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예뻐졌다 - 아내와 함께 나누는 詩
김하인 지음 / 지에이소프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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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인 작가는 소설가인줄만 알았다. 국화꽃 향기, 일곱 송이 수선화등 그의 소설들이 워낙 잘 알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가 초창기부터 소설가와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니 조금은 의외였지만,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그의 소설 속 서정성이 시적 아름다움과 일맥상통한 구석이 있으니 말이다.

 

김하인 작가의 아내가 예뻐졌다란 시집을 통해, 소설가 김하인이 아닌 시인 김하인을 만나는 색다른 즐거움을 누렸다. 시집치곤 수록 시가 상당히 많아 200페이지를 훌쩍 넘는 분량의 시집. 그 안에 담긴 대부분의 시는 아내를 향한 노래들이다.

 

시인의 시들을 감상하는 가운데, 마치 내 얘기인 것 같아, 뭉클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괜스레 쑥스러워질 때도 있다. 때론, 내 부족함을 발견하며 자책해보기도 하고 말이다.

 

난 신혼 초엔 아내를 안해라 부르곤 했다. 이는 신혼 초 아내를 향한 다분히 아부성 짙은 발언이기도 했지만, 또 한 편으로는 나 스스로를 향한 다짐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여인을 안에 있는 해처럼 위하고 대접하며, 바라보겠다는 다짐 말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안해는 아내의 말을 외면하는 안 해!’가 되어버린 건 아닌지 반성해 본다.

 

수록된 시들 가운데는 어머니를 향한 시, 일상 속에서의 단상들도 제법 되지만, 대다수는 아내를 향한 사모곡이다. 물론, 이 가운데는 시인의 유머가 담긴 시들도 있고, 시인의 나이 듦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시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 아내를 향한 시인의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어느 시들은 낯이 붉어질 만큼 민망한 고백들도 제법 되지만, 이런 고백을 통해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긍정적 효과 역시 적지 않다. 나 역시 내 모든 시간이 아내를 향해 흐르길 소망한다. 언제나 함께 하기에 웬수와 같이 느껴지는 관계가 아닌 언제나 함께 하기에 더욱 서로에게서 그리움이 태어나는 관계이길 소망한다. 시인의 시들 가운데 몇몇 시들은 아내를 향한 내 다짐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내 삶의 내비게이션은 당신이다. / 내 마음도 몸도 너만을 향한다. / 내 기쁨과 즐거움은 반드시 저만을 향하고 / 네게만 도착한다. / 나는 내 세상이 아닌 너의 세상에서 산다. / 그렇기에 공기도 나무도 풀도 꽃도 너만을 가리킨다. // 내 삶의 종착지는 너다.

<내비게이션> 전문

 

언제나 목적지가 상대인 관계, 참 멋스러우면서, 한편으론 당연하단 생각도 해본다. 언제나 내 종착지는 가족이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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