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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점달이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84
유타루 지음, 이명애 그림 / 시공주니어 / 2018년 1월
평점 :
유타루 작가의 신작 동화 『반점달이』는 멧돼지 아빠와 집돼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반점달이’의 이야기입니다. 자연동화입니다.
동화는 아빠와 엄마가 만나는 장면부터 시작됩니다. 눈 덮인 추운 겨울 먹을 것을 찾아 산 아래 외딴 집에 찾아온 멧돼지는 그곳에서 집돼지를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 놓인 먹이에 독이 있음을 집돼지가 알려주면서 둘 사이에는 사랑이 움트기 시작합니다. 사랑의 힘으로 결국 집돼지는 멧돼지를 따라 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 생각을 했어. 사람들 먹거리로 끝난다는 걸 알고 난 다음부터. 하지만 그곳을 떠나지 못했어. 그랬는데, 오늘 왜 갑자기 용기가 났을까?(32쪽)”
이렇게 해서 둘 사이에 태어난 새끼 돼지를 그들은 ‘반점달이’라 부릅니다. 반점달이는 아빠에게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배우며 성장합니다.

하지만, 인간이 놓은 덫에 걸려 붙잡히게 되고, 특이한 외모 덕에 동물원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반점달이는 수컷 사자와 암컷 호랑이 사이에서 태어난 라이거, 그리고 수컷 말과 암컷 당나귀 사이에서 태어난 버새를 만나게 됩니다. 라이거는 자신도 반쪽짜리면서 반점달이에게 ‘반쪽짜리’라 부르며 조롱합니다.
이런 조롱 가운데 반점달이는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고, 함께 살던 숲을 그리워합니다. 무엇보다 자유를 그리워하죠. 그리곤 탈출을 꿈꿉니다. 과연 반점달이는 숲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멧돼지도, 집돼지도 아닌 반쪽짜리인 반점달이를 누군가는 ‘반쪽짜리’라 조롱합니다. 하지만, 반점달이는 자신의 모습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습니다. 동물원에서 자신을 조롱하는 라이거에게 반점달이는 이렇게 당당하게 말합니다.
“내 생각은 이래요. 우리는 섞인 게 아니라 반반씩 닮은 거예요.”(119쪽)
“우리는 절대로 이상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특별하다고요. 아주 특별한 거라고요. 힘들고 괴로워도 우리 둘 다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나를 나라고 할 때 진짜 나인 것 같아요”(142쪽)
참 멋진 모습입니다. 동화는 이처럼 혼종동물을 통해 오히려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이야기합니다. 여전히 이 땅에는 외모로 누군가를 조롱거리로 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특별함으로 여길 수 있는 반점달이의 모습, 이 당당함, 이 특별함, 이 자긍심이 우리 모두의 것이 되면 좋겠습니다.
동화 속 동물원에 갇힌 반점달이를 위해 한 꼬마가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 꼬마는 숲속에서 반점달이를 만나 친구가 되었었거든요. 반점달이는 돌아갈 곳이 없어 동물원에서 보내야만 하는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을 소년은 압니다. 그래서 이렇게 외칩니다.
“내 친구를 원래 있던 숲으로 돌려보내 주세요!”(129쪽)

이처럼 작가는 소년의 입을 통해, 오늘날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을 위한 외침을 터뜨립니다. 물론,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을 모두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놓을 수는 없습니다. 아울러 동물원이 모두 동물권을 유린하는 감옥 인 것만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는 동물이 많은 것 역시 사실입니다.
자연 속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생명이라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 자연의 품에 안겨줘야 합니다. 아울러 그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게 해줌으로 동물들도, 구경하는 사람들도 모두 행복할 수 있다면 좋겠고요.
배부른 삶을 버리고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험 역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반점달이’의 자유를 찾는 모험, 그 정신이 오늘 우리 아이들의 생각 속에서 씨앗이 되어 자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