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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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동양에서 전파되어 이제는 서양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현대인의 삶은 지나간 과거를 되짚어 보고 후회하거나 추억하고, 미래를 계획하거나 예상하거나 두려워 하면서 현재를 잃어가고, 그것 때문에 혼란이 찾아온다. 그래서 마음을 현재로 돌려놓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해주는 것이 명상의 좋은 효과 중 하나이며 현대인에게 필요한 요소다. 그래서 서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명상의 효과를 극찬하고 있다.

 

아내와 싸우면서도 처리해야할 업무를 생각하는 변호사 비요른은 아내 카타리나의 권유로 명상 센터를 방문하게 된다. 내키지 않았지만 아내의 강요와 딸 에밀리를 위해 좋지 않은 부부관계에 도움이 될까 하는 약간의 마음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그는 명상에 집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가진 많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명상을 활용하게 되는데, 제목처럼 명상이 가져다준 이점들을 자기 합리화와 안정의 도구로 사용하여 살인을 하게 된다. 물리적인 폭력으로서 살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 좋은 변호사 답게 교묘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나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몰고가게 된다.

 

대형로펌에서 범죄조직의 대부 드라간의 온갖 법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변호사 비요른은 수입은 좋지만 바쁘고 골치아픈 업무를 처리하느라 늘 피곤하고 바빠서 가족에게 신경을 쓰지 못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이러니 하게 가족과 멀어지는 원인이 되었다. 명상을 한 후 사랑하는 딸 에밀리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간을 내지만 드라간은 그를 가만두지 않게 되고, 우연한 계기로 그는 살인을 해서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 살인은 연쇄적인 일들을 몰고 온다. 그러나 주인공은 명상으로 마음의 평정을 찾고 뒷수습을 하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명상이라는, 기존에는 전혀 쓰이지 않았던(내가 알기로는) 소재로 한 스릴러물이라 참신했다. 블랙코미디의 요소도 다분했다. 살인과 범죄라는 끔찍한 일을 저지르면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한 명분과 생존을 위한 도구로서 살인을 저지르는 주인공은 점점 명상에 집착하고 빠져들면서 연쇄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10여 년 전에는 소설책도 줄곧 읽었지만 요즘에는 통 보질 않았는데, 오랫만에 읽는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을 때도 장르소설보다는 주로 국내의 문학소설위주로 읽었는데, 추리소설은 고전인 셜록홈즈나 아르센뤼팽 이외에는 빅픽처와 일본의 추리 소설들 밖에 읽은 것이 없다. 그런데 이 책은 '명상' 이라는, 내가 요즘 주목하고 있고 활용하려고 하는 기법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관심이 갔고, 두번 째로는 프로파일러로 유명한 표창원이 추천했다는 사실 때문에 오랫만에 추리소설을 읽게 되었다.


시작부터 결말까지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소설은 주인공의 범죄와 그것을 저지르게 되는 상황과 심리에 주목한다. 저자가 변호사였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되었지 않나 싶다. 이 소설은 독일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2편과 3편도 출간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아마 우리나라에도 후속편이 소개 되지 않을까 싶은데, 속편이 나오면 읽어보고 싶다.

예전에 우연히 빅픽처라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을 출간되자 마자 읽게 되었는데, 비슷한 느낌을 받았고, 그 이후에 빅픽처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비록 더글라스 케네디의 다른 소설을 읽고 실망해서 다시는 그의 작품을 찾지 않았지만)

이 작품이 빅픽처 같은 느낌이 든다. 소재는 다르지만 그만큼 재미가 있었다는 뜻이다.

마지막 장면은 그야 말로 감탄을 자아냈다. 큰 반전이 있다기 보다는 끝까지 잘 짜여져 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을 숨기려고 더 크게 일을 벌리게 되고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지게 되지만 비요른은 그것을 멋지게 처리하게 된다. 살인자에게 멋지다는 말은 좀 그렇지만 그저 소설의 이야기로서 그렇다는 것이고 작가의 플롯이 멋지다는 이야기니 오해는 없길.

 

연작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를 몰랐다면 그대로 끝났어도 한 편의 소설로 괜찮은 결말이었는데, 후편이 이미 독일에서 나왔다고 하니 그것도 기대가 된다.

 

 

때로는 웃기기도 하고 풍자 스럽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다.

