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 영국의 런던~ 

요렇게 이야기가 시작되는 엠마씨~ 

애니메이션으로 볼 때 녹화해 둘 것을 아쉬워하다 만화책으로 다시 보니 

그때 그 느낌이 다시 살아났다. 정말이지~ 

우리나라 성우분들의 더빙 목소리 너무 멋지고 차분하면서 지적인 엠마씨의 목소리가 그대로 녹아 있다. 딱 캐릭터에 어울리는 목소리다. 


엠마씨는 1권이 제일 즐거웠다. 

그 다음 이야기도 재미있고 흥미롭고 빠르게 진행된다. 


뭔가 심하게 질척 거리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좋다. 


사랑에 빠지면 이렇게 된다. 번개 치고 바깥 풍경은 난리인데 뭐가 그리 좋은지 날씨가 좋다고 한다. 그렇게 되는 거지. 나름 도련님으로 자랐지만 신분과 지위를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한다. 갑작스럽게 하킴의 어마무시한 등장으로 시끄러워졌다. 하킴은 인도의 왕자?? 가 그런데 코끼리를 타고 런던의 거리를 질주하며 존슨네 집으로 쳐들어 온것이다. 가볍게 짐을 꾸렸다고 하는데 무거웠으면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르겠다. 하킴도 엠마씨를 보며 한눈에 반해버린다. 하킴은 행동이 빠르다. 엠마씨가 하킴을 좋아하기엔 살아온 환경이 너무 다르다. 하킴은 이러니 저리니 해도 주변에 여자도 너무 많고 엠마씨만으로 안될듯 하다. 의외로 하킴은 예의 바르고 멋졌다. 


역시 엠마씨는 아름답고 지적이며 멋진 여성이다. 그외에도 남성들에게 러브레터를 받으며 인기가 많았지만, 존슨씨를 만난 것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 캐리 스토너씨는 18살에 결혼해서 남편이 20살에 죽었다고 한다. 하긴 예전에는 갑작스럽게 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캐리씨 덕분에 엠마씨가 무사히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엠마가 캐리씨네 메이드로 일하기 전의 상황을 들으니 다행히 큰일을 잘 넘겼구나 싶었다. 사람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으면 성격이 변하기도 하지만 엠마씨는 기본적으로 성품이 남다르다. 



엠마 1권 56쪽 /모리 카오루 / 북박스



2권에서 엠마씨는 존슨씨와 함께 크리스탈 궁전에 구경하러 간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이야기를 하다가 문이 닫히는 것도 모른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한다. 눈도 귀도 다 어두워지는 듯.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밤을 지새우게 된다. 여기서 서로의 마음을 확실하게 확인한다. 존슨씨네 아버지는 만만치 않은 분이시다. 자기 아들이 뻔질나게 선생님 댁을 방문하는게 이상했겠지. 단번에 선생님을 찾아뵙고 엠마씨에게 한마디 날린다. 캐리씨가 좀 더 살아계셨더라면 좋았을텐데. 

젊었을때 캐리씨와 그의 남편분은 행복해보였다. 집안끼리의 정략결혼이라고 했지만 

남편분도 이시대 사람 같지 않고 다정한 느낌이였다. 


캐리씨는 계단에서 넘어지셔서 다리를 다치신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돌아가신다. 어르신들은 넘어지시면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시는 것 같다.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몰랐다. 이렇게 빨리 가신다구요?? 작가에게 항의의 글도 올라오지 않았을까? 하긴 다 이유가 있겠지. 이제 엠마씨도 홀로서기할 때가 되었다고 말이다. 엠마씨의 흐느끼는 모습에 마음이 짠해진다. 
















존슨씨를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서 두 사람이 엇갈리고 만다. 존슨씨는 엠마씨를 찾아왔고 엠마씨는 존슨씨를 찾아오고 말이다. 집사 아저씨가 집에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하고 엠마씨는 들어와 기다렸다 그냥 가려고 하자 하킴이 붙잡아둔다. 엇갈리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집사아저씨는 은근히 보는듯 마는듯 하면서도 주변상황을 잘 살핀다. 



