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아이들의 선생님 - 로렌초 밀라니 신부님 이야기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1
파브리치오 실레이 지음, 시모네 마씨 그림, 유지연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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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뜨겁게 하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파브리치오 실레이 라는 작가의 그림책, 가난한 아이들의 선생님이 그것입니다. 이 책은 로렌초 밀라니 신부님 이야기입니다. 로렌초 밀라니 신부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는데, 이분은 한 오지 마을(바르비아나 교구에 속한 마을로 전기와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마을)에서 학생들을 모아 야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가르친 신부님이라고 합니다. 이분은 군대 징집 거부를 옹호했다는 이유로 로마에서 재판에 넘겨졌으나 1966년 무죄판결을 받았고. 다시 국가의 항소로 인해 최종적으로 유죄가 선고되었지만, 이미 그 전해인 196762644세의 젊은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신부님입니다.

  

  

1967년 학생들과 함께 선생님에게 보내는 편지를 출간하여 불평등한 교육제도를 고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2017620, 프란치스코 교황은 피렌체 교구의 바르비아나 본당을 방문해, 로렌초 밀라니 신부의 묘소에서 기도했는데, 이는 로렌초 밀라니 신부를 사실상 복권하는 조치였다고 합니다.

 

바르비아나 교구의 학교 벽에는 내 일이다 I CARE’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고 합니다. 이는 파시즘 치하에서 정치와 교회의 분리를 내세우며 내 일이 아니다 Me ne frego’라는 말로 정치사회적 불평등을 외면했던 보수적인 사제들의 태도에 맞서, 사회적 불평등에 저항하는 의미를 담은 문구라 합니다.

 

이러한 설명들만으로도 가슴이 어쩐지 뜨거워집니다. 우린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회의 불평등을 외면하며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애써 외면하고, 애써 모른 척 살아왔는지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림책 속의 모든 그림은 흑백입니다. 아마도 판화로 찍은 느낌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더욱 단단한 느낌을 줍니다. 어쩐지 불의와 불평등을 조장하는 세상을 향해 삶으로 항거한 로렌초 밀라니 신부님의 굳건한 모습, 그리고 무지와 굴종을 강요받으며 살아야만 했던 아이들이 깨어나고자 하는 굳은 의지적 결단을 느끼게 해주는 그림들입니다.

 

마지막 문장, “빛이 어둠보다 좋구나.”는 전기를 넣어주길 거부하는 부자 지주들에 맞서 결국 전기를 얻게 된 가정에서의 고백만이 아닌, 세상에서 불평등을 조장하며 불의를 일삼는 어둠의 세력들을 향해, 항거하는 신부님과 아이들과 같은 의 사람들을 향한 고백처럼 느껴집니다. 자신이 가진 힘으로 약자를 신음하게 만드는 수많은 어둠에 맞서는 빛의 세력들 말입니다. 책은 진짜 교육자, 진짜 종교인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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