 

소설에서 비요른의 명상 선생 요쉬카 브라이트너가 명상 수업을 수료한 그에게 책을 한 권 선물 하는데, 각 장마다 명상의 문구가 나오고, 그 문구를 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을 하는데, 책속의 명상 문구가 내가 알고 있는 명상의 기법과 맞아 떨어져서 그럴듯 하다. 그런데 그것을 다루는 비요른의 방법은 다소 엉뚱하면서도 그럴듯하다. 결국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죄책감을 덜어내는데 사용하게 되고, 그것은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심해진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 결말을 주절거리고 싶은 충동도 들지만 장르소설에는 스포일러가 중요하므로 생략한다. 뭐 알고 있다고 해도 크게 읽는데 문제 되진 않지만, 그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반전이 영화나 책을 선택하는데 중요요소가 아니다. 결말을 모르고 보는 재미도 있긴 하지만 알고 보는 것도 그 외적인 요소에 주목을 하고 볼 수 있게 한다. 반전영화 식스센스를 두 번째 볼 때가 그랬다. 브루스 윌리스나 꼬마의 연기에 더 주목할 수 있었고, 감독이 관객을 속이기 위한 교묘한 연출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소설은 그저 소설로만 읽어야 한다. 그것을 구분 못하는 것은 저자의 잘못이 아니라 미숙한 독자의 사고방식 탓이다. 설마 이 책을 읽고 명상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거나 오해하거나 합리화의 도구로 사용하는 독자는 없겠지? 그만큼 주인공의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묘사되었기 때문에 드는 노파심일 것이다.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를 통해 책을 제공받은 뒤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받았다고 해서 과대 평가는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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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집밥 레시피 162 - 400만 조회수 유튜버 요알남의 정말 쉬운 요리
강민구 지음 / 황금부엉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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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지는 않지만 혼밥을 자주 먹는 나로서는 배달음식은 싫고 또 거창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는 싫다.

귀찮음을 떠나서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것은 다른 것을 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인스턴트 식품을 먹자니 건강에도 좋지 않고 속에서도 잘 받지 않는다. 그래서 맛은 그리 없어도 영양이 있는 채소 위주의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밥을 먹는데, 내 자신의 요리가 참 지겨워서 배가 고파질때야 비로서 먹는것 같다.



이 책은 간단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동영상 보는 것을 별로 안좋아하고 요리 레시피도 글씨로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서 유튜브를 하지 않기 때문에 책으로 나온 것이 유용했다.

 

요즘 트렌드에 참 맞지 않는 성격 같다고 자부? 하는 나로서는 이 요리법이 참 좋으면서도 유튜브는 구독할 생각이 없다. 빨리 속독으로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답답하게 그 영상이 끝날때까지 보는 것을 참지 못한다.

 

요리 법을 보면 한큰술 작은 술 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도대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책 초반에 계량법 까지 나와있어서 좋다.

 

신선한 재료를 요리해서 먹으면 맛도 있고 참 좋겠지만 식구가 많지 않은 집에선 그렇게 하면 반 이상은 버려야 한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냉동재료를 많이 쓴다. 감자나 양배추 당근 양파를 손질하고 잘라서 소분하여 냉장 또는 냉동해놓으면 빠른 요리를 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보관법을 찾아서 해놓았는데, 이 책에도 기본 재료들을 잘 보관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 유용할 것 같다. 왠만하면 신선한 재료가 좋긴 하겠지만...

 

요즘 같은 코로나 펜데믹 시대에는 요리를 해먹는 것이 어느정도 필수가 아닌가 싶다. 식당에 나가기도 무섭고, 사람이 많기라도 하면 더 무서우며, 그렇다고 사람이 없는 식당에 가자니 맛이 없을 것 같다.

 

4장으로 나누어 간단한 혼밥 한끼 간단한 간식 한 끼, 간단한 집밥 한 끼, 간단한 다이어트 식 한 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젤 맘에 드는 것은 요리 재료가 간단하고 요리법도 비교적 간단하다는 것이다. 조리 시간등이 나와 있어 빠른 요리를 먹고 싶을 때 참고할 수 있어서 좋다. 어떤 요리책을 보면 참 맛있어 보이기는 한데 시중에서 구하기도 어렵고 듣도보도 못한 재료가 들어가야 해서 실행하기가 어렵다. 실행한다 해도 한 두가지가 빠지게 되고 맛 역시 어딘가 모자란 느낌이 난다.