존슨씨의 아버지도 역시 힘들게 살아왔다. 돈은 많았으나 그 시대는 자작집안등 신분의 차이가 심했으며 사교계에서는 그것이 중요했다. 존슨씨 아버지는 그저 '졸부'였던 것이다. 그러다 엄마를 사교계에서 만나고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근데 만나고 곧 결혼한 커플이시다. 사교계 생활을 버티기 힘드셔서 어머니께서는 시골 요양생활을 하게 된다. 아버지도 어머니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며, 그녀에게는 약한 모습이다. 사교계는 말이 많다. 머리가 아파서 고개를 숙이니, 성의가 없다며. 몸이 아프다구요. "뭐라구요?" 교양이 없단다. 교양이 철철 넘쳐서 무거워서 걸어도 못다니겠네. 


엠마가 떠나고 존슨이 엄청 괴로워한다. 일에 치여서 따로 괴로워할 시간도 없을 정도였지만 틈틈히 괴로워한다. 엘레노어라고 귀엽고 자작가문의 딸이 등장한다. 첫눈에 존슨에게 반하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아버지는 딱 이라고 생각했다. 이정도 가문정도는 되어야 존슨가에 어울린다고 말이다. 존슨씨네 아버지도 힘들게 사교계의 경력을 쌓으셨기에 이해된다. 


 엠마의 만화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 볼때의 눈빛, 그런 것이 좋았다. 눈여겨 볼때의 표정, 그렇지만 상대방은 무심히 지나간다. 그 눈빛을 따라서 그 사람을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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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토익 기본서 압축노트 RC + LC - 초단기 점수 상승이 절실한 바쁜 토익커를 위한 토익 기본서 압축노트
알렉스(박현진) 외 지음 / 시원스쿨LAB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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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10일 완성이라는 말에 끌리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압축노트의 비법으로 기본 450점 이상의 점수를 받도록 구성되어 있다. 초급도 가능하다고 했고 특히나 토익에서 주로 이루는 핵심 맥락을 공략했다. 토익은 단어가 중요해서 단어나 숙어를 많이 외웠는데 지금은 잘 쓰이는 표현과 함께 숙어나 문장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편이 빠르다.



토익 기본서 압축노트 10일 완성 RC 와 LC



RC와 LC 두권으로 분리되어 있어 휴대가 편리하며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빡세게 10일과정이 있고 RC와 LC를 번갈아 가며 1장씩 공부하는 20일 과정이 있다. 시크릿 노트등 외워야 할 것이 많아서 우선은 친숙하게 보고 넘어가자. 토익은 최신 기출 트렌드를 반영해서 리딩의 어려워진 부분의 난이도를 책에 담았고 최신 문제들을 수록해서 이해를 도왔다. 각 장마다 만점 전략이 있어서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인지를 알려준다. LC의 경우에는 예문 부분과 고득점 부분 , 실전연습 듣기를 앱을 통해서 받으면 바로 들을수 있다.



토익 기본서 압축노트 10일 완성 6장 어휘편_형용사, 부사




토익 기본서 압축노트 10일 완성 LC - 5장 회사 생활 관련 대화




예제를 통해서 문제를 설명하며 오답을 쉽게 제거하고 정답을 빠르게 맞출수 있는 풀이로 속도를 향상시켜 준다. 토익은 시간안배가 중요하다. 시크릿 노트를 통해서 관련된 단어와 키포인트를 설명해서 고득점의 비법을 알려준다. 20개의 실전 연습 문제로 앞에서 배운 장의 복습을 돕는다. 이 부분의 해설은 뒷장에 잘 나와있다. 외운것은 알겠지만 알쏭달쏭한 부분은 풀고 넘어갔다. 초급이라 하면 머릿속이 많이 복잡해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집중과 선택이므로 10일안과 20일 안을 채택해서 문제를 풀자. 이 과정을 다 마친 후에 홈페이지에 모의고사 2회분이 있으니, 시험을 보고 채점해보고 점수대를 확인해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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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고독 - 황야에서 보낸 침묵의 날들
에드워드 애비 지음, 황의방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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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를 뿌연 하게 남기고 사라지는 버스의 뒷모습은 한참 전의 일이다. 반듯한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 점점 차가 늘어나서 교통지옥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 곳이나 반듯한 도로가 깔려있고 자동차들은 신나게 달린다. 여러 국립공원에 잘 깔린 도로를 보면 여기까지 길을 내서 자동차가 들어오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방문객이 많아서 산은 몸살을 일으킬 정도이고 공기가 좋다던 지리산도 어느새 청정이라는 단어를 잊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예전의 겨울보다 더 추운 겨울과 지독한 여름을 견디어 내면서 아스팔트도 너덜너덜 해진다. 새로 깔아도 금방 너덜거린다. 오랜만에 내려간 시골 풍경은 시원시원한 도로가 맞이해준다. 시원하게 뚫려버린 도로 덕분에 예전의 풍경은 이제 추억 속에만 남아있다.


