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하게 하는 힘 - 타인의 생각을 조종하는 생각의 기술
후루무다 지음, 노경아 옮김 / 비씽크(BeThin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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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기업을 창업한 창업자이자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기도 한 저자에 의하면 누구나 쉽게 일상에서 착각을 하고 산다고 한다. 그것을 '사고 착각'이라 부르는데, 게다가 그 착각을 잘 활용하면 사람들의 나에대한 생각을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착각 자산' 이라고 까지 말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고 착각은 인지 편향을 이야기 하나, 그 말이 어려울 수 있는 독자를 위해 사고 착각이라고 부르고 있다.

한 가지가 뛰어나면 그 사람의 다른 면도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하는 착각은 사고 착각에 해당한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의 테러대책에 대해서 지지율이 올라가자, 전과 다를 바 없는 경제대책에 대한 지지율도 함께 상승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사실 우리주변에 널려있다.

 

인터넷에 평범한 사람들의 글보면 '제 생각에는~' 이라는 말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생각은 대부분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보편적인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들이다.

 

집단의 문화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현상이 심한 것 같다. 생각이 보편적인 방식과 많이 다르면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보편적인 생각을 마치 자기가 심각하게 고민해서 내린 자기 생각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오죽하면 아닌 경우도 있다는 말을 따로 해야 할까? 세상의 모든 현상이 다른 것도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서 생략을 한 것인데, 꼭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동남아는 비가 자주 내린다' 라는 말에 '비 안오는 날도 많아요' 라는 말은 너무 당연해서 할 필요가 없는 말인데 그걸 지적하면서 마치 자신이 숨겨진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처럼 군다. 그런 지적은 대부분 글의 주제와 상관도 없다. 이런 현상도 사고 착각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참 쉽게 구성이 되어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다.

그림과 함께 짧은 분량의 글이 여러단락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림이 첨부되어 있기 때문에 추상적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이런 형식은 일본의 서적에서 주로 많이 보인다. 가볍고 부담 없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고, 다 읽었다는 성취감을 쉽게 느낄 수 있어서 인기인것 같다. 일본 사람들이 독서를 많이 한다고 알려져있는데, 번역된 베스트 셀러들을 보면 거의 이런 형식이다. 독서 강국이라는 것은 어쩌면 읽기 쉬운 책이 많아서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책들의 단점은 깊이가 깊지 않다는 것이다. 흥미가 가는 부분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도 언급이 없기 때문에 따로 찾아봐야 한다. 심한 경우는 내가 책을 읽은 것인지 목차를 읽은 것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미국으로 제유되는 서구권 서적들과 상반되는 점이다. 서구권 서적들은 근거와 증명, 출처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세해서 좋지만, 이런 부분이 꼭 필요할까 싶은 사족들도 많다. 한국의 서적은 그 중간쯤에 걸쳐 있는데, 일본 쪽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다.

 

이 책도 일본 서적의 특성을 따르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심리 기법들을 소개하려면 생략은 필수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사고 착각'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 하기 때문에 그저 개요에 그친 것만은 아니다. 또 독특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도 간다. 다만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참고 서적이나 근거등을 언급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사고 착각이 있다. 그걸 다 짚어내기란 불가능 하다. 그러니 어느 정도 사고 착각 안에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한국의 사고 착각도 타국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명문대학을 졸업한 고스펙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똑똑하다' 거나 '머리가 좋다' 라는 한 마디로 생각한다. 그 사람이 모든 면에 뛰어날 수 없는데도 그 사람의 전문 분야와 관련 없는 분야도 으례 잘 알거라고 생각해 버린다. 관련도 없는 분야에도 그 후광효과는 통한다. 장동건이 추천한 책 이라는 문구로 판매 홍보를 했던 책처럼. 사실 장동건은 배우이지 책하고는 아무 연관성이 없지만, 유명인이 추천했다 하므로 책이 좋아보이는 것이고 그걸 기획이든 우연이든 잘 이용한 출판사의 홍보 전략이 어느정도 성공적이었다.

이런 속임수와도 같은 기술을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이유가 뭘까? 남을 이용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걸까?

장사꾼의 말솜씨에 속아 원하지 않는 물건을 좋은 것이라고 필요한 것이라고 착각을 해서 구매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그 장사꾼이라면 다른 장사꾼의 비슷한 영업술수에 넘어갈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이점을 들어 이런 기술을 알아야 되는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알아야지 당하지 않는 세상이 되버린 것이다. 장사꾼 뿐만 아니라 대기업이고 소기업이고 모두 어느정도의 과대 광고와 기법으로 고객을 현혹시키고 있다.

