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지난주 토요일 점심에 저희집에서 번개를 했습니다.
장소가 협소하여 많은 분을 초대하지는 못하고 평소에 알던 몇몇분을 초대하게 되었는데요..
식사는 당연히 감자탕으로다가..
문제는 제가 요즘 재진이 학원을 따라 다니다 보니 금요일 7시쯤 집에 온것입니다.
목요일 정육점에 가서 감자탕 뼈를 예약하려니 이미 주말까지 예약이 끝났답니다.
동네정육점에선 냉동이 아닌 냉장뼈를 팔아서 예약을 안하면 없거든요.
하루에 몇개 안들어 온다고 하더군요.
요즘이 감자탕 철인가 봅니다. 추운데 푸짐하게 먹기엔 좋죠?
그래서 평소에 가던 일층집 말고 지하로 가니 예약이 되더라구요.
"아저씨 제가 내일 밤에 오니까요. 집으로 7시에 도착하게 보내주세요. 아셨죠?"
하지만 기다려도 기다려도 배달은 안오고..전화번호는 없고..
할수없이 밤 8시에 옷 껴입고 슈퍼로 갔습니다.
아저씨는 슈퍼배달원에게 부탁을 했다는데 장바구니에 담겨서 그때까지 있더라구요.
뼈가 만원어치면 조금 무거운지라 다시 배달을 부탁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9시에 배달와서 핏물 뺀다고 찬물에 담가 두고 너무나 피곤해서 잠시 누워 있었습니다.
눈을 뜨니 밤12시가 넘었더군요.
감자탕 끓여두고 자야하는데...ㅠ.ㅠ
그때서야 끓이기 시작..우거지 다듬고 감자 깍고..
다 끓인후 꼬막까지 삶아서 뚜껑 따고 보니 새벽 4시쯤...
그때 누워서 일어나 보니 아침 11시.
온 가족이 일어나서 허탈해 있었습니다.
'오늘이 손님 초대 한날 맞아? 청소도 안했고..아이들도 고질꼬질해서 씻어야하는데..'
남편은 전날 시킨 술심부름을 음주로 인해 차를 안가지고 왔다더군요.
차 트렁크에 술상자가 있어서 일어나자 마자 회사로 보냈습니다.
술상자 실어오라고..덕분에 청소는 저 혼자 동동거리며..대충~~~
걸레질은 재진이에게 시키고..
압력밥솥에 쌀 넣고 나니 날개님이 오시더군요.
제가 멀리서 오시니 일찍 오라고 하곤..
손님이 오셨는데 챙겨 드리지도 못하고 욕실 청소를 했답니다.
아이들이 머리 감고 난리를 쳐 놔서요.
한숨 돌린후 자장밥을 하고, 김치를 챙기고..
1시에 오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오시네요.
코리언 타임 너무 했어요.
1시30분 넘어서 마태님이 오셨고 5분후에 깍두기님,조선인님,따우님이 함께 들어오셨습니다.
전부 같이 오기로 약속하셨나요??
상자째 술을 사두었는데 점심이라서인지 한잔씩만 하시더군요.
우리가 거의 먹고 나니 실론티님이 오셨습니다. 혼자만 드시라고 해서 미안했어요.
우리끼린 과일 놓고 수다로 진입..
마태님이 사오신 케잌 컷팅식을 하고..
날개님과 성재, 마태님은 먼저 가시고..
나머지 아줌마들은 (따우님은 아가씨..) 계속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간은 금새 흘러 아쉬움 속에서 후일을 기약하고 헤어졌습니다.
알라딘의 모든분들을 초대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멀리서 와주신 여러분들에게 고마워서 이렇게 페이퍼를 남깁니다.
알라딘번개엔 선물이 있다? 없다?
이번에도 모두들 이것 저것 싸가지고 오셔서 나누어 주시기에 바빴습니다.
날개님은 예쁜 인형을...은영이가 너무 좋아합니다.
다른분에겐 해리포터 액자등을 주셨다는...날개님의 독특한 선물 정말 다 갖고 싶었어요.
그리고 주신 만화는 제가 잘 읽고 다시 방생하도록 하겠습니다^^
깍두기님은 아이들마스크와 주머니를 사오셨는데..
아이들의 옷에 딱 맞는 색을 사오셔서 주위를 놀래키셨습니다. 이건 거의 신내림 수준이었다는..
그런데 그 마스크 어른용은 없수? 너무 이뻐요.
따우님은 저에겐 이벤트 당첨 왕비 머리끈을...
아이들의 공주핀을 만들어오셧습니다. 은영이가 자기도 만들고 싶다고 필 받았습니다^^
실론티님은 돼지 키워서 받으신 허브 비누를 두개만 두고 다 싸가지고 오셨습니다.
사실 우리집에 비누가 없었는데..ㅋㅋ 어찌 아시고..당장 상자 벗겨서 목욕탕으로 보냈습니다.
마태님은 케잌을 사오셨는데..다른분들이 선물을 돌리자 무척 당황스러워 하셨다는..
마태님 케잌으로 충분해요.
조선인님은 아무 선물도 못 가져 왔다고 너무나 미안해 했습니다.
자기가 온 것이 최고의 선물이야!!!
그리고 날개님이 말하셨잖아? 조선인님이 옆에 있으면 웬지 환해진다고..^^
백호가 잘 크고 있답니다. 우리가 음주와 커피를 즐길때 너무나 괴로워해서 미안했어요.
이렇게 얼렁뚱땅 감자탕 번개를 했답니다~~~~~~~~~
추신: 그날 저녁 아이들 재우고 남편과 밤12시에 '왕의 남자'를 봤습니다.
10시전에 예약을 했지만 앞에서 5번째 자리였어요.
롯데시네마 1관이면 큰극장인데 꽉 차더군요..
영화는 볼만한데...
문제는 제가 예고편을 봐서리..예고편에서 너무 많은 걸 보여주는거..나빠요.ㅠ.ㅠ
배우들이 연기는 잘 하더군요. 황산벌 감독이라니 역시...
45억짜리가 400억짜리를 이길만 하더군요.
태풍은 태풍으로 시작해서 약풍으로 끝난다고..태풍을 안봐서 비교는 안되지만
입소문으로 왕의 남자 벌써 대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