<사막의 고독>은 저자가 1956년 4월부터 9월까지 공원 관리 일을 맡으면서 써 내려간 일지이다. 유타주 남동부 모아브 근처의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6개월 동안 파크 레인저 일을 하면서 그곳의 풍경과 생활을 담고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개발의 바람이 불지 않은 자연의 그대로 담아낸 공간이었다. 포장이 덜 되었어도 자동차로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었고 야영객들도 종종 놀러 와서 이곳에 지내다 갔다.


그는 이곳을 돌면서 자연을 관리하고 주말에는 야영객들이 머물다 간 곳을 정리했다. 아치스 공원 안에 자신이 머물 곳이 있지 않았다면 그는 이일을 맡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 협소한 트레일러 공간이라 자연의 계절보다 심한 계절감을 느끼게 해준다. 있을 것은 다 있고 웅장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그 점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책으로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나쁠 이유도 없었다. 사람을 위한 휴식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아치스 국립공원도 바뀌어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그는 흘려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일들은 돈이 꽤나 든다고 해도 빠르게 진행된다.

그가 그곳에서 지낸 6개월이 지난 후 개발의 손길은 빠르게 아치스를 현대적 국립공원으로 바꾸어놓았다. 저자의 말처럼 자동차를 타고 숲을 달릴 필요가 있을까. 걷으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텐데, 자전거를 타도 좋을 것이고 말이다.


사람을 위한 휴식공간이라면 적어도 서로를 위해서 자동차는 잠시 저 밑에 내려두고 오는 게 좋을듯하다. 그동안 편리해서 잊고 있었다. 현대 도시의 빡빡한 도로 위의 자동차들이 서로 질주하듯이 달리고 그로 인해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말이다. 새로운 곳을 개척하고 돈을 벌리 위해서 달려오는 무수한 사람들 사이에 떠돌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슬프면서도 웃겼다. 우라늄은 뜨거운 감자처럼 위험하지만 돈이 된다.

중간 중간 펜화의 그림이 그곳의 풍경을 낯설지 않게 했다. 저자는 아치스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어 그곳의 짧았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이 책에 담아놓았다. 사람들이 자연을 바꾸려하지 말고 그대로를 받아들여주기를, 그곳이 있는 그대로 살아갈 수 있을때 우리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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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을 찾으면 피카 그림책 7
에이미 시쿠로 지음, 서남희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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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는 스케치북과 물감 그리고 커다란 나뭇잎을 들고 소녀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소녀 옆 벽면에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림이 걸려져 있고 그 아래는 책꽂이가 있다. 소녀는 창밖을 바라보며 무슨 상상을 하고 있을까? 자연이 보여주는 풍경은 다양하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가을에 온통 다양한 옷을 입고 있는 단풍잎을 보면 그와 비슷한 옷을 입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게 된다. 자연과 함께 되는 기쁨일까?


봄에는 파릇파릇 올라오는 새싹을 보면 신기하다. 씨앗에서 싹이 나오면 파릇파릇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여름이 되면 나무가 초록 초록하니 멋진 옷을 입고 무성해지는 잎들이 나부끼며 찬란한 햇살을 느낀다. 가을은 짧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긴 겨울의 시간이 온다.