 

저자의 주장에 매우 동의를 한다. 비슷한 일화를 직접 겪었기 때문이다. 원체 귀가 얇고 거절을 잘 못해 크고 작은 돈을 많이 떼어먹히고, 필요없는 물건을 사기도 했던 내가 우연한 계기로 영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걸 꾸준히 하다보니 전혀 다른 분야라 해도 판매원의 말이 교묘한 영업적 기법인지 아닌지 저절로 보이기 시작했다. 고객을 위하는 것인지 자신의 이득만을 생각한 압박인지 어느정도 구분이 갔다. 교묘한 기법은 수법을 알면서도 혹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좀처럼 당하지 않고 있다.

 

직장에서도 무능한 상사가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 그를 유능하다고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묵묵히 일하는 진짜 유능한 사람은 가려져 보이지도 않는다. 실력보다 정치력이 우선인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엄청난 노력으로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사람들은 그저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학습법에 대한 강의를 하면 엄청난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누가 정말 좋은 학습방법을 발견했다해도 그 사람이 나온 대학이 명문대가 아니면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 공부법이 얼마나 기발한지, 심리적 연구에 기반한 것인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보다는 말한 사람이 누군가가 더 중요한게 되는 것이다. 학력이 후광효과를 일으킨 것 때문에 무엇을 해도 성공할 확률이 늘어난 것이다. 나는 명문대를 졸업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력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고 실제 만난 사람에게 학력을 물어보거나 따지지는 않지만, 이 책의 지적대로 그건 착각이다. 책을 읽을 때는 꼭 그 사람의 경력을 보는 버릇이 있다. 전문가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팩트 폭행이라는 말처럼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으려 드는 점을 파고드는 책이었다. 어떤 지루한 작업을 사람들의 집단에게 다음 좋은 평가를 내려달라고 하는 댓가로 각각 20달러와 1달러 씩을 줬다. 그 다음 실제로 작업이 재미있었는지 물었더니 1달러를 받은 사람들이 20달러를 받은 사람들보다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경향이 강했다고 한다. 보수가 많으면 지루한 일도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보수가 적으면 재미없는 일을 하면서 1달러를 받는 다는 사실을 견디기 싫어한다. 그런 인지 부조화가 일어날 때, 보수는 바꿀 수 없으나 재미있었다는 사실은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재미있었다고 생각해 버린다는 것이다.

못생긴 사람이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돈이 없는 사람이 돈 많은 사람들은 비겁하고 치사하게 돈을 모았다고 생각하듯이.

 

나 자신은 스스로 공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것도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의식의 작용은 나도 모르게 내 감정까지 조절한다고 하니 무서운 일이다. 이 책에 대한 편견도 있었다. 앞서 기술했듯이 일본 서적은 겉햝기식이라는 편견이다. 읽기 전엔 만화가 나오고 글씨가 많이 없으면 얕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름 주제에 충실하고 재미도 있고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글씨가 많고 설명이 많고 출처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 한다고 옳은 주장은 아닐 것이다. 내가 그 자료를 다 찾아볼 수도 없는데 그저 출처가 나와있으면 누군가는 검증을 할거야 그래 출처와 참고 서적이 많은 책이면 연구를 많이 했을 테니 좋은 책일거야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답도 아닌 것을.

 

재미있고 신선한 이야기들을 쉽게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읽으면서 궁금할법한 질문들을 저자가 셀프로 묻고 답하는 것도 좋았다. 이런 착각들을 알아차리는 것이 좀 더 스스로나 다른 사람을 알아차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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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만드는 N잡러의 사람을 모으는 기술 - 나는 한 달에 세 번 월급 받는다
최광미 지음 / 북스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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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 넘치는 사람, 돈이나 사업체를 물려받은 사람, 기운이 넘치는 사람, 스펙이 좋은 사람들의 스토리는 흥미를 끌지만 평범한 사람이 대부분인 현실세계에서 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나도 해냈는데 너는 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정말 성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지, 로또 당첨되는 확률처럼 운이 좋아서 성공을 한 것인지 정확하게 알길은 없다. 이미 해내고 나서 하는 결과론적인 스토리일지도 모른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고 변화가 없으면 떠오르는 생각들이다. 자기 자신이 무엇을 했나를 깊게 따지진 않는다. 뭐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도 한 것은 한 것이고 안하는 것보다야 나을 수 있겠지만. 저자도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고 그런 회의를 느껴봤던 평범한 사람이다.

 

평범한 직장인에 아이 엄마인 저자는 블로그 운영을 중심으로 N잡러가 되어 부수입을 올리고 있고 그 노하우를 이 책에 자세히 담았다. 블로그는 인스타나 유튜브에 대세 바톤을 내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소비하고 생산도 하는 매체이다.

나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요리나 전자제품 등을 살 때 블로그를 많이 이용한다. 사실 난 유튜브 중심의 영상리뷰를 싫어한다. 글씨가 더 좋다. 왜냐하면 내가 필요한 정보만 빨리 캐치하고 싶은데 유튜브는 영상의 특성상 그게 어렵다. 바로 핵심에 들어가지 않고 서론이 너무 길어 답답하다. 쥐고 있는 정보는 몇 개 안되면서 질질 끌어댄다. 별로 귀한 정보도 아닌것 같은데.

