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이가 코와 눈사이에 멍이 들었다. 2mm정도는 피가 맺혔고.. 약 발라주고 재우긴 햇지만 정말 일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재진이가 식탁위의 컵을 깬것. 그런데 아이들이 컵 깨진쪽에 서있었다.
은영이가 겁에 질려 울기 시작하고 안전한쪽으로 오라고 했지만 계속 울기만 했다. 그전부터 아이들이 싸우고 시끄럽게 해서 내가 심리적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던듯..은영이를 안고 식탁옆으로 오다가 중심을 잃어버린것..하필이면 식탁위자에 은영이 얼굴이 살짝 찍힌거다. 재진이는 그덕에 나에게 열배는 더 혼나고..컵 깬것에 너때문에 은영이가 다친것에..더해서 어제부터 남편하고 기분 나쁜것에..오늘 하루 종일 엄마가 힘든데 더 힘들게 했던것에..덤탱이를 씌워버렸다.
어른들이 앞니 빠질때가 제일 말을 안듣는다고 하던데..정말인가 보다. 재진이 앞니 뺀지 이주일 지났는데..지겹게 말 안듣는다. 아니 나만 힘들게 느껴지는거다. 남편은 주말에만 아이들과 노니 잠깐 혼내면 끝..나야 24시간 붙어있으니 하루하루가 정말...휴~~~그나마 순하던 우리 아들이 이렇게 힘드니 다른집은 어떨까..생각하기도 싫다..
이은주 자살 소식이후에 매직데이에 걸린 나는 몸도 마음도 괜히 더 처지고 우울하고..나 혼자 힘들어 했다. 그런데 목요일밤에 남편이 서운하게 해서.. 괜히 눈물이 질끔 나길래 아무말도 안하고 방에 들어가서 자버렸다. 남편은 저녁을 부실하게 먹었는지 새벽1시에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침묵시위를 한적이 별로 없어서인지 남편도 내눈치가 보이나 보다. 금요일밤에 전화가 왔다. 어제 기분이 안좋았냐는둥 이야기 시작하는데 재진이가 컵을 깨고 두 아이가 소리를 지르고 엄마가 가서 또 소리 지르면서 아이 혼내고 그와중에 은영이 다치고..그모든것이 거실의 전화기를 통해서 남편에게 생중계 된것..
퇴근하고 집에 와서 살살 나를 달랜다..괜히 막힌게 뚫린듯하다..다친 은영이에겐 미안하지만 그덕에 내가 정신을 차렸다. 남편도 요즘 회사에서 힘들었다고..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한다. 그리고는 오늘과 내일 계룡산으로 대학서클 모임에 참가한단다..재진이 데리고 가라고..나도 주말에 쉬고 싶다고하니 난색을 표한다. 저번에 데리고 가보니 술마시기도 안편했다나..다음 주말에 나에게 휴가를 줄테니 제발 봐달란다. 휴가를 주어도 내가 누구랑 놀겠나..친구하고 일박이일로 찜질방 가서 수다나 떨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