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추리 조선사 -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서 사도세자의 뒤주까지, 가정과 추론으로 재구성한 조선 이야기
김종성 지음 / 인문서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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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지만,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는 말은 참 유명하다. 역사란 이미 흘러가버린 결과물이다. 이미 발생해버린 사실들이다. 되돌릴 수 없는. 그러니 만약이란 가정을 한다 할지라도 쓸모없단 말이겠다. 그런데, 정말 쓸모없을까? 그럴 리가 없다.

 

우리가 역사를 살피는 이유는 뭔가? 이미 역사는 지나가 버린 과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과거를 들여다보는 이유는 과거의 거울을 통해, 현재를 들여다보며,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함일 것이다.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과거를 위해서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라면, 마땅히 만약이란 가정으로 역사를 접근하는 것은 무의미한 작업이 아닌, 의미 있는 작업임에 분명하다. ‘만약을 가정함으로 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상정하고, 더 다양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경우의 수를 우리가 알게 되고, 갖게 된다면, 그건 오늘과 내일을 비출 거울이 더 다양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만약이란 상황을 상정하기 위해 당시의 상황을 더욱 냉철하게 진단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하니 이 역시 의미 있는 작업이겠다.

 

여기 이런 작업으로 조선사를 접근한 책이 있다. 역사 추리 조선사제목의 책으로 2012년에 나온 조선을 바꾼 반전의 역사의 개정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부터 시작하여, 조선의 멸망까지 500여년에 걸친 조선사를 대표적 사건들(아니 대표적 질문이라고 해야 맞다. ‘만약에 이랬다면?’이란 질문.)을 연대기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면, 조선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대략적으로 훑게 된다.

 

만약에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정몽주가 살았더라면? 만약 신숙주가 단종 편에 섰더라면? 만약 수양대군이 단종을 죽이지 않고 좋은 숙부로 남았더라면? 이런 다양한 만약의 질문들을 통해 저자는 역사를 진단한다. 언제나 좋은 질문은 좋은 답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다양한 만약의 가정을 통해 저자는 당시의 역사적 상황, 배경, 힘의 역학관계 등을 진단해준다. , 책은 질문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를 제대로 알게 해준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을 뒤집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될 때는 지적 호기심이 채워지는 묘한 쾌감도 있다. 아울러 만약이란 가정이 도리어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는 이점도 있음을 느끼게 된다. 책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설명을 참 쉽게 잘 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전혀 어렵지 않게 잘 설명하는 것, 그것이 진짜 실력이다. 아무래도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여러 질문들 가운데 특히 재미난 것은 제일 마지막 질문인 칭다오맥주가 안 나왔다면?”이다. 이 질문이 조선의 역사, 그것도 조선 멸망의 역사와 어떤 연관이 있기에? 그런데, 절묘하다. 정말 칭다오맥주가 없었다면, 아니 칭다오맥주를 만든 이들이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분명, 조선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을 생각할 때, 묘한 느낌이다.

 

이 책을 통해 분명히 알게 된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 하지만, 역사에 만약을 가정하는 것은 대단히 유익한 작업이다.”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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