그래서 그냥 블로그 글을 보는게 훨씬 편하다. 대충 스크롤을 내려서 내가 필요한 부분만 캐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은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지 리뷰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가족형으로 구독하면서도 잘 안보게 된다. 영상보다는 글자가 편한 사람이다. 요즘엔 남의 글을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영상은 또 보기 좋아하는 것다. 하지만 난 적응이 잘 안된다.

각자 스타일에 따라 이럴 수 있으니 블로그는 수요가 있다. 물론 이런 스타일이 그걸 증명하는 지표란 얘긴 아니고 하나의 예일 뿐이다.


 

거창한 글쓰기 기법을 이야기 하는게 아닌 누구나 쉽게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올 수 있는 블로그 글쓰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블로그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활용하는 법, 노출이 더 많이 되는 법, 제목을 잘 짓는 노하우 등이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도 있었지만 모르는 것도 있었기에 노하우가 도움이 될 것 같다. 당연하게도 독자가 어디까지 아는지 저자는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친절하게 초보자도 할 수 있도록 써 놓았다.

 

또 생활속에서 내 직장을 다니고 내 일을 하면서 틈틈히 글을 쓰는 노하우를 이야기 한다.

나는 오래전 특정 카페의 특정 마니아 분야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글을 많이 쓴 적이 있는데, 그 카페에 나만의 글쓰기 공간을 마련해 주기도 했었다. 몇 백개의 글을 작성했었는데, 그걸 시간을 내서 따로 쓴게 아니라 출퇴근 지하철에서 주로 쓰곤 했다. 저장기능을 활용해서 핸드폰으로 틈틈히 쓰고 나면 하루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면 하루에 글 1개, 많으면 2개를 작성할 수 있었다. 집에가서까지 글을 쓴 적은 거의 없다.

 

글도 잘 쓰건 못쓰건 쓰다보면 늘게 되어있다. 내 경우에는 '잘 쓰는' 이라는 기준이 높은 편이라 내 스스로 글을 잘쓴다고 전혀 생각하진 않지만, '잘'을 빼고 '쓴다'만 놓고 보면 쉬웠다. 앞서 말한 카페에서 글쓰던 경험이 도움이 됐을 것이다. 뭐 멋드러진 단어와 문장으로 글을 쓰면 참 좋겠지만 때로는 무거움보다 가벼움이, 멋진 글보다는 평범한 글이 더 쓰임새가 있을 때도 있다. 무슨 전자제품 리뷰하는데 가치관이나 신념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듯이.

 

이렇듯 블로그의 장점은 작가와 독자의 수준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아서 친밀감이 들고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글쓰기의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조금 잘 쓰고 못 써봐야 진짜 전문 작가의 시선에서는 그저 초보자의 글쓰기일 뿐이니까. 책을 냈다고 해서 다 잘쓰는 작가도 아니고, 현역 작가도 글을 다 잘쓰진 않는다. 하물며 블로그 글이 잘쓰고 못쓰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핵심을 잘 설명했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이것은 글쓰기 실력이 아닌 꼼꼼함과 배려심, 공감능력이 더 중요하다. 블로그 글쓰기 같은 것은 내가 보기 편했던 글처럼 나도 쓰면 되는 것이니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같다. 그런 글쓰기에 대한 것을 이 책이 잘 설명해 놓은 것 같다.

좋았던 점은 실용적인 부분이다. 블로그로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을 듣기만 했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는 몰랐는데 그것을 짚어준다. 에드포스트, 체험단 노하우, 검색이 잘 되로록 하는 방법들을 설명해준다.

사교성도 중요하다. 오프라인의 사교성과는 다른, 교류하는 노하우도 들어있다. 블로그를 홍보해주는 업체의 매크로 같은 덧글이 아닌,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한 덧글은 정말 도움이 되고 서로 윈윈해줄 수 있는 블로그 이웃을 만들 수 있는 포인트라고 한다.

 

카카오 브런치라는 공간을 잘 알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쓸 수 있는, 독자와 작가의 경계선이 낮은 교류의 공간인 것 같다. 이곳은 광고수익 같은것이 발생하진 않지만 글쓰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출간제의가 들어오기도 하는 공간이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모를일이다.

다만 모두 브런치 작가가 되진 않는다고 한다. 내가 어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소개를 잘 써야 한다.

 

책을 내는 것은 국어국문학과난 영문학, 문예창작학과를 나온 작가만이 하는 행위인줄 알았는데 요즘은 평범한 사람도 글을 쓸 수 있는, 소비자와 창작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글쓰기가 인기인것 같다. 정통 문학의 글쓰기 등은 범접할 수 없는 경계선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글들은 사실 너무 어렵거나 복잡하면 읽기가 싫다. 때로는 쉬운 글이 잘 읽히고 편하다.