 

사실 나는 국요리에는 조미료를 쓴다. 요리 실력이 없기 때문에 조미료가 없으면 어떤 레시피를 해도 맛이 덜난다. 그러나 반대로 조미료만 쓰지도 않는다. 특히 국요리 같은 경우 식재료로 어느정도 국물을 내고 나서 조미료를 살짝 넣어야 맛이 난다. 조미료만 넣고 국물을 내거나 식재료로만 맛을 내면 어딘가 부족하다. 식재료와 조미료의 비율이 중요한 것 같다. 조미료는 아주 조금만 적절하게 넣어야 맛을 낸다. 식재료로만 맛을 내면 참 좋겠지만 재료도 많이 들어가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나는 차라리 설탕을 줄이고 MSG를 넣는 편이다. MSG와 설탕이 같은 비율로 들어간다면, 설탕이 훨씬 몸에 좋지 않다고 한다. MSG는 논란이 많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설탕 소금보다는 적게 들어가고 맛을 낼 수 있으므로 그것들 보다는 좋다고 한다. 대신 조금만 넣고 간장이나 멸치 액젓 등으로 맛을 내는 것이 좋다.

블로그 및 요리책의 요리법을 보면 아무도 미원을 넣으라고 써놓지 않았지만, 똑같이 따라해도 솔직히 맛이 안난다. 아마 그들도 스리슬쩍 넣지 않을까 싶다. 부모님의 집밥처럼 조미료 맛이 안나도록 잘 할 수 있으면 안넣는게 좋지만 그럴 자신도 실력도 없다.


간단하고 실용적으로 요리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나와있어서 좋았다. 시중에서 간단하게 구할 수 있는, 인스턴트는 아니면서 인스턴트처럼 빠른 시간안에 인스턴트보다 좋은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취지가 참 좋은 것 같다.

 

다만 건강식 코너도 따로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간단한 영양(혹은 건강) 한끼' 라는 5번 째 장이 말이다. 사실 건강 생각 안하면 인스턴트로 때우는게 제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계속 먹다 보면 몸에 탈이 난다. 나이가 들면 운동을 살기 위해 하듯이 음식도 살기위해 가려서 먹어야 하는 것이다.

 

혼자나 둘이 사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같다.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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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 사소한 것이 맘에 걸려 고생해온 정신과의사가 실제로 효과 본 확실한 습관들
니시와키 슌지 지음, 이은혜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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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팁들이 들어있다. 내가 예민하다면 도움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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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 사소한 것이 맘에 걸려 고생해온 정신과의사가 실제로 효과 본 확실한 습관들
니시와키 슌지 지음, 이은혜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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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예민하다고 생각을 별로 하고 살지 않았는데, 병원에서 스트레스가 많다 예민한 편이냐고 묻길래 내가 예민한가? 되돌아 보게 되었다. 오히려 둔감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그렇게 따지고 보니 또 예민한 것도 같았다. 까다롭게 굴 때도 있고, 작은 소리가 나도 신경이 쏠리며 층간소음에 취약하고, 영화를 볼 때도 별거 아닌 장면에 신경이 쓰이는 등 생각이 많고 남들의 반응을 자꾸 살피고....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인데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다.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환자들을 대하면서 정신과 의사로서의 경험과 지식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집필했다. 예민함은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법이란 따로 존재하지 않지만 완화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섬세함은 어쩔 수 없지만 스트레스를 줄임으로서 불안과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생각의 습관들을 단련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데, 누구나 알다시피 습관으로 자리 잡으려면 지속적이고 의식적인 반복이 필요하다.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는 나자신을 발견한다. 별것도 아닌 작은 것에 연연하고 짜증이 나고 신경을 쓰고...

저자는 그 것이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때 사람의 뇌는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는데, 예민한 사람은 작은 것도 크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뭐가 중요한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실은 알고 있다. 신경이 쓰이는 것과 중요한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굳이 예민하지 않거나 조금만 예민한 사람들도 책에 나오는 습관들을 적용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일을 처리하고 생각의 전환을 통해서 인식을 바꾸는 방법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어서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다를 수 있다. 그럴 때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이 들어있다. 이런 것까지 신경을 쓰나? 싶은 것들도 있는데, 저자가 상담을 하면서 많은 유형의 사람들을 접했고 본인도 민감한 편이기 때문에 잘 정리해놓은 것이 아닐까 싶다.

 

 

 

5가지 우선순위 메모, 완벽주의 버리기, 노출불안 대처법, 스몰스텝, 행복의 5단계 평가 등 소소하지만 꽤 유용할 것같은 팁이 들어있다. 작고 어렵지 않으며 실천할 수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습관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실행하는데 큰 부담도 없다.

