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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 새로운 행동, 믿음, 아이디어가 퍼져나가는 연결의 법칙
데이먼 센톨라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평점 :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 인플루언서들은 유행을 선도하고 새로운 물결을 이끈다고 알려져있다.
그들이 하는 행동이나 말, 입는 옷 등이 변화를 일으키고 다른 다수의 대중들을 선도한다 - 그래서 인지 인스타나 블로그 등의 인플루언서는 기업들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특정 상품을 광고하기도 한다. 그들이 사용하면 다른 대중들도 사용하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생각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20년 넘게 네트워크 과학을 연구해온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애넌버그커뮤니케이션스쿨의 교수이자 네트워크 다이내믹스 그룹의 연구소장으로 재직중인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변화의 매커니즘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있는데, 변화는 유명한 한 두 사람의 촉발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작고 큰 유대관계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책은 개인에 대한 변화를 이야기 하는 책이 아니다. 비슷한 제목으로 개인의 변화를 이야기 하고 있는 책도 있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 세상과 사회의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 가에 주목한 사회학 서적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이 참 마음에 든다. 시원한 기분마저 든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고 사실자체가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지만, 유명한 몇사람들이 변화를 주도한다는 생각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이기 때문에 이 책의 이야기가 반갑다. 우리 사회는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야 함이 마땅하지만 때로는 특권층이라고 불리는 인간들이 나머지 사람들을 그저 대중이라 취급하며 몰아버리는 것 같다
. 상위 몇퍼센트 라며 경쟁에서 살아남는 사람만 대우받는 세상. 그것은 어떤 강박과도 같아 보였다. 아무리 유명한 스타가 오셔도 사실 나에겐 내 주변의 평범한 내 친구가 더 소중한 법인데, 자꾸 소수의 사람들만 대우를 받고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 같아서 싫었다.
그래서인지 한 때 방송국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유명인들을 봤으면서도 아는체 하거나 같이 사진을 찍거나 사인 한장 받은적 없었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던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도 그랬다. 무척 반갑고 신기한 것은 마찬가지나, 개인적 친분도 없는 사람에게 친근한 척 할 성격도 못되고. 그런 나를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내 생각을 바꿀수는 없었다.
2대8의 법칙처럼 2가 나머지 8을 먹여 살린다는 생각도 싫었다. 그게 옳고 그르고를 떠나 나는 내가 일을 해서 먹고 사는 것인데 도대체 어떤 놈이 날 먹여 살린단 말인가?
먹여 살리는 것이면 대가 없이 제공을 해야 되는거 아닌가? 사장들이 직원을 먹여살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하면서도 노예근성을 강요하는 생각이다. 사장도 직원이 일을 해줘서 사장이 운영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직원도 사장이 고용을 해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상호 교환관계인 거다. 직원을 대체할 수 있다고? 직장은 대체가 전혀 안되나? 그저 서로 존중하면 그만인것을. 오만한 직원도 말이 안되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렇다고 오만한 사장은 당연한 것인가? 그저 할일만 잘하면 되지 쓸데없는 겉치례와 허례의식, 예의라는 이름의 강요들이 정말 싫었다. 그런 것들은 오히려 원할한 업무를 방해하기도 한다. 목적인 성과와 생산성은 잊고 쓸데 없는데 중점을 자꾸 두는 것은 기업이나 직원 둘 다에게 좋지 않다.
이런 나조차도 인플루언서들이 변화를 주도한다고 믿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오히려 그들이 대세에 숟가락만 하나 얹어서 이득을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장소 때문에 일어난다. 그것은 어떤 정치적 성향을 지닌 지역처럼 물리적 장소 일 수도 있고, 온라인의 특정 장소일 수도 있다.
저자가 이런주장을 먼저 하고 나서 그걸 증명하기 위한 확증편향적 조사가 아니라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로 알게 된 것이기에 신빙성도 있고 자료도 충분하다.
믿음과 진실은 어긋날때가 많은데 그래서 혼란을 가져오기도 하기 때문에 믿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진실이다. 우리가 싸이월드를 연예인 때문에 사용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다수는 그저 내 친구나 가족의 미니 홈피를 보고 나도 예쁘게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내 친구와 내 가족들이 사용하므로 같이 소통을 하기 위해서였지, 빅스타가 광고해서 한 것이 아니라는 거다.
아무튼 이 책은 평범한 우리 개개인이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서 마음에 든다. 말했듯이 좋고 나쁘고는 감정일 뿐이고 실제 사실과는 상관이 없지만서도 그렇다.
글로벌 기업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막대한 비용을 내놓고도 실패하는 사례가 있는데, 그것은 포커스를 잘못 맞추었기 때문이다. 구글 플러스의 실패와 인스타의 놀라울 정도로 빠른 확산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나는 구글을 사용하면서도 구글 플러스라는게 조SNS 서비스인줄도 몰랐다. 아니 존재하는 줄도 잘 몰랐다. 자동으로 가입되어 편리하지만 인식도 하지 못한 것이다.
페북과 트위터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SNS이지만 오프라 윈프리가 트위터를 사용해서 퍼진게 아니다. 반대로 퍼지고 나서 오프라 윈프리도 사용을 하게 된 것이다.
어떤 지역에는 페이스북을 많이 사용하고, 또 어떤 지역에는 트위터가 많다. 정치적 색깔이 지역별로 달라지는 것도 작은 네트워크의 연대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종교도 마찬가지로 국가나 주변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다수가 그렇다.
개인적으로 일가 친인척들 대부분은 특정 종교인이다. 나는 가족을 사랑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개인적 신념때문에 독실한 무신론자가 되길 선택했지만, 이런 몇몇의 경우를 빼고는 가족과 주변인의 영향을 받는다. 나 또한 선택적인 특정 부분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을 주변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

세상의 변화를 일으킨 현상들을 분석한 결과 변화를 일으키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도 저자는 마지막 13장에서 일곱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전염성에 의존하지 말것, 혁신가를 보호할 것, 네트워크 주변부를 활용할 것, 넓은 가교를 구축할 것, 관련성을 만들 것, 눈덩이 전략을 사용할 것, 발견을 향상시키고 현향을 줄이는 네트워크를 설계할 것.
책을 직접 읽으면 이 전략들이 왜 유요한지에 대한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기업인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지만 개인에게도 유용하다. 저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게 해주었고, 주변변화나 세상 흐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다. 다소 두껍긴 하지만 충분히 시간을 투자해서 읽어볼만한 가치를 가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