그래서인지 일본 작가들은 전문가들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쓴다. 우리나라도 그런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이 반대로 진입장벽이 낮은 쉬운 글을 쓰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바람직하다고는 못하겠다. 그러나 필요하다는 생각은 든다. 그런 것을 원하는 수요층이 많다면 그것이 주류가 될 수 있고 점점 그렇게 바뀌는 것 같다. 검증되지 않고 출처가 불분명한 글이 인기를 끄는 것이 우려되긴 한다. 적절한 타협점이 필요할 것 같다.

 

아무도 이 책에서 전문적인 작가가 되는 방법을 기대하지 않는다. 편하게 쓸 수 있는, 그리고 그것이 수익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노하우를 담고 있다.

수익보다는 재미로 시작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재미로 하다보면 수익이 되는 것이지 수익을 얻으려고 하다보면 오히려 더 지쳐버리지 않을까 싶다. 물론 독자야 수익을 바라고 이 책을 읽었을 것이고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새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보다는 이미 운영하고 있는데 좀 더 주목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제 마음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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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한 줄 알았지? - 작게 시작하는 사이드 프로젝트
안가연 지음 / 봄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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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코미디 빅리그를 드문 드문 보았는데, 자주 나오던 개그맨이 책을 냈다.

아는 개그맨이라서 책을 읽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컨셉을 보고 읽고 싶었는데 알고보니 코빅에 나오는 개그맨이었던 거다.

그래서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책을 보는게 처음이다. 읽을 책을 고를 때 주제나 작가로서의 전문성만 따지기 때문에 그동안 좋아하는 연예인이라고 해도 그들의 책은 볼 생각이 없었다. (이건 그냥 책을 선택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에 불과하다)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은 연예인이라서가 아니라 유행지난 시쳇말로 '투잡' 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안가연은 유튜버, 에세이 작가, 웹툰작가로서 다양한, 요즘 시쳇말로 부캐(게임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캐릭터 외의 캐릭터를 의미함)활동을 하고 있다.

 

 

보통 하나의 직업으로 일하다가 돈을 더 벌고 싶어서 투잡을 뛰는 형태로서 부캐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되기 때문에 하는, 돈이나 커리어 때문에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삶이 재미가 없다. 경쟁을 목표로 하던 학창시절은 끝나서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었지만, 학창시절에 비해 가시적이지 못하다.

사람은 어떤 생물보다 목표지향적이기 때문에 그저 생계를 위해서만 일하다 보면 삶이 뭔가 허전하다. 적당히 의욕이 솟는 목표를 정해야 한다.

허전함이 심하면 우울증까지 찾아온다. 정신없이 공부하고 졸업하고 남자들은 군대도 다녀 오고 취업하고 돈벌고 살집을 마련하고 결혼하고 하다가 정신차려 보면 나이만 들어있고 그제서야 허무함이 밀려온다. 그래서 서른살의, 마흔살의 사춘기가 열병처럼 찾아오는 것이다.

그제서야 어릴때는 정작 자의든 타이든 별로 생각하지 않았던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을 것이고 나역시 그렇다. 하지만 지금 다니는 직장이 싫더라도 쉽게 그만 두거나 할 수가 없는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부캐'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계발이라든지 투잡이라든지 거창한 말이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온다면, 부캐라는 부담없는 말로 마치 취미를 즐기듯이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 생각이 이 책을 읽고 싶게 했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사실 코빅에서 저자는 큰 역할은 맞지 않았지만, 선해보이는 눈매에 작은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릴적 너무 겁이 많아 새로운 음식이나 각종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는 것을 꺼려했다고 한다.

모든 대학에 떨어졌지만 실망하지 않았고, 극단에 합격했지만 5년 동안 개그맨 데뷔를 하지 못했고, 전두 탈모에 걸리고 힘들었지만 웹툰 작가를 데뷔하고 첫 에세이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두 번째 책인 이 에세이를 출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많은 실패를 겪고 나니 실패라는게 생각보다 무서운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고 한다. 그런 역경들이 현재의 부캐들에 도전하는데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웹툰 같은 경우에도 티비에 나오는 개그맨이라서 연재가 된 것이 아니고, 어릴적 꿈이었던 만화가에 대한 도전으로, 도전 만화에 꾸준히 연재를 해서 당당히 실력으로 연재 제의를 받게된 것이다.

 

 

N잡러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되고, 코로나 시대에 N잡러의 성공이야기가 눈에 들어오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돈을 더 벌것이 없나 생각할 것이다. 사실 나도 하던 일이 수입이 괜찮았지만 너무 하기 싫어서 다른 일을 찾아보던 중 이 책에 관심을 가진것도 사실이다. 저자도 사람들의 그런 수요를 모를리가 없을테지만, 자신은 그렇게 접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이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요, 재미라고 생각하면 그저 취미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 와닿는다.

