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질문' 들이 따라 왔다.

"아무리 강한 고통이라 해도 일상이 되어버리면 무뎌지기 마련이고 어느 순간 통증을 인지하지 못한 채 현실을 살아가게 된다.내겐 장애가 그러했다. 시작의 부재를 잊고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현실을 자각하고 영원히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음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만다. 비단 내가 망각하고 사는 것이 장애만은 아니리라"/47쪽

"세상은 상냥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다시 사람에게 기대하고 마는 나약한 내 마음을 자책했다.또 약자는 당연히 가족들이 부양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회적 시선이 뼈아팠다.가족이 없는 약자는 그럼 누가 부양해야 하는가?"/88~89쪽

오솔길에 앉아 습득한 감각을 되돌아보았다.내가 만지고 듣고 느꼈던 공간을 머릿속으로 형상화했다.서서히 내 앞에 그림 한 점이 완성되었다.그제야 이들이 왜 전시회에 대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는지 알았다.시력을 잃고서 아쉬운 점 중 하나가 그림이나 사진을 비장애인의 해설으로만 감상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나는 타인의 시각을 빌려 세상을 본다.그들의 해설만이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전부다.한정된 정보는 자칫 고정관념을 심어준다.그러나 이곳에서는 오롯이 내 감각만으로 작품을 감상했다/14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칠리아 미신적 정서를 가져온 이야기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로 이해되었다. 바타가 늑대인간이란 믿는 바타 보다, 그 사실을 모르고 결혼했다고 믿는(?) 시도라와 그녀의 어머니가 더 무섭게 느껴진 그 마음이 이해되서 그랬던 것 같다. 현실의 이야기로 가져와 보면,무엇이 문제인가를 알면서도,나의 이익을 위해 그 순간을 넘기려는 이들의 마음...사로가 두 여인에게서 본 건..그런게 아니었을까... 읽는 독자의 오독일수도 있다.사로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언급되지는 않았으니까..무튼,늑대인간처럼 보이는 사람보다 늑대인간처럼 보이지 않는 사람이 더 무섭게 느껴진 이유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거기까지다,라고 말할수 밖에.

"아직 아무 일도 없어"
사로가 두 여인에게 말했다.
시도라는 아무렇지 않은 듯 활기 넘치는 손짓으로 대답했고,활짝 웃으며 그에게 유혹의 눈길을 던졌다.사로는 뻔뻔스러운 시도라의 그 눈길에서 달을 기다리며 힘주어 서 있는 그 사내에게서보다 더 강한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다/6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 곧 사랑이 이뤄지게 될까..

아니면 영원히 평행선으로 남을수도..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해석은 자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내 생각에,기억에는 다른 종류의 진정성이 있고, 이것이 열등한 것은 아니다.기억은 기억하는 사람의 요구에 따라 정리되고 걸러진다.우리가 기억이 우선순위를 정하는 알고리즘에 접근할 수 있을까? 아마 못 할 것이다. 하지만 내 짐작으로는 기억은 무엇이 되었든 그 기억을 갖고 사는 사람이 계속 살아가도록 돕는 데 가장 유용한 것을 우선시하는 듯하다. 따라서 행복한 축에 속하는 기억이 먼저 표면에 떠오르게 하는 것은 자기 이익을 따르는 작용일 것이다(...)"/39쪽









지인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한참 했더랬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이 서로 다르다. 그곳을 갔다는 건 '사실'인데 언제 어떻게 어떤 순서로 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의 차이.. 반스 소설에서처럼 이익을 우선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온도차가 발생하고 말았다. 훗날 강화도카페에서 나눈 이야기도 우리는 서로 다르게 기억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피식 웃음이 났다. 그래서 기억해 두고 싶은 건, 그날의 커피가 무척 맛있었다는 사실. 기분 탓이 아니라,진짜 맛있었다는 디카페인조차 맛있었다는 기억..그래서 드립백을 챙겨 왔다는 걸 저장해두고 싶어졌다.^^


그래서 읽고 싶어진 책 한 권 더 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계속 나올 줄 알았던 '아는 여행' 시리즈는 2편에서 멈췄다. 이 책이 고마웠던 건 그동안 내가 크게 관심 두지 않았던 제천과 충주에 대한 매력을 알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소개된 곳들이 모두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다. 책 덕분에 스스로 알게 된 제천과 충주를 지금까지 매력적인 도시로 찾아 다니고 있다는 것이 최고의 수확인 거다.덕분에 관심이 이제는 충북으로로 넓어졌다. 지금은, 청주다. 아는여행시리즈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기도 하다. 물론 결이 조금 다른 듯 닮은 책을 발견하긴 했다.(그런데 살짝 아쉽다)







지난번 후마니타스에서 반나절의 휴식을 보낸 것이 아쉬워  다시 청주를 찾았다. 계획은 지난번과 동일할 뻔 했는데(금천찍고 청주) 옥천에도 유명한 빵집이 있다고 해서,이번에는 옥천으로 정했는데, 솔직한 마음은, 금천보다 옥천이었다.빵맛도 좋았지만 그 고즈넉함을..설명할 길이 없다.빵집으로 가는 길, 산림욕장도 발견(?)했다. 다음에 다시 갈 핑계를 이렇게 만들었다.하루종일 옥천에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청주의 육거리 밥집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다음 순서는 옥천관련 책 찾아보기 내용은 모르겠는데 '옥천' 들어간 제목을 보는 순간 궁금해졌다. 

 









아침일찍 찾아 나서려 했던 청주는 3시무렵 도착했고, 이것이 신의 한수가 되어..산성을 걸었다.(덥지 않은 시간...)상당선성.(청주의 옛이름이었다)  봄바람(초록바람)소리를 원없이 들었다. 청주 시내를 보며 놀라고, 치열한 전투를 잊게 하는 산성길이 이뻐 걷는 내내 좋았다. 1시간 남짓 걸어 내려온 길에서..이제는 제대로 된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아 육거리 시장에서 유명한 밥집을 찾아 나섰다. 최근 먹은 밥가운데 단연 엄지척.. 반찬과 밤, 메인이  찌개까지,멋졌다. 남은 찌개를 포장해왔다. 라면사리를 먹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아는여행 청주편을  누군가 쓰게 된다면, 온전히 청주로만 하루 일정을 잡기 보다,옥천에서 빵을 먹고, 말티재에서 잠시 속리산 자연을 느낀 후,청주에 들러 산성을 걷고, 육거리시장에서 맛있는 저녁먹는 걸 일정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었다.(동선은 조금 비효율적일지 모르지만^^) 오로지 청주에서의 하루도 멋지겠지만,옥천에서 빵을 먹고, 보은 말티재에서 잠깐의 휴식.. 그리고 청주에서 다시 신나게 산책을 하고,멋진 저녁을!! 그러니까 후마니타스에서 책을 읽는 것과, 산성걷기, 미술관 둘러보기는 애당초 하루 코스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청주 한달 살기 라면,가능할까? 그런데 나는 하루 일정으로 청주를 자주 찾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