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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기술 빅뱅이 뒤바꿀 일의 표준과 기회
대니얼 서스킨드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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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위협이자 기회이고, 경쟁자이자 동반자이고, 적이자 친구가 된다고 말한다. -41p
일의 미래는 두 힘, 대체하는 해로운 힘과 보완하는 유익한 힘에 달렸다. -140p
업무잠식이 이어질수록 더 많은 업무가 기계의 몫이 되고 인간을 보완하는 유익한 힘은 약해진다. -1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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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현재 자동화에 따른 실업의 공포와, 유토피아에 대한 희망이 교차하는 시대에 살고있다. 누군가는 격렬하게, 누군가는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듯이 무심하게 받아들이는 실업 문제가 실제로 벌어진다면. 우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나는 괜찮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을까? 당장 나에게 벌어질 일이 아니더라도 마음 속 한곳에는 그러한 두려움과 호기심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한 두려움과 호기심을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가 잠재워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다소 장엄하게 느껴지는 제목에 “대선 후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이라고 말하는 뉴욕타임스의 문구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져 더 읽어보고 싶었고, 책을 다 읽은 후 지적 활동의 충족감과 함께 읽지 않았으면 평생을 두고 후회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는 기술과 일의 역사에서 부터 기술이 불러오는, 그리고 현재 다가오고 있는 위협. 거기에 대응할 방안까지 기술과 일에 관계 된 이야기를 폭 넓게 서술한다. 과거에는 기술 진보를 어떻게 받아 들였는지, 거기에서 우리가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는지, 우리가 기술의 어떤 부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부분을 경계해야 하는지, 기술 진보가 어떤 문제들을 불러 일으킬지, 그 문제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할지 읽다보면 저절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기술 진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양면성을 띈다. 저자는 “21세기에는 기술 진보가 한 가지 문제, 즉 파이를 모든 사람이 먹고살 만큼 크게 키우는 문제는 해결할 것이다. 하지만 그 대신 앞에서 봤듯이 불평등, 기술 대기업의 정치적인 힘, 삶의 목적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우리 앞에 던져 놓을 것이다. -16p” 라고 이야기하며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무엇인지 이야기 한다. 이제 우리에게 문제 되는 것은 빈곤이 아니다. 우리는 새로운, 더욱 까다로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 책에서 그 문제의 정답을 알 수는 없지만, 문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기술 진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안겨 주었지만, 동시에 우리에게서 수 많은 일자리를 빼앗을 위협이 있다. 그게 언제가 될 지, “앞으로 기계가 어떤 능력을 지닐지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하리라는 점은 틀림이 없다. -113p” 거기에 “사람들은 ‘이번은 다르다’고, 최신 기술 때문에 대량 해고가 정말로 코앞에 닥쳤다고 걱정하기를 되풀이했다. -30p”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이 문제를 회의적으로 생각하거나 ‘나의 일은 아니다’라고 느끼거나 더 심하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나 또한 그렇게 크게 와닿지는 않아서 관련 된 이야기를 흘려듣기만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아니 현재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더라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지 알게 되었다. 비록 우리가 대선후보는 아니지만 우리의 생명연장 활동에 관련된 일이니만큼 그 흐름과 기본적인 지식만큼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지적 활동의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고 적었는데, 그것과 별개로 정말로 재미있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제와 정치 이야기를 흥미를 끌어 어렵지 않고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에 거듭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을 읽은 후 얼마 지나지 않고 읽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은 플랫폼 기술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이라 함께 읽어도 좋을 듯 하다. 남녀노소 직업,나이 불문 우리 모두가 관심 가져야하는 주제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과 같은 분야의 도서를 별로 읽지 않아 얼마나 좋은 책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겠지만,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는 것에는 확신한다. “불평등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기술적 실업이 불러올 경제적 불균형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는 이런 경제 격차를 결정하고 제한할 힘이 있다. 우리가 그러기를 바라기만 한다면 말이다. -206p” 그러기를 바란다면. 그 이전에 정확하게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