 

이 책을 통해 ASMR 이라는, 몰랐던 장르를 알게 되었는데, 유튜브 등에서 요즘 유행한다고 한다. 유튜브를 거의 시청하지 않는 나로서는 요즘에 많이 뒤쳐지는 것 같다. 때론 뒤쳐지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학생 때도 그렇게 유행을 쫓아다닌 적이 별로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하면 나도 관심을 가져보긴 하지만 몇 번 보고 맞지 않는다 싶으면 관심을 끈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저자도 마찬가지로 관심사가 많다. 그래서 이것저것 도전을 어설프게 해본다고 한다.

'어설프면 어때?' 이 말이 와닿은 것이 나도 여기 저기 관심을 가지지만 돈이 안되거나 잘해낼거 같지 않으면 금방 포기하는 성향이 있다. 너무 이것저것 따지다가 해보지도 못한 것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시간을 낭비하고 쓸데 없는 일을 했다는 두려움이 나를 막아온 것 같다.

지금까지 에세이는 거의 읽은 적이 없었다.

사실 이 책도 에세이라서 읽은게 아니라 여러가지 일을 하는 저자의 모습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책을 읽을 때 무언가 배우거나 습득해야 한다는 관념이 조금 있는 편인데, 재미로 책을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다. 소설을 가끔 읽긴 했지만 재미로 읽은 것이거나 문학을 읽음으로서 무엇인가 배울게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읽은 것이다. 그리고 재미라면 만화가 더 재미있었고.

 

아직도 책을 재미로 읽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아직 책보다는 넷플릭스가 재미있다. 정말 재미로 읽었던 책은 어릴 적 읽었던 어린이 세계문학전집의 톰소여의 모험, 서유기 등이었고, 좀 커서는 10권짜리 김구용 삼국지 정도 뿐이었다.

 

에세이는 별로 얻을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으려고 생각도 안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에세이도 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통 문학처럼 장벽이 높거나 심오한 주제나 상징, 메타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계발서처럼 다짐을 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장르 소설이나 인터넷 소설처럼 그저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지도 않는다. 전문 서적처럼 머리를 싸멜필요도 없고 그저 새로 사귄 친구와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고 부담도 없다. 다른 에세이는 짧은 글 외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런게 친근한 에세이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N잡을 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게 포인트다. 돈을 벌려고 시작을 하면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실망하고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취미라면?

당장 성과가 없더라도 재미있어서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면 꾸준히 할 수 있다. 큰 기대를 접고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면 실패를 한다 해도 즐거웠던 과정이 남는 것이고, 기대를 안했는데 일이 잘된다면 기대이상의 성과가 나와서 좋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마음가짐인 것이다.

 

저자는 비교적 평범한 사람이다. 특출나게 뛰어나지는 않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도 말한다. 그러면 어떤가? 사실 우리는 대부분이 다 그렇다. 모든 사람은 다른 생명체보다 뛰어난 편이고, 모든 사람은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에 비해 평범한 편이다. 

저자는 느리지만 꾸준하고 겁이 많지만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가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비교우위적 강박을 버리고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해보면 어떨까? 현실적으로 본캐로 그럴 수는 없기 때문에 틈틈히 부캐로 부담없이 해보는 것이다. 본캐가 아니기에 느려터지고 더딜것이다.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목적 자체가 주는 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한다면 그것만으로 이득이다.

사람은 목표지향적인 동물이다. 여행은 계획할때가 가장 좋다고들 하지만 난 여행중일때가 제일 좋다. 여행이 끝나면 목적도 끝나고 허무함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러면 또 다음 여행을 기다린다. 이런 과정 자체가 즐거운 것이다. 부캐도 그런식으로 하지 말란 법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제 마음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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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은 20년 전만 해도 일제가 최고였다. 용산 전자상가를 들락거리며 정식 수입되지도 않은 일제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꽤 많았으나 지금은 아무도 일제 전자제품을 사려들지 않는다. 음향기기나 카메라, 그리고 게임기 외에는 거의 없다. 스마트폰은 차라리 중국산이 더 잘팔릴 정도로 형편없는 디자인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전자제품. 대중가요는 또 어떤가. 아무로 나미에의 앨범과 비디오를 팔던 종로3가의 모습은 잊혀진지 오래다.

 

그러나 우리가 일본을 여러분야에서 많이 따라잡기는 했지만, 아직 그렇지 못한 것도 많이 있다. 과학계가 그러한데 일본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줄줄히 수상하는 동안 우리는 황우석 박사의 가짜 줄기 세포 논란만 유명해졌다. 물론 내가 과학계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공계 경시 풍조와 일본의 유명 과학자들의 가시적인 연구 성과만 봐도 그래 보인다. 과학계 비슷한 곳에서 일하는 지인의 말도 있고 해서 아직도 그렇게 느껴진다.