다만 방법들은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는 없다. 자신에게 기대를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고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때가 있다. 그것을 잘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에서 나오는 회색지대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모아니면 도식이 아닌, 검정아니면 흰색이 아닌, 회색지대에 주목하는 것이다. 윷으로 치면 개걸윷에도 주목을 하는 것이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분법적 사고 방식을 버리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양 극단을 오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책이 두껍지만 금방 읽을 수 있다. 글자수를 보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페이지수를 늘리기 위해서인지 시처럼 행갈이를 많이 해놓았다. 이것은 장점으로 보자면 장점이요, 단점일 수도 있다. 27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인데 정말 금방 읽는다.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좋은 팁이 하나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밀 크레펠린의 '작동흥분이론'에 근거한 현상인데, 아무리 내키지 않는 일이라도 일단 손에 잡으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의욕이 샘솟는다는 이론이다(184p)

 

시작하기를 어려워 하는 사람이 많다. 나 또한 할일을 자꾸 미루는 습관이 있다.

별거 아닌데도 자꾸 생각만 하고 시작하기를 주저하다가 일주일이고 이주일이고 늦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책을 읽을 때도 저녁에 읽을 때는 좋지만 나른한 오후나 식후에는 시작하기가 싫어 머뭇거리고 딴짓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다가 시간을 한참이나 보내고 만다. 그러나 일단 시작을 하면 또 의욕이 솟을 때가 있다. 그러나 그 시작하기가 참 힘이 든다. 별 생각없이 무작정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자가 제안하는 제한시간을 두는 작전은 참 유용할 것 같다. 10분안에 끝내기, 책을 펴놓기, 10분간 단순작업을 하다가 시작하기(책상 정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동을 거는 작전은 간단하면서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민한 사람의 특성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팁도 좋았다. 타인을 신경쓰는 마음은 배려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사람은 초점이 내부를 향하면 약해지고 외부를 향하면 강해진다. 당신도 이 법칙을 활용해보길 바란다.

.......

생각의 초점이 외부, 타인을 향하면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230p~231p

소소한 팁이 많은 책이다. 소소한 것만 있어서 실망할 수도 있지만 예민한 사람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예민한 사람은 소소한 것도 크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예민한 사람이 작고 소소한 문제들을 크게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한 팁이 중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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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성관계는 정리합니다 - 끝내야 내가 사는 독성관계 심리학
권순재 지음 / 생각의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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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관계란 주도자가 희생자에게 마치 독극물을 퍼트린 것처럼 정신을 파괴하는 독성을 퍼트리는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저자가 만든 말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상담한 관계 유형을 이 책에 소개하며 비슷한 상황에 빠진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고자 이 책을 썼다.

 

 

놀라운 것이 이런 독성관계는 가까운 가족사이에도 일어나곤 한다.

K의 아버지는 어느날 부터 별 이유없이 K를 학대하고 괴롭히기 시작했다. 폭언은 물론 주먹질까지 서슴치 않게 되었다. K는 치과의사로서 남들이 보기에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관계에 빠져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부모자식관의 관계가 이런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말로만 들었고 내 주변이나 나에게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관계라고 해서 아주 미친 사람들이 그런 주도자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사회적으로나 겉보기에 아무 문제도 없고 오히려 좋아보이기까지 하는 가정에서 이런일이 일어난다.

 

가정 뿐만 아니라 연인관계, 직장 상사와의 관계, 학교 내 선 후배나 동급생간의 사이에서 이런 관계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문제는 희생자들이 그 굴레에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그렇다. 주도자들은 자신의 잘못을 자꾸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며 자신이 잘못된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어이없어 하며 화를 내는 주도자를 겪어본 나로서는 이해가 간다.

 

문제는 주도자 뿐만 아니다. 바로 협력자들이다. 책에서 나오는 K의 어머니와 형은 아버지의 조력자가 되어 K를 압박했고, 그런 환경 속에서 K는 그 불합리한 상황을 받아들여버리게 되는 큰 요인이 된다. 물론 조력자들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아버지가 그렇게 해도 실은 너를 사랑한다 라고 말하는 어머니와, 자신은 아무 피해를 입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방관하며 동생을 조롱하는 형. 그 관계를 K씨가 벗어나려고 하면 오히려 배은망덕한 불효자식 망나니 자식을 만들어 버린다.

시어머니에게 학대를 당하는 P씨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묵인하면서 어머니 편을 드는 남편, 자신들은 하지 않는 일을 P씨에게 은근히 강요하고 합리화하는 손윗동서와 시아주머니.

