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름없는 바다.지중해든 일본해든 눈앞의 스루가만이든,바다라는 이름밖에 붙일 수 없는 것으로 겨우 총괄되면서도 결코 그 이름에 따르지 않는 이 무명의 풍요롭고 절대적인 무정부주의(Anarchy)"/10쪽










바다에 대한 묘사에 밑줄이 자연스럽게... 생각해보면, 나는 바다에서 남과북의 경계를 생각했더랬다. 비무장지대..와 같은 공간을 구분하기가 더 모호하지 않나...고성에서 바라본 바다를 보면서도 내내 했던..그러니까, 미시카유키오의 표현을 마냥 시적으로만 느낄수 없었다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는 길에는 바다에 마음을 빼앗겨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제방 아래 메꽃 한송이의 촌스러운 분홍색이 눈에 띄었다.

(...)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영원, 즉 바다와 결국 인간도 가장 더럽고 가장 추한 모습으로 죽음에 직면할수밖에 없는 것처럼"/15쪽











이야기의 '흐름'과 상관없이 바다에 대한 묘사에 자꾸만 멈추게 된다. 혼다는 이제 노년이 되었고,여행을 다닌다고 말하는 순간... 오래전 읽다 만 책이 어렴풋 생각날듯 말듯..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같기도 하고..그보다는 바다에 대한 묘사가 뭔가 훅 들어온 소설이었는데, 완독하지 못한 탓에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다 또 읽고 싶었던 아일랜드 작가 이름이 맴돌아...그 책이라도 읽어 봐야 겠다 생각했다. 









두 책 덕분에 <빌러버드>가 나의 책장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서기행' 제목 답게, 읽은 책보다 읽지 않은 책이 압도적이다. 해서 주제별로 한 명씩 작가를 만나고 있다.1부(아시아인들은 못 읽는 책)와 2부(독자를 불편하게 할 것)에 소개된 책들은 한 권도 읽어 보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3부 '생각의 도살자들' 편에는 밀란쿤데라,보후밀 흐라발,레이 브래드버리의 책을 읽었다.










<민들레와인>을 재미나게 읽고 나서 <화성연대기>를 읽었다. 해서 나는 <화씨 451>도 읽은 줄 알았는데..아직이었다. 생각해보니 화씨 451..뜻도 모르고 있었다.









"화씨 451도(섭씨,232.7도)는 종이책이 불타기 시작하는 온도를 뜻합니다"/185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느낌이 바로 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 금서로 정하고 싶었을 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 기분....

<화씨451>를 직접 읽어봐야 겠지만...'정치적 올바름' 이란 글자가 눈에 유독 들어왔다. 그리고 소개된 그의 독설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브래드버리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습니다. 그는 독설에 가까운 문장으로 반복합니다. "세상에는 불붙은 성냥개비들을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넘쳐난다"260쪽 (....)사고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크고 작은 규제를 방화에 가까운 행위라고 그는 비판합니다(...)"/191쪽









<화성연대기>를 읽다가 포기 한 적이 있었다. <민들레 와인>을 읽고 나서 다시 읽은 <화성연대기>는 재미났다.당연히 <화씨451>도 화성연대기..와 연장선에 있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정치에도 관심없고, 뉴스보는 건 더 관심없다는 이들을 만날때마다, 생각하는 걸 멀리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수 없었는데...어느 의미로 보면 방화범들에게..이미 잠식당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월에 읽겠다고 약속(?)했던 카프카의 <성>을 읽지 못했다. 읽겠다고 약속하고 읽지 못하는 책들로 리스트도 만들수 있지 않을까 싶어 웃음이 났고,6월에는 진짜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 때문인것 같다. <성>보다 <소송>을 먼저 읽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소송>의 세세한 줄거리는 기억나지 않는다. 너무 당연하다.2012년에 읽었으니까.. 읽다 포기하기를 여러 번 했었는데, 카뮈의 <전락>을 읽으면서 '소송'을 재미나게 읽었다는 나의 기록.십년에 한 번 다시 읽기는 해야지 했는데,그 사이 <변신>만 무한 반복해서 읽었던 터라..소송이 남발되는 요즘 세상을 보고 있으려니 차분(?)하게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카프카는 친구들 앞에서 이 '체포' 장을 읽어준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때 모두가 하나같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고 한다.다들 심하게 웃어대는 바람에 카프카는 낭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였다.그런 상황이 카프카로 하여금 이 원고를 불태워버릴 결심을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51쪽










어느 출판사로 읽어야 할 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울프의 세련된 글솜씨에 비로소 공감할 수 있었다"/86쪽


<올랜도>를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기분이었다.영화는 힘들었던 기억, 책으로는 아주 재미나게 읽혀져서 놀랐다. 세세한 줄거리까지 기억할 수 없지만, <올랜도>를 재미나게 읽었다는 기억만큼은 선명하다. 덕분에 울프의 다른 책들을 읽을수 있게 되었으니까.










너무 잘 읽혀서 놀랐다.어쩌면 소설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과 다른 지점에서 보물찾기 하는 기분을 종종 느낀탓일 수도 있겠다.서른이 되는 순간,남성이었던 올랜도가 여성으로 바뀐다는 설정만 놓고 보면  이해될 수 없는 이야기일텐데..묘하게 빨려들어간다. 환타지 속에서 정말 하고 싶었던 여성에 관한 문제를 풀어 놓고자 함이 보인 탓일게다.작가의 의도인지 아닌지 알수 없으나,독자에겐 올랜도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뀐 순간,당시 여성이 받아야 했던 부당함들이 보였다.심지어 여성을 위해(?)서 하는 듯한 것들에서 조차 실은 불편한 것 투성이...였다.결국 이런 물음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심오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사랑에 관한 질문은,이제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뭔가 존재론적인 질문이라고 해야 할까? 쉬운 듯 어려운 질문인 진정한 자아에 대한 물음.그리고 인생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물음들.. 그러나 3백년을 가까이 살아(?)온 올랜도는 여전히 행복을 찾고 있었고,진정한 자아를 찾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지를 토로한다.

 소설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읽었다. 올랜도의 결말이 궁금했지만,꾹(?)참아가며 페이지를 넘겼다. 다 읽고 나서야,친구 비타 색크빌 웨스트의 삶에 기반을 둔 소설이였음을 알았다. 그러나 그녀에 대해 알지 못해도,소설을 전지적 독자만의 시점으로 읽어내는 재미가 있었다.후반부는,울프에 대해 아주 깊은 이해도가 있어야 몰입할 수 있겠지만,소설의 2/3 정도는 남성과 여성에 관한 문제,사랑에 관한 문제,창작의 고통,문학에 대한 풍자를 찾아 읽는 재미가 있었다. 2020년 읽었음에도 <올랜도>는 퍽 강렬했던 것이 분명하다. 다른 이야기보다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열린책들에서 나온 <올랜도>를 읽을 때도 솔출판사의 표지가 유혹했더랬다.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때는 솔출판사 버전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2025년에도 <올랜도>는 여전히 진행중인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