나뭇잎을 찾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다. 나뭇잎에 곱게 드리워진 색을 보면 마음이 풍부해진다. 나뭇잎을 타고 위로 올라가면 아래의 멋진 풍경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가을이 짧은 만큼 열심히 주위를 살펴봐야 한다. 순식간에 겨울이 오니까. 생각보다 길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여름의 시간이 다가온다. 여름의 햇살은 극명한 낮과 밤처럼 느껴진다. 무엇이든지 데워주고 싶어 하는 듯, 벌써부터 뜨겁게 느껴진다. 나뭇잎이 여름에는 시원한 부채가 되어주면 어떨까?



나뭇잎을 찾으면 / 에이미시쿠로 글 그림 / 서남희 옮김 / 피카주니어



나뭇잎을 찾으면 / 에이미시쿠로 글 그림 / 서남희 옮김 / 피카주니어


밤에는 저렇게 멋진 모닥불이 된다. 나뭇잎에 다양한 생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어 이만한 즐거움이 없다. 돌멩이에도 생각지 못한 얼굴이 보이기도 하고 은행잎을 주워서 책 사이에 꽂아 두었던 나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가을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나뭇잎이 우스스 떨어질 때 그 사이에서 보물을 발견한 기분, 그런 상쾌한 바람이 다시 마음에 불었으면 좋겠다. 저렇게 멋지고 이쁜 색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그 선물을 받고 아무런 설렘도 없었다니, 마음이 퍼석해졌나 보다.


친구들과 다양한 놀이에 빠진 소녀를 보면서~

'그땐 그랬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즐거운 상상은 어디에서나 할 수 있음을 잊고 살았나 보다. 아이들의 즐거운 상상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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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6-11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을에 곱게 물든 단풍을 보면 자연의 선물로 느껴집니다. 꽃보다 더 아름답다고 느껴요.
저 나뭇잎 애드벌룬이 이끄는 대로, 바람이 부는 대로 훨훨 날아다니고 싶네요.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밌는 세계가 펼쳐치는 책 같습니다.^^
 
앨리스 앤솔로지 : 이상한 나라 이야기 앨리스 앤솔로지
배명은.김청귤.이서영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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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한국에서 수년간 사랑받아온 '앨리스 시리즈'를 재해석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앨리스 앤솔로지>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여러 번 읽을 정도로 좋아하는 책이다. 21세기 현대인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토끼의 '바쁘다, 바빠"를 시작으로 언제든지 배신 모드로 들어설 자신감이 있으며, 그저 소인은 토끼라고 말한다. 그런 토끼를 미워할 수 없다. 토끼도 살기 위해서 그런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현실은 더 요상한 나라인지도 몰라서 뜬금없이 이상한 나라를 방불케 하는 일들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다만 그런 생각은 떨쳐버리고 싶다. 소설 속 나라이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꿈속에서 종종 쫓기는 꿈을 꾼다. 학창 시절에 쫓기다 나락으로 휘리릭 떨어졌더라면 키가 좀 컸을까 싶었는데 죽자고 도망갔다. 뭣 때문에 그렇게 죽을힘을 다해 뛰었을까, 그러다 깨어보면 깜깜한 어둠 속이다. 꿈속에서 뛰어도 역시 뛰는 것은 힘이 든다. 짧지만 그냥 털어버리기에는 여운이 길었다.



