은 집 딸에게 장가들어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을 꿈꾸는 건강하지 못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식탐을 가진 탐욕적 인물, 어째 캐릭터로서는 대단히 매력적이란 생각이 드네요. 탐욕은 있으면서도 그 탐욕을 겁이 이겨내는 모습도 웃프고요. 이카보트를 떠올리며, 떠오른 캐릭터가 한 사람 있었답니다. 조금 차이가 있지만, <괴짜탐정 시리즈>의 주인공 자칭 명탐정인 유메미즈 기요시로 라는 캐릭터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무더위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여름날,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을 읽으며, 오싹한 전설과 이야기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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