 

이 책은 노벨상 수상자의 공동 연구자이자 저명한 생명과학자인 요시모리 다모쓰가 바이오가 생명과학에 대해 쓴 책이다. 진시황이 그토록 애타게 찾아다녔던 불로초의 현실판 연구라고도 할 수 있을 세포연구는 인간의 수명연장과 노화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다. 60세면 환갑잔치 70이 넘으면 장수했다고 칠순잔치를 하던 시대는 지나고 기대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다. 얼굴만 봐서는 정확한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젊어보이는 사람들. 가수 김원준의 경악할 정도의 젋은 얼굴은 인간이 장수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닐까 싶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생명과학의 교양적 지식을 쌓도록 도와주며 우리가 궁금해할만한 재미있는 세포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어 할 것이고 나도 또한 그렇다. 그런 문구에 현혹되어 이 책을 읽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삶에도 도움이 될것 같은 과학적 사고를 익히는 방법과 세포를 이해하도록 쉽게 설명하는 부분, - 물론 설명을 쉽게 했다고 해서 내가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 세포가 살아있고 배양과 분열을 하며 어떻게 늘어나는가 하는 것에 대한 이해는 할 수 있다. 세포중에서 가장 골칫거리인 암세포는 분열과 증식을 무한대로 늘려서 사람을 죽게 만들 수도 있는 세포이다. 백신이나 치료약을 만들 때도 세포 실험을 하고 동물 실험, 그다음에 인간에게 실험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코로나 백신 물질이 발견이 되어도 바로 적용할 수 없는 것이 이런 이유인데, 빠른 보급을 위해 백신을 개발했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하니 걱정이다. 이렇듯 세포 배양은 의학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세포에 들어있는 유전자 세트를 게놈이라고 하는데, 생명의 설계도로서 기술적으로 인간을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윤리적인 논란으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하니, 영화에서 나오는 복제인간이 그저 영화속 이야기 만은 아닌 것이다.

 

그런 세포가 이상해지면 병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세포를 이해하면 병도 이해할 구 있다.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작동하는 것이 세포이고 어떤 특정한 패턴으로 달라지는 것으로 병이 걸리게 된다.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입해 세포내에서 자신의 단백질을 만든다고 한다. 그렇게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서 자신의 세력을 늘리게 되고 숙주가 죽으면 같이 죽는다. 바이러스는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숙주에 대한 독성을 서서히 잃어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코로나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초기의 우려와는 달리 세계적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으며, 계속 진행중이다.

 

자가 포식을 뜻하는 오토파지는 세포 분해요소와 결합하여 내용물을 분해하고 분해하는 과정으로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과잉 작동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노화가 더 빨라지거나 질병이 생길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자연히 몸이 아파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닌가보다.

오토파지는 세포 내의 유해물을 제거하고 세균을 공격한다. 바이러스는 이것을 방해하지만, 반대로 오토파지가 바이러스를 공격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려면 오토파지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간헐적 단식이 유행을 하고 있는데 이런 오토파지가 활성화 되는 것은 외부로부터 영양분 공급을 끊을 때이다. 그렇지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저 탄수화물 식단을 권하고 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은 다이어트는 물론 건강에도 매우 좋다고 한다. 소식하는 것이 참 어렵지만 장수의 비결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생명 과학 연구는 앞으로 인간 생명의 비밀을 더 밝혀낼 것으로 예상 된다. 그런 연구에 일본의 생명과학은 상당히 선진적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라는 감정적 문제가 거슬리기도 하지만 어쨌든 인류 모두를 위한 것이니 그것을 넘어서 생각할 문제이다. 오토파지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오스미 교수의 영향인지 일본은 아직까지 이 분야의 세계적 선두주자라고 한다. 그런 부분은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제품으로 일본을 이겼듯이 과학에서도 언젠가 우리나라가 일본을 크게 앞서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생명과학에 대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질 수 있는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왠만한 건강서적보다 더 나은 건강지식도 들려주는 이 과학 서적은 상당히 재미있다. 쉽게 설명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어가 워낙 생소해 자세한 기억을 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재독을 해보고 싶게 만드는,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제 마음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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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권력은 세계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 - 믿음의 흥망성쇠로 이해하는 세계사
우야마 다쿠에이 지음, 안혜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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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페르시아의 철학자이기도한 조로 아스터는 이원론적 종교인 조로아스터교를 창시했는데, 유일신인 아후라 마즈다를 숭배하고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현대 그리스도교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예수가 일으키는 자연의 기적이나 동방박사 이야기는 원래 조로아스터의 신화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원형을 제시한 종교로서 굉장히 큰 세력을 가진 종교였으나, 이슬람교에 밀려 세력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15만명의 신자를 보유하고 있어서 현재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다. 니체의 유명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가 바로 조로아스터의 현대식 발음이라고 한다. 물론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름만 빌려온 수준이라 조로아스터 교와 큰 관련이 없다고 한다.

