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대로 해 봤습니다 - 저마다의 꼭 맞는 삶을 찾아서
졸렌타 그린버그.크리스틴 마인저 지음, 양소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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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는 참 좋다고 생각이 들면서 실천을 해야지 다짐을 한다.

그러나 그 결심은 오래 가지 않는다. 갑자기 패턴을 바꾸는 것에 대한 저항이 자꾸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고 게을러서, 혹은 잘 이해를 못해서, 내 상황에서 실행하기 쉽지 않아서 등 갖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두명의 저자, 자기계발서에 우호적인 졸렌타와 비판적인 크리스틴이 책의 내용대로 해보기 프로젝트를 직접 해보고 쓴 책이다. 두 사람은 성격도 외모도 하는 일도 전혀 다르다. 너무 다른 사람이기에 더 함께 이런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는 해보니까 괜찮았던 13가지, 해보니까 별로 였던 8가지, 해보고 추천하는 8가지, 이렇게 세가지 테마로 구성한 책이다. 두 사람의 저자가 번갈아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개 된다.

 

변호사이자 회계사인 크리스틴은 현실적이고 자주적이고 소신이 뚜렷하면서도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다. 자기계발서에 나온 것들 중에서 주로 실용적인 것들을 마음에 들어했다. 명상에 대해서는 해보니까 별로였던 항목에 들어가 있다.

명상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데 무조건 좋고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다고 강요하다 시피 하는 풍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나도 이런 풍조를 참 싫어하기에 공감이 많이 갔다.

 

물론 풍조에 대한 공감이지 명상에 대해서는 다르다. 나는 명상이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하나지만 누구에게나 통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책에서 나오는 명상 전문가도 그런 얘기를 하고 있었다. 명상은 주로 과거의 후회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현재를 잃어버린 혼란스러운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데, 그런게 없는 크리스틴은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이 책의 메세지 역시 해보니까 뭐가 좋다 안해본것은 별로니까 독자인 니들도 하지마라~ 이게 아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내 생각엔 첫째로 자기계발서에 회의적이였던, 자기계발서 없이도 삶이 행복한 크리스틴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서 자기계발서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 및 무조건적인 찬사 모두 옳지 않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것은 자기계발서에 대한 내 이야기와도 비슷한 점이 있다.

 

둘째로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보편적인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방법이 어떤 사람에게는 별로일 수도 있다. 자신에게 잘 들어맞는 것을 찾고 조합하여 삶에 도움이 되는 것만 취하여 적용을 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현명하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것은 항상 좋지 않다. 자기계발서에 대한 맹신도 무조건적 비판도 둘 다 좋지 않다.

엉터리인지 아닌지 판단할 능력을 스스로 갖춰야 한다. 독자의 꿈을 담보로 책을 팔아먹는 한국의 짜집기 작가 이모씨의 책은 무조건 믿고 거른다. 독서 초보시절인 10여년 전, 한 때 그의 애독자였지만, 여러 다른 좋은 책들을 접하다 보니 그의 책은 엉터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짜집기 전문 책장사꾼의 이야기에도 맞는 말은 있을 것이다.(그렇다고 그의 책을 읽을 일은 내 평생 없을 것이지만) 10여년 전에 밑줄을 그으며 샀던 그의 책은 분리수거로 버려 버렸다. 남 주기에는 그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 같아서 못쓰게 만들기 까지 했다.

나는 일단 전문가도 아니고 그저 책을 쓰고 강의를 전문으로 하고 실제 돈을 벌어본 경험은 없는, 책팔아서 돈번 사람의 성공이야기는 무조건 거른다. 뭐 그사람들도 좋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책을 읽을 시간에 진짜 전문가의 책을 보는게 낫지 않나? 어차피 그 사람들도 전문가의 책을 읽고 쓴 독후감에 불과한 것인데. 저명한 심리학 박사의 책은 읽지 않으면서 그저 사탕발린 소리만 하는 비전문가의 심리관련 책을 잘팔린다는 이유로 사보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어려워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전문가도 대중들을 위한 책을 많이 쓰고 있다.

코미디언인 졸렌타는 직업과는 달리 우울하거나 부정적인 측면이 있어서 이를 벗어나고자 자기계발서에 중독이 된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로로 자기계발서에 빠져든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읽을 수록 분별해 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크리스틴과 졸린타의 대화를 읽어보면 둘의 시각이 잘 나타난다.

나는 크리스틴의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분석이 더 마음에 든다. 약간은 이상주의자인 졸린타는 일반 독자들을 대변하는 듯한 반응을 보여준다.

우리 독자들은 두 사람의 장점을 모두 차용하여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가지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이 좋지 이 책에 나온 좋고 별로인 목록을 그대로 나에게 적용하지는 말자. 그건 저자도 원치 않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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