첫 번째 작품은 배명은 작가의 <모자 장수와 나>

두 번째 작품은 김청귤 작가의 <앨리스 인 원더랜드>

세 번째 작품은 이서영 작가의 <꿈은 항상 배신을 하니>



자 장수와 나>에서는 기차를 타고 먼 길을 떠나는 16살 아리를 만날 수 있다. 아리는 이제 혈육이라고는 이모 하나뿐이다. 할머니는 일본놈 손에 단칼에 죽임을 당하고 이모의 부탁으로 자신을 데리러 온 김부용과 함께 펑텐으로 간다. 이모는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고 그곳으로 가면 위험하다고 한다. 일본 놈들이 독립군을 하나라도 더 잡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다. 할머니께서는 죽는 순간까지 두 손 모아 기도하셨다. 아마도 몹시 무서우셨을 것이다. 그리고 홀로 남겨질 아리가 마음에 아리셨을 것이다. 기차에서 자신의 보따리를 훔쳐 간 요괴 '갓귀'인 모자 장수를 따라가다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향한다. 나무에서 피가 나고 일본군에 쫓기다가 이제는 마적단에게 쫓긴다. 일본놈이나 마적단 놈이나 아리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살갗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추위 속에서 그보다 더한 놈들이 쫓아와서 죽이려 든다. 어떻게든 살아내려 아리는 안간힘을 쓴다. 여기서 헛되기 죽을 순 없다.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는 일을 겪어내고 아리는 눈을 뜬다. 앞으로의 일들이 험난하기만 하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 같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면 부정적인 거 말고 좀 더 옳은 걸 선택해!" 앞서 뛰는 장수가 말했다. (70쪽)



리스 인 원더랜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근접한 작품이면서도 생각지 못한 결말로 인해 새로웠다. 소녀는 자신이 영혼 상태로 떠돌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것은 아빠 때문이었다. 그러다 토끼를 만나고 알 수 없는 동굴 속으로 계속 떨어진다. 체셔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모자 장수를 만나서 여왕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고 있는데 왕과 여왕이 등장한다. 이제 목이 댕강댕강 잘리는 것인가. 앨리스에 나오는 여왕은 몹시 신경질적이고 사람을 마구 죽인다. 그때는 몰랐는데 사이코패스였던 것이다. 어느 나라든지 역사를 보면 왕은 하나인데 부인은 여럿을 둔다. 황제의 부인은 황후이긴 하지만 그 외 여럿 첩을 둔다. 그래놓고는 여자가 문제라고 말한다. 완전히 모순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왕은 몹시 늙어서 할아버지임에도 어린 여왕을 곁에 두고 있다. 그런데 여왕을 바꿀 거라고 하다니, 감히 어디서 그런 발상을. 바로 접으라고 말하고 싶었다. 어디서 왈왈 짓는 것이냐고 욕하고 싶다. 결말이 흐뭇했으므로, 행복은 스스로 쟁취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은 항상 배신을 하니> 열 살 남짓 먹은 소녀가 등장한다. 모든 것이 완벽해서 불완전하다고 할까? 뭔가 잘 맞춰진 이 세상이 소녀는 마뜩치 않았다. 아이의 모습이 낯설었다. 내가 나인데 뭐가 아니라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소녀는 곧 이런 생각조차 사라질 거라는 것을 알았다. 엄마가 아이를 데리러 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방은 아이가 꿈꾸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소녀스러운 방이였다.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데 분위기는 좋았고 tv 속에 드라마 역시 무난한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소녀의 가족과 닮아 있는 드라마, 드라마도 건전하고 나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학교에서의 생활도 뭔가 이상했다. 아이들은 같은 또래인데 자연스럽지 못했다. 소녀는 남자아이를 패고 깡패짓을 했으나, 아이들은 동요하지 않고 선생님 또한 차분했다. 말하자면 로봇인가 싶을 정도로 감정이 없었다. 다만 괜찮다고 꼭 안아주었는데 전혀 괜찮지 않았다. 소녀는 알 수 없지만 심사가 점점 꼬인다. 뭔가 상당히 잘못되었다. 누구나 꿈꾸는 세상이지만 이 세상은 소녀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앨리스는 자신이 누구인지 잃지 않고 이상한 사람들과 상황속에 놓여 있었지만 현실로 무사히 돌아온다. 우리도 현실이 쉽지 않지만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복잡하고 돌아보고 싶지 않은 문제에 맞닥뜨리기도 하지만 앉아서 울기만 할 수는 없다. 현실은 어쩌면 잔혹 동화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튼튼하고 꿋꿋한 소녀이니까, 부디 잘 벼텨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175쪽) 책에서 굳건하게 버티어 내기를 바라는 응원을 받았다. 누구나 자신만의 어린 앨리스가 깊은 터널에 빠져서 잔혹 동화 못지 않게 상처받거나 적에게 둘러싸여 있을지 모른다. 여왕처럼 자세를 바로 하고 적에게 말해야한다. "저놈의 목을 쳐라!" 해치우고 나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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