데이트 폭력을 당하면서도 남자친구의 집착과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L씨,

강박적인 직장 상사 O과장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직장에서 점점 능률이 떨어지게 되는 M대리와 은근히 방조하는 동료 직원들.

 

책에 나오는 관계는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들을 대하는 방조자들이 바로 우리였을 수 있다. 이유가 있어서 그랬겠지, 당할만하니까 당했을 것이다, 어쩐지 OO이 좀 이상하더라 라는 식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어대는 사람이 나였을 수도 있다. 아니 한 번쯤은 조금이라도 그래봤을 것이다. 주도자가 몰아가는 전체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협력자가 되었을 것이다. 회사나 학교 등 집단에서 전체의 분위기를 따라가는 문화가 유독 강한 한국에서는 누구나 직 간접적으로 참여해봤을 것이다.

독성 관계를 벗어난다고 해도 희생자의 기분이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다. 특히 가족관계에 있어서는 죄책감 때문에 오히려 더 괴로울 수도 있다. 원래의 패턴으로 돌아가야 편해지는 주도자는 자꾸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 관계를 돌리려 할 것이다. 반성하는 일은 없다.

 

주도자의 분노 때문에 자신들이 불편해지는 협력자들 또한, 희생자에게 원래로 돌아올것을 강요한다.

이럴 때는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거나 관계가 틀어지고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 두려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가족이라는 가까운 존재가 내 곁에 없다는 허전한 마음과 상실감이 나를 찾아와 힘들 수가 있다. 오히려 예전이 나았다는 착각이 들기까지 한다. 주도자에 대한 동정심이나 주도자가 합리화했던 논리들을 받아들이고 싶어진다. 그래도 그래선 안된다고, 굳건히 이겨내야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잘 이겨내다 보면 평온함이 찾아올 것이라고.

새로운 건전한 관계를 맺는 것도 해법이 된다.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조언이 필요하다.

 

필요한 것은 완벽한 관계가 아니라 아주 나쁘지 않은 관계다. 사랑받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사랑해라

학창시절 당했던 괴롭힘과 폭력은 어른이 되어서도 자국을 남긴다.

나 또한 심하진 않았지만 몇 번의 그런 경험을 당했다. 그런 관계는 무슨 이유에서도 가해자의 잘못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피해자의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한 자신 내부의 문제지 남들에게 비춰질 문제는 아니다.

그럴만해서 그랬다고 해도 그러면 안되기 때문에 무조건 가해자의 잘못이다. 야한 옷을 입고 있다고 해서 야한 짓을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듯이.

그것을 절대로 착각하고 동조해서는 안된다. 일반적인 평범한 우리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동조자가 될 수 있다.

 

책에 나오는 독성관계의 주도자도 동조자도 결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주도자는 외부에서 오는 압박이나 스트레스를 희생자에게 풀면서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희생자의 탓이라고 화풀이를 하는 비겁함을 가지고 있고, 이런 비겁함을 인정해버리면 자신의 자아가 무너지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인정하려 하지 않거나 인정한다 해도 아주 부분만 인정하려 들것이다. 그것이 주도자의 방어기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하던 말던 상관없이 희생자는 주도자나 그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자체를 버려야 할 것이다. 새로운 관계를 통해 치유를 받도록 해야 한다. 그 새로운 관계가 반드시 친밀할 필요는 없다. 보통의 평범한 관계, 작은 갈등들과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관계도 치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독성관계의 희생자는 아닌지 진단해볼 수 있는 문항이 책 중간에도 있고 부록으로 따로 또 마련이 되어있다. 다행히 지금의 나에게 해당되는 것은 전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항목에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극복을 어느정도 하긴 했지만 오래전 그런 관계를 겪었던 경험에서 오는 혼란이나 트라우마가 자꾸 남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무엇에 자꾸 좌절하거나 걸리게 되면 다 그때 탓인것만 같다. 이

것은 맞기도 하면서 틀리기도 하다. 이제 그 관계에서 벗어났음에도 여전히 그 탓인거 같은 것도 내 잘못은 아니지만, 그것만 핑계 대는 것도 내 책임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잘못은 아니지만 더 잘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책임이라고나 할까?

 

내 주변사람이나 내가 그런 관계에 빠져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은 심리상담을 받거나 주변의 친한 관계에서 받을 수 있겠지만 내 자신의 멘탈을 바로 잡고 그 원인을 살피고 무엇을 정정해야 하는지 알려면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글은 네이버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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