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六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에드워드 호퍼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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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말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

 

시화집 뒤표지에 적혀 있는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시리즈>를 설명해주는 문장이다. 시리즈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시리즈는 1년 열두 달 전12권으로 기획된 시화집이다. 시와 그림이 함께 실려 있다. 1365, 하루에 시 한편 씩 묵상할 수 있도록 365+1편의 시(366일인 해도 있으니 말이다.)500여 점의 명화가 함께 실려 있다.

 

열두 달 가운데 여름으로 진입하게 되는 6월의 시화집 제목은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이다. 6월의 명화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 45편이 실려 있다. 시는 윤동주 시인을 비롯한 18명의 시인들 시가 실려 있다.

 

시인이란 슬픈 천명”(윤동주, <쉽게 쓰여진 시>에서)을 걸어갔던 시인들 18명의 각기 다른 느낌의 시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여러 명의 시인들의 시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 실제 시기와 연관성이 있는 시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 하루에 한 편씩 시를 감상할 수 있으며, 명화 역시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 게다가 손에 쏙 들어갈 만큼 조그마한 사이즈의 시집이라는 점. 등 이 시집의 매력은 많다.

 

같은 계절에 대한 시이기에 서로 다른 시인들이 동일한 소재로 노래하는 각기 다른 시들을 만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번 6월에서는 개똥벌레(반딧불이)가 그렇다. 어느 시인에겐 멀리계신 님의 마음이 반딧불 되어 오는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하고(노자영, <여름밤의 풍경>에서), 어느 시인에겐 반딧불이의 모습이 어둠을 꿰매는 양 / 꽁무니에 등불을 켜 놓고 달고 다니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윤곤강, <개똥벌레>에서). 또 어느 시인에겐 부서진 달조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믐달 반디불은 / 부서진 달조각, // 가자 가자 가자 / 숲으로 가자 / 달조각을 주으러 / 숲으로 가자.(윤동주, <반디불> 일부)

 

올 여름엔 아이들과 무주로 부서진 달조각한 조각 주우러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그곳에서 서로 다르게 반딧불이를 묘사한 시들을 읽어준다면 얼마나 감성 풍성한 여행이 될까 하는 설렘도 가져본다.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시리즈> 다음 달들의 시와 명화들은 어떤 것들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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