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놀랍다고 생각한 건 맥베스 보다 맥베스 부인이 더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맥베스 부인에 버금가는 또 한 명의 부인을 만났다. 공식(?)적으로 누구를 죽이진 않았지만.. 남편을 지배하고,스스로 괴물이 된 수르디 부인...!!


남편이 거의 붓질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녀는 자기가 죄다 그린 작품의 진정한 창조자를 남편으로 간주했다.사실 그림의 기질을 바꿈으로써 남편을 몰아내고 그림을 지배한 사람,다시 말해 공동 작품을 실질적으로 점유한 사람은 그녀였다.하지만 그녀는 그를 자신에게 병합함으로써 즉 그의 남성성을 차지함으로써 그를 대체했음에도 여전히 최초의 감정에 종속되었고,그 결과는 괴물의 탄생이었다/222~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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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졸라와 세잔의 관계를 조금 알고 있다보니, 소설 속 언급된 화가가 왠지 세잔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새삼 <작품>이란 소설도 읽어 보고 싶어진 마음. 무튼 소설에서 언급된 제목의 그림이 혹 세잔이 그린 작품에도 있을까 검색해 보게 되었다. 모두 처음 보는 그림이라 놀랐고,'산책'이란 작품은 몹시도 당혹스러웠다.



"살롱전에서 <산책>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6주일 동안 관중은 그 작품 앞으로 몰려들었다.파리에서 이따금 그런 일이 벌어지듯 페르디낭은 하루아침에 유명인이 되었다. 작품에 대한 의견이 갈렸지만 그런 토론이 오히려 그의 성공을 배가했다./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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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말과 달리 우리의 단점,찡그린 표정을 남기지 않는다. 침묵은 순수하고 진정한 정취이다."/108쪽 '독서에 관하여' 무엇보다 침묵이 순수(?)한가에 대해 나도 모르게 의문이 생겼다. 침묵 하는 순간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때가 있어서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다. 무튼 이런 의문으로 머릿속을 맴돌게 한 이유는... <에밀 졸라>의 단편집에서 여러 '침묵'의 형태를 만나기 위한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미쿨랭 영감도,동굴안의 남녀에게도 침묵은 단점을 감추기 위한 행동이었으므로, 순수하고는 거리가 있다.^^

미쿨랭 영감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동물적 감각으로 고집스럽게 침묵을 유지했다"/‘나이스 미쿨랭‘ 77쪽

(..)흔히 나란히 누운 남편과 아내는 불이 꺼지면 똑같은 두려움에 떨게 된다.그러나 남편도 아내도 입을 열지 않는데,사람들이 몇몇 음란한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지 않듯 죽음에 대해서는 침묵하기 때문이다/‘올리비에 베카유의 죽음‘,102쪽

동굴 안에서 엑토르는 에스텔 옆에 앉았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았지만 그녀는 그 손을 빼지 않았다.그녀는 먼 곳을 바라보았다.노을이 지고 있었다. 어두운 기운이 조금씩 석양을 희미하게 만들었다(...)/‘샤브르 씨의 조개‘,181쪽

처음에 그녀는 용서를 암시하는 최소한의 언행도 삼가면서 비난을 뜻하는 침묵과 냉정을 유지했다/‘수르디 부인‘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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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대문에 걸린 시를 음미하며..모두가 봄바람의 변덕을 말할 때 누군가는 봄빛의 따스함을 들려주는 구나 싶어 반가웠다.


그러나 초봄의 날씨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닮아 있는 모양이다.^^










"(..)초봄 날씨만큼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올리비에 베카유의 죽음'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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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에밀 졸라의 책을 읽는다. <패주>를 선물로 받아 놓고도 아직이지만, 빛소굴 출판사의 책들은 따근따근한 신간으로 만나고 싶어진다.게다가 에밀 졸라의 단편집이란 것도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왔다. 조금 투박한 제목이라 생각했다.표지를 장식한 이미지는 지나치게 올드한 것도 같고, 동시에 현대적인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오랜 만에 에밀 졸라를 만난다는 설레임이 이런저런 기분이 들게 한 것 같다.그런데 어쩌면 책을 펼치고 만나게 될 전혀 다른 기분과 마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렇게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정말 방앗간이 공격(?)을 받았다. 거기 놓여 있는 방앗간도, 그곳에 인생을 쏟았던 메를리에 영감도, 앞으로 행복한 삶을 꿈꿨던 프랑수아즈의 인생도 전쟁 앞에 처참히 짓밟혔다.여전히 지구 곳곳에서 전쟁이 멈추질 않고 있다.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아니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알 수 있는 싸움도 있긴 하다. 그래서 더 참담하고 답답해서 뉴스 보는 것 조차 힘들기도 하다. '방앗간 공격'은 아주 짧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전쟁에 대한 메세지가 분명하게 담겨 있었다.


"헛간 아래에서 프랑수아즈는 도미니크의 시체 옆에 앉아 꼼짝하지 않았다.메를리에 영감은 조금 전에 유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프로이센 병사들이 전멸하고 방앗간이 불타고 있을 때 프랑스 대위가 맨 먼저 마당으로 들어왔다.전쟁에 뛰어든 이후 그가 거둔 유일한 승전이었다.(...) 연기가 자욱한 방앗간의 페허 속에서 남편의 시체와 아버지의 시체 사이에서 얼이 빠진 프랑수아즈를 보았을 때 대위는 칼을 들고 정중하게 경례하며 이렇게 소리쳤다. "승리! 승리!" "/51쪽 올해는 <패주>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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