 

이렇듯 종교는 교리가 옳거나 뜻이 깊어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승자의 종교가 살아남는 것이다. 기독교나 이슬람교의 역사를 보면 그렇다.

교회에 다니면서도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차이도 모르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두 종교의 차이를 알 것이다. 유대교는 현재 세계 3대 종교로 세력이 커버린 크리스찬과는 다르다. 다신교였던 로마를 천주교로 통합한 것은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는 것은 아무도 부정못할 것이다. 실제로 하나의 로마로 통치하는데 큰 효과를 거두었고, 로마 덕분에? 세력이 아주 작았던 그리스도교는 주류 종교로 급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신교라는 특성이 다른 종교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거대국가를 이끌어가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렇듯 강대국의 역사 이면에는 종교가 있다. 중국의 유교도 중화사상과 결합시켜서 중국을 이끌어 왔고 현재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명분 만들기에 중화사상적 유교가 있다. 중국이 티베트불교에 탄압을 가하고 있는 이유도 그것이다.

일본도 일개 평범한 인간일 뿐인 천왕을 신격화 시켜 그것을 매개로 동북아공정에 열을 올렸던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종교는 공작과 지배의 도구이며, 통치자의 지배를 위한 편리한 도구이다. 이 책에서는 각 종교의 역사적 공방과 지정학적 전개를 살펴보면서 종교의 본질(특히 일신고)은 어디까지나 교묘한 속임수와 강탈의 패권 역학으로 가득하다는 점을 폭로하고자 한다. '종교는 구원' 이라는 기존의 성선설에서 벗어나야 한다. 종교에 내재된 훙악성을 직시 할 때, 비로소 대외적인 종교 패권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 -17p 중-

 

 

나는 개인적으로 기독교 환경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 할머니 더 윗대부터 그랬단다. 대형교회 목사인 친척도 있고 중 소형 교회의 친척은 더 많다. 부모님 양가 모두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라 제사지내는 방법도 모른다. 나도 자연스럽게 종교를 접하고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현재는 무신론을 선택했다. 아직도 가족들은 기독교이지만 나의 신념은 굳건하다. 내 자유의지로 믿은 종교도 아니고 태어날 때부터 당연시 하면서 지내왔지만 어느샌가 종교의 더러운 이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종교를 버린 것은 아니다. 그런 개인적 경험이나 에피소드적 사건 때문에 종교를 믿고 안믿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본다.

 

이슬람교에서는 이교도보다 더 큰 죄인이 나같은 무신론자들이라고 한다. 차라리 이교도를 믿는 것이 낫지 신 자체가 없다고 하는 것이 불경한 죄악이다. 내가 이슬람에 간다면 사형을 당할지도 모를 일이다. 참으로 흉악하고 오만한 관점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종교가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한다고 하니 정말 끔찍하다. 사실 나에게는 거시적으로 보면 기독교나 이슬람교나 유대교등 일신교 계열 종교 자체가 그렇게 느껴진다. 배타성과 강요만 없다고 해도 이렇게 까지 얘기하진 않을텐데, 일신교는 근본적으로 그것과 떼어낼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를 곳곳에서 더 확장시키는 요인이 되는지도 모른다.

 

나는 종교는 그저 역사의 산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국교가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면 어릴 때부터 선택의 기회는 차단되고 당연한 진리로만 세뇌교육을 받고 자라고, 그 교리속에 선택의 자유를 잃어 버린다.

 

내 관점에선 신이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만든 것인데, 인간이 만든 신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현상이 근본적으로 싫기도 하고 어리석어 보인다. 특히 나 이외에 것은 인정하지 않는 일신교의 근본적 배타성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컸다. 물론 친인척이나 가족들은 아직 기독교인이고 서로를 존중하고 있다. 교인들이 하는 것 마냥 나는 무신론을 전파할 생각도 없고, 전도 당할 생각은 더더욱 없다. 뻔하디 뻔한 일차원적인 논리에 설득도 되지 않을 뿐더러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런 행위 자체를 거부하기 때문에 둘 다 원하지 않는다. 그저 무신론자의 관점에서 종교에 관심이 많은 일개 개인일 뿐이다. 대부분의 교인들 보다 성경에 더 관심이 많고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관점은 나에게 딱 맞는다. 그저 인간의 역사와 함께한 종교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특정 종교인의 관점에서 보는 여러 종교는 편향적이기 쉽다.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일본에 대해 다소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처럼, 종교인들도 자신들의 종교에 대한 관점은 편향적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종교적 관점에 매우 동의하는 바지만 국가적 관점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한국의 유교나 기독교에 대한 평가가 맞기는 하지만, 일본의 부정적인 면은 생략을 하다시피 하고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을 은근히 내세우고 있다. 그래봤자 영국의 제도를 따라했을 뿐이면서. 게다가 기독교가 1%미만이라고 내세우면서 (그건 사실 개인적으로 부럽다) 일본의 사이비 종교에 대한 언급은 없다. 종말론을 주장했던 오움진리교 같은 사이비 종교가 득세를 했고 한 때는 신자가 1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일본에 사는 지인에 의하면 지금도 각종 이상한 종교이 판을 치고 있으며, 최근에도 사이비 종교를 권유당했다고 한다. 그런 사례가 궁금한 사람은 인터넷에 경험담을 찾아보자.

