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사이언스 - 불확정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생명과학
요시모리 다모쓰 지음, 오시연 옮김 / 이지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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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은 20년 전만 해도 일제가 최고였다. 용산 전자상가를 들락거리며 정식 수입되지도 않은 일제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꽤 많았으나 지금은 아무도 일제 전자제품을 사려들지 않는다. 음향기기나 카메라, 그리고 게임기 외에는 거의 없다. 스마트폰은 차라리 중국산이 더 잘팔릴 정도로 형편없는 디자인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전자제품. 대중가요는 또 어떤가. 아무로 나미에의 앨범과 비디오를 팔던 종로3가의 모습은 잊혀진지 오래다.

 

그러나 우리가 일본을 여러분야에서 많이 따라잡기는 했지만, 아직 그렇지 못한 것도 많이 있다. 과학계가 그러한데 일본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줄줄히 수상하는 동안 우리는 황우석 박사의 가짜 줄기 세포 논란만 유명해졌다. 물론 내가 과학계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공계 경시 풍조와 일본의 유명 과학자들의 가시적인 연구 성과만 봐도 그래 보인다. 과학계 비슷한 곳에서 일하는 지인의 말도 있고 해서 아직도 그렇게 느껴진다.

 

이 책은 노벨상 수상자의 공동 연구자이자 저명한 생명과학자인 요시모리 다모쓰가 바이오가 생명과학에 대해 쓴 책이다. 진시황이 그토록 애타게 찾아다녔던 불로초의 현실판 연구라고도 할 수 있을 세포연구는 인간의 수명연장과 노화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다. 60세면 환갑잔치 70이 넘으면 장수했다고 칠순잔치를 하던 시대는 지나고 기대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다. 얼굴만 봐서는 정확한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젊어보이는 사람들. 가수 김원준의 경악할 정도의 젋은 얼굴은 인간이 장수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닐까 싶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생명과학의 교양적 지식을 쌓도록 도와주며 우리가 궁금해할만한 재미있는 세포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어 할 것이고 나도 또한 그렇다. 그런 문구에 현혹되어 이 책을 읽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삶에도 도움이 될것 같은 과학적 사고를 익히는 방법과 세포를 이해하도록 쉽게 설명하는 부분, - 물론 설명을 쉽게 했다고 해서 내가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 세포가 살아있고 배양과 분열을 하며 어떻게 늘어나는가 하는 것에 대한 이해는 할 수 있다. 세포중에서 가장 골칫거리인 암세포는 분열과 증식을 무한대로 늘려서 사람을 죽게 만들 수도 있는 세포이다. 백신이나 치료약을 만들 때도 세포 실험을 하고 동물 실험, 그다음에 인간에게 실험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코로나 백신 물질이 발견이 되어도 바로 적용할 수 없는 것이 이런 이유인데, 빠른 보급을 위해 백신을 개발했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하니 걱정이다. 이렇듯 세포 배양은 의학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세포에 들어있는 유전자 세트를 게놈이라고 하는데, 생명의 설계도로서 기술적으로 인간을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윤리적인 논란으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하니, 영화에서 나오는 복제인간이 그저 영화속 이야기 만은 아닌 것이다.

 

그런 세포가 이상해지면 병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세포를 이해하면 병도 이해할 구 있다.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작동하는 것이 세포이고 어떤 특정한 패턴으로 달라지는 것으로 병이 걸리게 된다.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입해 세포내에서 자신의 단백질을 만든다고 한다. 그렇게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서 자신의 세력을 늘리게 되고 숙주가 죽으면 같이 죽는다. 바이러스는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숙주에 대한 독성을 서서히 잃어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코로나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초기의 우려와는 달리 세계적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으며, 계속 진행중이다.

 

자가 포식을 뜻하는 오토파지는 세포 분해요소와 결합하여 내용물을 분해하고 분해하는 과정으로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과잉 작동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노화가 더 빨라지거나 질병이 생길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자연히 몸이 아파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닌가보다.

오토파지는 세포 내의 유해물을 제거하고 세균을 공격한다. 바이러스는 이것을 방해하지만, 반대로 오토파지가 바이러스를 공격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려면 오토파지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간헐적 단식이 유행을 하고 있는데 이런 오토파지가 활성화 되는 것은 외부로부터 영양분 공급을 끊을 때이다. 그렇지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저 탄수화물 식단을 권하고 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은 다이어트는 물론 건강에도 매우 좋다고 한다. 소식하는 것이 참 어렵지만 장수의 비결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생명 과학 연구는 앞으로 인간 생명의 비밀을 더 밝혀낼 것으로 예상 된다. 그런 연구에 일본의 생명과학은 상당히 선진적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라는 감정적 문제가 거슬리기도 하지만 어쨌든 인류 모두를 위한 것이니 그것을 넘어서 생각할 문제이다. 오토파지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오스미 교수의 영향인지 일본은 아직까지 이 분야의 세계적 선두주자라고 한다. 그런 부분은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제품으로 일본을 이겼듯이 과학에서도 언젠가 우리나라가 일본을 크게 앞서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생명과학에 대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질 수 있는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왠만한 건강서적보다 더 나은 건강지식도 들려주는 이 과학 서적은 상당히 재미있다. 쉽게 설명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어가 워낙 생소해 자세한 기억을 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재독을 해보고 싶게 만드는,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제 마음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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