이 책은 종교의 시각으로 보는 세계사이기도 하다. 요즘의 주류 종교인 일신교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인도.동남아시아, 유럽, 중동.중앙아시아.아프리카의 종교에 대해서 폭넓게 다루고 있다. 종교에 대해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모두 사실을 다루고 있다. 종교 대립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전쟁의 명분으로 이용 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세계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 종교인으로서 그것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다. 그저 언급 자체를 안하고 넘어갈 뿐이다.

 

세계 역대의 패권국가들은 종교가 가진 힘을 파악했다. 로마는 물론 이고 미국과 영국의 청교도, 스페인의 천주교도 그랬으며 중국도 유교에 공산주의를 짬뽕시킨 중화사상을 현재도 자국인을 통치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종교는 사상이며 규율이 되고 질서가 되기 때문에 유교 또한 신의 교리가 아니지만 종교나 다름없다.

 

베트남은 우리와 문화와 역사가 아주 다른 국가이고 피부색 또한 다르지만, 좀 자세히 알게 되면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다. 나는 10회이상 베트남을 방문했고 언어도 조금 알고 있는데, 토테미즘적 신념이나 운명론, 어른을 공경하는 상하구도, 단어까지 비슷하다. 기숙사를 '기둑사' 학생을 '학씽', 전통을 '쭈엔통' 이라고 하는 식이다. 우리나라나 베트남이나 유교사상에 깊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유독 베트남이 그런 이유는 태국이나 미얀마는 땅이 비옥해 교역이 많이 필요가 없었으나 베트남은 일찌감치 중국과 교역을 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자주성이 강한 나라이다. 유일하게 전쟁에서 미국을 이긴 나라이다. 물론 미국 자체를 이겼다고 할 수는 없다. 독립 이후로 미국은 외국과 본토에서 전쟁을 한 적이 없고 늘 출장전쟁? 을 해왔으니. 그런 기질과 고집이 현재의 베트남 사람들에게도 남아 있는 것처럼 가끔은 답답할 정도로 고집이 세다. 마찬가지로 중국에 굴복하지는 않았지만, 문화는 깊이 침투해있다. 미국 문화도 마찬가지이다. 베트남의 근대가 배경인 베트남 영화 '디자이너' 나 ' 막비엇(dream eye)를 보면 미국 문화를 좋아하는 베트남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내가 겪은 바로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자존심이 강해서 인정하지 않을 지언정.

이슬람과 카톨릭으로 대변되는 그리스도교들의 역사는 정치와 돈이 뗄레와 뗄 수 없는 유착관계가 있어왔다. 나 이외의 신을 배척하고 이교도와 무신론을 배척하는 것 자체가 배타적인 속성이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세력을 확장하고 지배해왔다. 지배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치를 위해 교리를 수정하고 이용하는 것은 보통이다.

 

같은 종교라 해도 종교는 각 국가의 토테미즘적 영향을 받는다. 신령님께 물을 떠놓고 기원을 하던 식으로 예수에게 기도를 하는 것은 외국인에게는 낯선 풍경으로 보일 것이다. 태국에 가면 불교가 우리가 믿는 불교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신교도 원래는 하나의 뿌리에서 파생된 것인데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매우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현대의 기독교는 그들의 뿌리인 유대교와 또 많이 다르다. 천주교와 예수교가 많이 다르듯이. 그들은 서로 자기들이 원조라고 부르짖는다. 무슨 원조 국밥집도 아니고.

 

서구권에 깊이 뿌리내린 기독교에 대한 책은 많이 있지만 동양의 종교를 다룬 책은 별로 보질 못했다. 이렇게 세계 각 국의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굉장히 재미도 있고 종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해준 책이다. 종교인이든 아니든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은 종교와 인간문제를 들여다 보는데 객관적 시각을 갖게 해줄 것이다. 우물안에서 내것만 옳다고 하는 태도는 분쟁만 일으킬 뿐이니까 개인적인 신념을 저버리지 않더라도 세계 각국의 종교적 관점이 어떤지 알아보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종교인이든 아니든 읽어볼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제 마음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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